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4. 21:41

3월의 일상

요리에 열을 올렸던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대충 먹고 사는 중인데 체중 조절에는 이게 더 좋은 것 같다. 

점심 도시락은 오이와 토마토, 삶은 달걀 두 개. 이렇게 먹고 네 시경에는 배고파서 미숫가루 타먹으며 지냈다.

주말에는 여전히 네이키드 에스프레소, 이 날은 왠일인지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맥주도 자제했었는데 두부와 김치 볶음을 먹으려니 너무 땡겨서  한 병(330ml, 작은 병) 마셨다.  

오랜만에 쌍쿠 가서 먹은 점심 특선 해물 샐러드. 홍합이 약간 오래된 듯한 것 빼놓고는 맛있었다.

앞의 분이 시킨 크레페? 비쥬얼에 비해 맛은 그저 그랬다는 평.

축구 시합을 구경하러 가 본 공항 근처 인조잔디 축구장. 비엔티안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시설이 아주 좋았다.

근래 트럭 과일가게에서 자주 보이는 살구 비슷한 과일인데 점심 시간에 딸랏사오의 은행에 갔다 오다  사 보았다. 신 맛이 강하긴 했으나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라오 사람들은 신 과일을 양념 소금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는데 아직 과일을 소금에 찍어먹는 건 익숙하지 않다. 한 번 찍어먹어보니 신 맛이 덜하고 단 맛이 강해지는 것 같긴 했다.

골뱅이를 잔뜩 넣어 만든 비빔면. 골뱅이 한 캔을 혼자서 두 번에 나눠 먹었더니 진짜 원없이 먹을 수 있었다.

두부 오이 샐러드.

3월초부터 더워졌던 날씨는 중순경 비가 한 번 오더니 일주일 정도 시원하다가 다시 더워졌다. 주말 오후에는 카페로 피신할 수 밖에 없다. 네이키드는 5시에 문을 닫기에 파리지엔으로 갔는데 커피 맛은 네이키드가 훨씬 낫다.

배고파서 슈크림빵 하나 사 먹었는데 접시에 포크와 나이프까지 챙겨준다. 사진 찍기 전에 잘라버렸더니 잔인한 빵모습이 되었다.

네이키드로 복귀, 이제 에어콘 바람 밑에서도 더워서 아이스 라떼를 시켰다. 

김치가 없어서 배추 700원짜리 사다가 만든 겉절이, 성의 없이 만들었더니 맛이 별로 없었다. 일주일이 지나도 시어지지 않고 쓴 맛이 나서 실온에서 반나절 발효시켰더니 그나마 나았다.

만두와 겉절이.

오늘도 토마토와 오이,  디저트 칙촉.

반찬 가짓수 세 개 이상 될 때만 나오는 식판.

더워서 아침 커피는 아이스 카페라떼로. 베트남 커피를 진하게 내려 얼려두었다가 우유에 타 먹는다.

닥터 S가 카오뿐 먹으러 오라고 해서  정시에 갔더니 나 혼자뿐이었다. 이런 통나무로 만든 테이블은 라오스에서는 흔한데 한국이라면 엄청 비싸겠지.

민트를 잔뜩 얹은 카오뿐은 국물이 좀 짰지만 맛있었다.

도시락을 안 싸온 어느 날 점심 카오삐약, 삐약은 '젖은'이라는 뜻으로 국수가 칼국수처럼 촉촉함을 가리키는 말.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퍼보다는 카오삐약을 좋아하는 것 같다.

집 앞 샌드위치 가게의 샌드위치 다시 시도. 지난번에 비린 맛을 내던 빠떼와 굳이 찾아먹지 않는 고수를 빼달라고 하고 돼지털과 같이 먹었더니 맛있었다.

비엔티안 센터는 거의 완공되었다.

퇴근길 200미터를 남기고 펑크난 자전거. 물 속에 넣어 어디가 구멍이 낫는지 확인하고 접착제로 때우는데 5000킵.

여러가지 과일을 시도해보다 결국 돌아간 곳은 사과와 망고. 다시 망고철이 돌아왔다.

바람이 좀 시원했던 금요일밤에 자전거를 타고 최대한 멀리 가보았다. 야시장을 지나 공항쪽으로 가다보니 나타나는 화려한 불빛.

밤에 여기까지 와 본것은 처음이었는데 강가에 노천 레스토랑이 많이 있었다. 다음에 언제 맥주 마시러 와 봐야겠다.

진짜 끝까지 가면 'Moon the night'라는 화려한 음식점이 나타난다. 이런 건 또 언제 생긴 거지? 여기도 나중에 한 번 가봐야지 하고 자전거를 돌렸다.

금요일밤에 비엔티안 센터 유리를 사람들이 닦고 있었는데 다음날 토요일(3/28)에 개장했다고 한다.

좀 전에 가봤는데 새로 지어서 깨끗하고 에어콘 빵빵하고 푸드코트, 카페 등이 있어서 주말 한나절 시간 보내기는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이거 개장한 이후로 전기가 자주 나간다는 소문이 있다.

고추장을 조금 넣고 고춧가루와 쥐똥고추를 넣어 색깔은 하얗지만 맛있었던 떡볶기.

다시 파리지엔 카페, 집에서는 잘 안 읽히는  토마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읽으러 가서 팥빵과 요거트 프라푸치노를 먹었다.  무척 두꺼운 책에 처음에는 공식이 나와서(간단한 것이었는데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상대성 원리가 간단한 공식인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어려웠는데 뒤로 갈수록 재밌었다. 자본수익률이 언제나 성장률보다 높기에 부의 불평등은 심해질 수 밖에 없어 매년 누진적으로 부과되는 자본세(대략 세율은 0.1%로 시작해 5%까지 내는 걸 예로 들었다.)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 

이제 삐마이도 다가오고 우기까지 두어달만 이 더위를 견디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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