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16. 23:42

D+144 070806 헬싱키 피쉬 마켓(Fish market) 둘러보고, 수오멘리나 호스텔에 묵다.

새벽 다섯 시에 주변이 소란해서 깼다. 잠들기 전에는 공항이 텅 비어 있었는데 아침 비행기를 타러왔는지 어느새 사람들이 많아졌다.
커피 한 잔으로 잠 좀 깨고 공항 버스를 타고 나왔다.
새벽 공기가 시원하다. 버스 밖 풍경은 침엽수의 숲, 북쪽으로 왔다는 게 실감난다.
버스는 잘 정리된 길을 달려 기차역 앞에 나를 내려놓았다.
기차역, 아마도?
석 달 전 런던에 도착했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다. 그 때도 아침 일찍 잘 정돈된 도시로 들어갔었다.
헬싱키 호스텔이 꽉 차 있어 내가 예약한 숙소는 가까운 수오멘리나 (Suomenlinaa)에 있는 호스텔이다.
배로 15분쯤 걸리는 섬인데 3일 동안 페리와 트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투어리스트 티켓을 이용할 예정.
관광 안내소 문 여는 시간까지 기다리기 위해 배낭을 역의 보관소에 맡기고 주변을 좀 돌아보았다.
Esplanade Park.
재밌는 조각이 있고 젊은 여자 청소부가 아침 청소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부 하면 아저씨, 아줌마인데 젊은 사람인게 특이하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애기인가, 나이든 사람은 사회 복지의 혜택을 받아 일 안해도 되기에 젊은 사람이 일하고 있는 걸까?
아침부터 분수는 시원하게 물을 내뿜는다. 북쪽이라 시원할 줄 알았는데 해가 높이 떠 갈수록 기온이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선착장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Fish market. 핫도그 등 간단한 요깃 거리를 팔고 아침부터 커피 한 잔 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꽃,
야채,
온갖 종류의 berry 등.
기념품도 있다는데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먹을 것 위주의 진짜 시장 분위기다.

9시에 관광안내소가 문을 열자 3일짜리 투어리스트 카드를 사고(12유로) 페리에 올랐다.
바다가 있는 도시는 언제나 좋아.
수오멘리나 항구 바로 옆에 붉은 벽돌로 된 유스호스텔이 있다.
6인용 도미토리가 하루에 25유로, 타올도 주고 방도 넓고 괜찮은 편이다.
사워하고 짐 정리하자 졸음이 쏟아져 잠들어버렸다. 역시 노숙은 힘들다.
깨보나 오후 세 시, 어, 이러다 하루 그냥 날아가겠다. 빨리 다시 헬싱키로 나가봐야겠다.
호스텔을 나오다  한국 여자 두 명을 만났다. 회사를 그만두고 70일째 유럽을 여행하고 있는 친구들.
회사 상사와 부하직원이었다는데 둘이 아주 다른 성향인데 같이 여행하고 있는 게 신기했다.

자, 다시 헬싱키.
상원 광장(Senator Square, Senaatintori)) 풍경, 루터파 성당이라는데 푸른 하늘에 하얀 건물, 돔이 멋지다.
다시 유럽에 와 있구나.
전차와 사람이 같이 지나다니는 거리,
노천 까페가 있는 유럽에.
관광안내소에서 얻은 정보대로 3T 트램을 타고 시내 한 바퀴 돌았다.
어디나 공원이 있고 나무가 많고 조깅하는 사람들이 있다.
헬싱키가 이런 곳이구나, 조금 느낄 수 있었다.
트램 노선이 굉장히 잘 발달 되어 있다. 이런 현대적인 도시, 참 오랜만이다.
현대적이라고 말하는 기준은? 내 나름 생각으로는 대중교통이 얼마나 편리한가, 그리고 큰 서점이 있냐 하는 것이다.

해가 질 무렵 페리를 타고 돌아왔다.
수오멘리나는 헬싱키 시민의 데이 트립 장소로 이 시간에 나오는 사람은 많은데 들어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
배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기분도 괜찮다. 헬싱키 외곽의 호스텔보다 교통도 편리하고 운치 있고 좋은 호스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