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3. 19:33

6월출장일기(1)쌈느아에서 보낸 주말

조용한 도시 쌈느아에서 보낸 주말.

쌈느아에는 여행자가 별로 없어 여행자를 위한 식당도 없다. 유일하게 영어 메뉴가 존재하고 영어는 못하지만 친절한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Danaomuangxam 식당, 아침 식사는 바게뜨와 크림치즈, 딸기쨈.

바게뜨를 주문한 적이 또 한 번 있었는데 빵에 곰팡이가 살짝 피어있었다. 그 부분만 잘라내고 먹었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를 시키는 게 낫겠다.

다리 건너 시장 구경을 갔다.

개울가에 위치한 두 개의 시장. 멀리 보이는 것이 새로 만든 시장이고 가까이 보이는 것이 푸드 마켓이다.

화려한 문양의 옷감을 파는 가게. 이 천을 사다가 몸에 맞게 씬을 만들어 입는다. 아래에만 수놓아진 실크는 600,000kip(9만원)정도이고 수 놓은 부분이 많아질수록 비싸져 몇 백만 킵까지 나간다. 쌈느아의 실크는 워낙 유명해 다른 지역의 여자들이 오게 되면 꼭 사가는 특산품이다.

몽족 전통 의상을 파는 가게.

푸드 마켓. 채소, 과일부터 각종 양념, 갖가지 고기, 야생동물 등 없는 게 없다.

망고 몇 개를 사가지고 돌아왔다.

쌈느아의 숙소는 강가에 몰려있는데 이번에는 뒷골목에 위치한 곳에 묵었다.

파숙 게스트 하우스, 주인 아줌마가 베트남에서 7년간 공부한 의사다. 아저씨는 선생님.

깨끗하고 조용하고 커피 믹스와 바나나가 공짜여서 좋은데 수건이 나일론이라 에러.

오늘의 득템, 못생긴 망고, 찹쌀 도나스, 케익 가게에서 산 평범한 빵.

찹쌀 도너스는 쫄깃하고 안이 텅 비어서 녹두(?)같은 고물이 들어있다. 하나에 1000kip(150원)으로 딱 두 개 사왔는데 너무 아쉬웠다. 내일은 많이 사와야지.

못생긴 망고도 한 개 1000kip. 잘생긴 망고보다 향기롭고 너무 달지도 않은 게 두 배는 더 맛있는 것 같다.

좁은 방에서 뒹굴뒹굴, 태국, 베트남, 라오 방송을 돌려가며 보다 결국 테니스 중계에 정착. SAMSING TV는 어느 나라에서 만든 것일까?

외장하드에 담아온 오래된 미드"몽크"를 몇 편 보았더니 삐뚤어진 것마다 똑바로 해 놓고 싶어졌다. 책은'Quiet'밖에 안 가져왔는데 처음에는 수긍되는 부분이 많았으나 뒷쪽으로 갈수록 지루해졌고...

저녁은 돼지고기 덮밥. 음료수는 말레이시아에서 만든 탄산음료, 데미소다 같은 약한 탄산의 맛. 이거 냉장고에서 꺼내다 다른 음료수병 떨어뜨려 깨졌다. 그것까지 계산하려 하자 아주머니가 극구 사양하며 돈을 돌려준다.

낮에 햇볕은 강하나 바람은 시원하여서 아침 저녁 걸어다니기는 좋았다. 쌈느아의 상징인 기념 조형물, Suan Keo Lak Meung 기념탐. 쌈느아의 민속 노래에 나오는 '부서지지 않는 보석' 을 상징한다고.

일요일도 똑같은 시장보기, 찹쌀 도나스를 다섯 개 샀더니 하나를 덤으로 주었다. 쏘세지 튀김빵도 두 개 샀다.

개울가의 벤치에 앉아 간식을 즐기는 중. 더운 비엔티안에 비하면 날씨가 너무 시원하고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쏘세지 빵 두 개 먹고 찹쌀 도나스 두 개 먹었더니 아주 느끼해져 버렸지만.

 

 

월요일인가? 전기가 나가서 베란다에 앉아서 라오말 스피치 연습중. 앞에 보이는 건물은 Cultural Hall.

오늘도 똑같은 식당에서 닭고기 볶음밥 까오 팟 까이를 시켰더니 계란 볶음밥이 나왔다. 라오말로는 닭고기도 까이, 계란도 까이, '멀다'라는 단어도 까이, '가깝다'란 단어도 까이이기 때문.

바깥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듯한 쌈느아, 조용하고 사람들이 무척 친절한 곳, 비엔티안 말고 다른 곳에 살아야 한다면 여기 일 년쯤 살아보고 싶은데 너무 심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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