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9. 21:24

<에티오피아>아디스아바바를 떠나며

캐리어를 커피로 가득 채웠으니 이제 아디스아바바를 떠나야 할 때이다.

마지막으로 저녁 노을을 좀 감상한다.

노을이 좀 더 오래 머무는 것 같은 건 희박한 공기 때문일까?

그리고 과일 쥬스를 먹으러 갔다.

과일 가게 안에 놓인 소박한 테이블.

추천해 준대로 구아바, 아보카도, 망고가 섞인 쥬스를 시켰다. 500cc잔에 과일층이 보이게 가득 담겨 있었는데 진짜 맛있다. 꼭 홍시로 만든 셰이크 같은 질감과 맛이다. 6개월이 지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입 안에 침이 고인다. 단돈 10비르(700원). 갑자기 이걸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북적북적한 밤거리를 걸어서 돌아오다 발견한 마네킹. 목에 줄을 매어 고정시켜 놓으니 약간 섬뜩하다.

이제 진짜 아디스아바바를 떠날 시간.

언제나처럼 짐 검사를 심하게 받았다. 흡연자는 라이터를 뺐겼다.

9번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는데 어떤 동양인이 아는 척을 한다. 한 달 전 나이지리아에서 만났던 대사관 직원 분이다. '어떻게 여기...?' 탄자니아 휴가 가는데 환승하는 길이란다.  넓고 넓은 아프리카가 이렇게 좁을 수도 있구나.

우리가 타고 갈 에티오피아 항공 비행기.

귀엽다고 해야 할지...

우리 일행 6명 중 4명이 SBT라고 찍힌 티켓을 받았는데 stand by ticket이라고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거란다. 그런데 막상 비행기 타고 보니 아무데나 앉으라고 했다. '입석'티켓이었던 거야? 나중에 들어온 사람은 이코노미에 자리가 없자 비즈니스 석으로 보내준다. 스튜어디스에게 항의해서 비즈니스석으로 갈 수 있었는데 다른 건 없고 앞쪽 자리에 옆자리를 비워주었다고.

기내식, 쌀밥, 치즈, 바닐라 무스. 치즈와 빵만 먹었다.

세 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이 곳은 어디일까요?

에티오피아를 떠났지만 아프리카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