2015. 8. 4. 12:32

D+17,18 길고 길었던 돌아가는 길

앙커 아파트먼트에서 체크 아웃을 하고 30번 버스를 타고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중앙버스 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내렸는데 정확한 터미널을 찾지 못해 한참 헤맸다 쇼핑몰은 따라 한참 걸어가야 터미널이 나오는데 밖에서는 알 수가 없고 터미널 자체도 확 뚫린 공간이 아니라 답답했다.

출발 시간이 2분 남아잇는 공항 버스를 급하게 타고 나니 안심이 좀 되었다.

이 쪽은 신시가지인 듯, 다양한 디자인의 빌딩이 밀집되어 있다.

버스는 바로 시내를 벗어났다.

스칸디나비아의 푸른 하늘과 잘 정돈된 초록색 대지, 그리울 것 같다.

노르웨지안 항공은 셀프 체크인, 셀프 백 드롭이라 짐에 붙이는 바코드를 처음으로 직접 붙여봤다. 생각보다 잘 맞춰 붙이기가 쉽지 않았다.

공항 직원들의 업무 공간인 것 같은데 참 현대적이고 세련되었다.

언제나처럼 윤과 라떼 한 잔, 시나몬 번 한 개를 사이좋게 나눠 먹고 '우리 다음에는 어디서 언제 만나지?'하고 헤어졌다.(정확히 일 년 후 스위스에서 만났다.)

 

면세점의 초콜렛이 의외로 싸서 몇 개 사고 청어(Herring)절임도 샀다. 가격이 싸서 보니 원산지가 폴란드(?잘 기억이 안 남, 체코?)였다.

면세점을 지나 게이트 앞에서 여권 검사를 하고 들어가서 정시에 출발하려 하였는데 아이 네 명을 데리고 온 부부가 늦게 들어와서 좀 늦었다. .

첫번째 받은 식사, 내 옆자리가 비어서 기분 좋게 날아갈 수 있었다.


한참 자다가 깨니 환자가 발생해 캘커타에 잠시 착륙한다고 한다. 시계를 보니 노르웨이 시간 12시, 출발한 지 거의 아홉시간이 지나 있었다.

환자만 내려놓고 금방 출발할 것이라는 기장의 안내방송이 있은 이후 캘커타 공항 측과 상의하고 있다는 방송. 이후 공항 이용료를 내라고 해서 노르웨이측 본사와 협상 중이라고 하고, 또 Duty 시간이 지나서 공항에 내려야 하고 호텔을 잡아주겠다고 하더니(이런 식으로 인도땅을 밟아보나?)또 비자를 받을 수 없어서 안 된다고 한다.

그 와중에 누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워서 기장은 다시 그런 일이 있으면 내려버리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노르웨이 대사관이 개입했다고 하고,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는데 저가 항공 특성상 물 한 잔도 가져다 주지 않는다.

6시간이 지나서야 허가가 났다고 하고 또 무슨 사인을 받아야 한다고 30여분 지체, 7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허가가 났다는 방송 직후 딱딱한 빵 한 개와 물 한 잔씩 주었다.

비행기 안에 갇혀 있었다는 것은 얘기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정말 못할 일이었다. 캘커타 공항은 도대체 왜 그랬던 것일까? 아직 안 가 본 인도지만 가기도 전에 정 떨어져 버렸다.


8시간 연착되어 방콕 공항에 오후 두 시에 도착하였다. 11시에 에어 아시아 우돈타니 행을 끊어두었는데 표는 저멀리 날아가버렸다. 수완나폼-돈무앙-우돈타니-비엔티안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을 가기에는 너무 지쳐버려서 방콕-비엔티안 직항을 180여불 주고 샀다. 아, 이거 어떻게 보상 같은 거 안 되나? 개인이 알아서 해야하는 것일까? 비행기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모두 안도했다는 표정이었고 어디 항의하려는 움직임 같은 건 없었다. 하긴 항공사 자체의 잘못은 아니었으니

마음을 비우고 라운지에 가서 샤워하고 샌드위치 뿐이지만 공짜 음식도 먹으니 이제 내가 원래 속해 있는 곳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빨리 비엔티안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