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27. 17:51

2015, 1월 ~ 6월 책읽기

1월

읽은 책이 한 권도 없다. 이럴수가...


2월

마스다 미리<주말엔 숲으로>

줄거리도 없고 웃기지도 않고, 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나카무라 요시후미<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건축가의 실험의 대상으로써의 집짓기, 역시 재밌음

최우용<유럽방랑건축+화>

먼 곳까지 가는 건 좋았는데 그림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Kazuo Ishiguro<Never Let Me Go>

오래 전에 사놓고 몇 장 읽다가 덮어버렸던 책. 배경 지식이 전혀 없어서 donation 등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잘 몰랐다. 그런데 읽어내려갈수록 다가오는 그들의 삶의 목적이 너무나도 무섭고 가슴아팠다. 반전조차 없는 결말에 진짜 작가에게 화가 나기까지 했다. 담담한 문체로 이토록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작가의 능력은 대단하다. 오로지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존재하는 동물의 삶까지 돌아보게 하는, 뜬금없이 채식주의자가 될까 하는 생각을 안겨 준 책이기도.

박완서<세상에 예쁜 것>

좋아해서 글을 찾아읽던 분들이 많이 세상을 떠났다. 이 분, 김점선 화가, 찾아 읽지는 않았지만 장영희 교수 등. 주변에서도 경조사에서 조사가 많아지는 인생의 시기가 온 듯하다. 별 내용이 없는데도 읽으면서 눈물이 났던 이유도 그것 때문일 것이다. 

담비사 모요<죽은 원조>

진짜 아프리카 사람이 쓴 아프리카 이야기. 내가 하는 일은 의미가 없는 일일까?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으니 그의 날카로운 지적이 가슴에 꽂힌다. 자유시장경제를 너무 옹호하는 듯하였지만 그의 지적은 충분히 옳다.


3월

파블로 카르데날, 에리베르토 아라우조<중국뿐인 세상>

비슷비슷한 이야기의 나열이지만 풍부한 사례를 들어 '중국의 만행'을 설명한다. 그들이 안전,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그것이 대세라면? 세계가 나아갈 방향이 결국 그것이라면? 난 지금까지 해 온 것을 보면 서구민주주의가 최선의 대안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세계의 대안이 중국일까? 난 아마 결론을 보지 못하고 세상에서 사라지겠지만...

Alain de Botton<Art as Therapy>

1년에 걸쳐 읽은 책. 그의 책이 늘 그렇듯이 기억하고 싶은 구절은 많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엉망이라고 느껴지더라도 결국 의미 있는 일로 가는 중간 과정일 수 있다'

김진명<THAAD 싸드>

토마스 피케티<21세기 자본>

뒤로 갈수록 재미있다. 자본 수익률이 성장률보다 높기에 부의 불평등은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자본세를 신설하는 것이 그나마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일 수 있다. 

나의 아버지는 자식은 부모보다 나은 사람을 살아야 한다고 하셨지만 그건 전후의 고속성장 시기에나 가능한 것, 이제 그런 시기는 지나간 것 같다. 


4월 

Mourid Barghouti<I Saw Ramallah>

3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간 팔레스타인 시인의 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가슴아픈 팔레스타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리아 하마의 호텔에서 일하던, 지금은 이름을 잊은 굿 가이는 지금 어떤 일을 겪고 있을지, 스스로의 터전에서, 삶에서 밀려난 그들의 고통, 무력함은 언제쯤이나 회복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Arnauldur Indridasson<Voices>

이 작가가 점점 좋아진다. 물론 세상에는 아주 나쁜 사람이어서 범죄나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어서 그러는 사람도 있을텐데 이 작가는 그런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보고 있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의 레이캬비크라...한 번 가보고 싶다. 

마이클 센델<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돈은 매우매우 중요하지만 단순한 경제적 이유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존재한다. 시장주의가 비시장주의가 지배하던 영역에 침범하는 건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5월

Jojo Moyes<One Plus One>

술술 잘 읽히는 이야기인데 주인공이 민폐 캐릭터라 맘에 안 든다. 자동차 대쉬보드에 발 올리는 것도 싫고.

위화<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몇 달 째 제목만 보다가 지금에야 읽은 책. 허삼관매혈기는 한 떄 내가 최고의 소설로 쳤던 작품을 그 작가가 열 개의 키워드로 중국을 말한다. 문화대혁명시기에 유년기를 보낸 작가의 경험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게, 허삼관 매혈기 속편처럼 펼쳐진다. 인상 깊었던 구절은 '문화대혁명 떄는 정치 사상이 교조였는데 1990년대 이후 중국은 경제성장의 교조 아래 움직인다', '글쓰기는 경험과 같다. 직접 써보지 않으면 자신이 무엇을 쓸 수 있는지 알 지 못한다'

이제 중국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세계를 집어삼킬 것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이는데 과연 어떤 형태로?


6월

Arnauldur Indridasson<Strange Shores>

주인공 엘란더를 끊임 없이 쫓아다니는 유년기의 기억은 여기에서 이렇게 끝나버리는 구나.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줄거리가 아니라 작가가 묘사하는 아이슬란드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미셸 뷔시<그림자 소녀>

숨막힐 듯 급하게 진행되는데 별로 재미는 없다는...주인공의 행동이 잘 이해가 안 되면 잘 쓴 추리소설이 아닌 것 같다. 

Jojo Moyes<Me Before You>

이 작가의 여주인공들이 다 맘에 안 든다. 줄거리는 매력적이지만 캐릭터와 전개가 영...우아함과 치밀함이 부족하달까...근데 인기는 많으니 내가 젊고 예쁜 여주인공을 특히 싫어하나보다. 

기욤 뮈소<내일>

허술하다. 시간 때우기는 좋다. 

슈테만 볼만<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더글러스 케네디 <더 잡>

해결이 너무 쉽다. 좀 실망스럽다. 

이근후<나는 죽을 때까지 재밌게 살고 싶다>

이 분의 반 밖에 안 살았는데 이미 노년을 준비하는 듯한 내 마음가짐은 무엇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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