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4. 23:04

D+59 070513 sun 케임브리지, 피츠윌리엄 미술관

케임브리지를 갈까 옥스퍼드를 갈까 하다가 웬디 수녀님이 피츠윌리엄 미술관에 멋진 그림들이 있다고해서 케임브리지에 가기로 했다.
킹스크로스 역에 갔더니 이런 표지판을 발견.
아,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탔던 역이 킹스 크로스인가? 저 카트를 밀고 벽을 향해 달렸단 말이지?
소설의 내용을 현실에 적용시켜 놓은 것이 재밌다. 관광 명소가 될 법도 한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나뿐이다.
영국 일주를 하기 위해 Brit Rail Flexipass 8일짜리를 425불에 구입해 왔는데 오늘 개시.
버스가 좀 더 싸긴 한데 버스는 느리고 영국은 철도가 발달한 나라라 철도 이용이 좀 더 편리하다.
오늘도 비오는 우울한 날씨. 기차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중앙 광장까지 갔다.
케임브리지의 첫 풍경, 일요일이라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벼룩 시장, 비가 와서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든다.
트리니티 칼리지 가는 길.
도시의 골목길이 다 이런 분위기.
들어오지 말라는 건가? 어쨌든 들어갔다. 문이 열려 있는걸.
바로 트리니티 칼리지 도착.
1546년에 세워졌다는 학교. 30명 이상의 노벨상을 배출했다나. 뒷문으로 들어가 입장료를 아꼈다. ㅎㅎ
아마도 여기가 입구.
Punting 용 배. 노를 저어 강을 따라가며 경치를 즐길 수 있다는데,
이렇게 말이다. 학생들이 타라고 호객행위를 하지만 이런 날씨에는 영~
노점에서 뜨거운 핫도그를 1.8파운드(3600원)주고 하나 사 먹었다. 달랑 쏘세지 하나만 들어있는 오늘의 점심.
아, 비도 오고 춥고 배고프고 돌아다닐 기분이 아니다.
피츠윌리엄 미술관이나 들렀다가 빨리 돌아가야 하겠다.
이건 뭐지, 멋진데...
킹스 칼리지. 도시가 온통 이런 오래된 건물로 가득차있다.
그냥 주택가도 이런 분위기.
중심가를 벗어나,
피츠윌리엄 미술관 도착.
웬디 수녀의 책에 나오는 세잔의 '납치'라는 그림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 그림이 있는 방은 공사중이라 공개를 안 하고 있었다.
그렇지, 매번 이런식이야. 5년전 이태리에 갔을때도 가장 보고 싶었던 카라바조의 그림이 오끼나와에 가 있었다. 오끼나와라니...!
그래도 볼 만한 그림이 많았다. 이집트 유물이니 하는 것들은 제대로 보지 않았지만.
정세영 회장이 기증했다는 한국관도 있었다.
테니슨의 시를 표현한 목판화. 두 사람을 헤어지고 있는 것일까, 재회한 것일까?
내 발길을 떨어지지 못하게 만들었던 그림
LS Lowry 의 After the wedding - 결혼식 후.
왜 이 그림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설명할 수 없이 끌리는 건 사람에게나 그림에게나 마찬가지.
평범한 영국 소도시의 거리풍경, 결혼식을 끝내고 나오는 평범한 사람들 모습,
분명 다른 모습인데 모든 인간이 갖고 있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기도 하고...
점심도 핫도그로 때우고 추운데 돌아다니느라고 고생했으니 뜨거운 카푸치노 한 잔쯤은 스스로에 대한 보상.
분위기 좋은 미술관 까페에서 마셨다. 1.8파운드, 커피 값은 한국이랑 비슷한 것 같아서 다른 것보다는 부담없이 돈을 쓰게 된다.
뿌듯한 마음으로 미술관 나오는데 입구 우산꽂이에 꽂아두었던 내 우산이 없다. 이런...!
결국...나도...비슷해 보이는...다른 우산을 뽑아 올 수 밖에 없었다.
이 비는 언제 그치려나?
영국은 모두 성공회를 믿는 줄 알았는데 카톨릭 교회 발견. 일요일 저녁 미사 5시, 마침 그 시간이다.
미사에 참석했다. 역시 노래 실력은 아프리카에 훨씬 못 미친다.
런던에 돌아와 씨티은행 ATM 찾아갔는데 영업시간어서 허탕쳤다. ATM 은 24시간 하는 거 아닌가?
수수료 아끼려면 씨티은행 현금카드를 써야 하니 영업시간에 다시 한 번 와야겠다.
밤이 되니 거리도 썰렁하고 노숙자들만 보이고 역시 분위기가 낮과는 사뭇 다르다.
영어가 서툰 백인 관광객이 나에게 길을 물어 버스 노선표를 보고 가르쳐 주었다. 런던 생활 3일만에 그런 경지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