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3. 11:31

첫째날-4 용산사와 스린 야시장에 가다

여전히 하늘은 구름으로 덮여 있고 비는 추적추적 내린다.
타이뻬이 역 앞 백화점의 조명 장식, 은빛 가지에 달린 빨간 등, 역시 중국 하면 붉은 색이다.

MRT 를 타고 용산사(龍山寺룽산쓰)에서 내렸다. 지하철 역 안에서부터 향냄새가 진동을 한다.
어디 가나 빠지지 않는 노점상들.
입구의 거대한 문.
많이 익숙한 얼굴인데, 관우인가?
타이뻬이 시내에서 가장 오래된 절인 용산사에 도착했다.
 연초라 그런지 화려한 꽃장식에 수많은 등불, 많은 사람들이 뭔가를 기원하고 있다.
아름다웠던 노란 등.
향은 공짜로 나눠주며 이렇게 불을 붙여 향로에 꽂는다.
그래서 온통 향냄새.
나도 작은 소원 하나를 빌었다. 어디 가나 종교에 상관없이 그들의 문화에 동참하고 싶기 때문.
자, 이제 스린 야시장에 가서 맛있는 걸 먹어보자.
노점상에서 재밌는 것 발견.
촛불에 의해 귓 속의 공기가 따뜻해지면 압력이 낮아져 귀지가 배출될 것이다. 그런데 굳이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스린 야시장에 가려면 MRT 젠탄역에 내려야 한다. 스린(士林)역 바로 전 역.
우와, 사람 정말 많다. 지붕이 덮인 먹자골목 같은 곳인데 통로를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타이완 사람들 정말 몰려 다니며 먹고 노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온갖 종류의 음식이 다 있는데 그나마 사람이 없고 조용한 곳을 찾아 앉았다. 온통 가족들이니 주말 저녁 홈플러스 푸드 코트에 혼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이다.
메뉴는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어서 다행.
제일 무난해 보이는 걸 시켰다. 오뎅에 국수, 50원(2000원), 모양처럼  무난한 맛.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아 연말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때 조용히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인데 왜 여기 와서 사람에 치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아쉬워서 두부푸딩이라는 타이완 전통 음료를 하나 샀다.
달콤한 콩국물에 쫄깃한 게 씹혀서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런데 비오는 시장 처마 밑에 서서 먹으려니 왠지 처량해...

숙소로 돌아와 누웠는데 어디선지 '탁,탁' 하는 소리가 들린다. 도대체 어디서 나는 걸까, 아주 불규칙적이라 정말 잠을 이루기가 힘들다. 에어콘 바람은 춥고(안 틀면 너무 축축하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내일 빨리 이 곳을 탈출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