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24. 17:42

오늘도 해변에서 빈둥대기

휴가가 짧은 차차는 오늘 쁘렌띠안 섬을 떠나야 한다. 3박 4일동안 재밌게 지냈는데 아쉽다.

8시 쿠알라베슷 가는 배를 타기 위해 나가는 차차.

잘 가, 차차, 열심히 일하고 시간과 돈을 쪼개 세상 구경을 다니는 20대의 차차, 한국에 가서 또 보자.

나는 혼자 아침 식사. 요거트와 무슬리, 커피 10링깃.

차차도 가고 혼자가 되었으니 에어콘 방을 포기하고 방갈로로 옮기기로 했다. 그런데 해변에 제일 가까운 시궁창 냄새 나는 것밖에 없단다.

난 저기 묵고 싶단 말이죠. 오늘 떠나는 사람이 있는지 좀 기다려 보라고 한다.

30분쯤 기다렸는데도 아무 대답이 없어 그냥 에어콘 방에 계속 있겠다고 하니 벌써 어떤 커플에게 내주기로 했단다. 아니 이 주인장이 내가 혼자이고 다이빙도 안 하게 생겼으니 홀대하는 건가, 나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좀 있으니 다시 와서 뒷쪽 방갈로에 빈 방이 났다고 한다.

그래서 옮겨간 방, 에어콘은 없지만 천장에 팬이 있고 침대에는 모기장, 하룻밤에 70링깃.

허술하지만 그런대로 깨끗한 화장실.

창문에 유리는 없고(있을 이유가 없다) 나무로 된 덧문이 달려 있다.

무엇보다 맘에 들었던 건 발코니.

옆집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방도 옮겼으니 다시 해변으로 나가볼까?

오늘도 여전한 바다. 육지에서 실어온 물과 과일이 내려지고 있다.

오늘도 해변에서 빈둥대야겠다.

그런데 파라솔 밑에 누워도 바람 한 점 없어 너무 덥다. 온 몸이 화끈화끈, 더워서 낮잠도 자기 힘들다. 

점심은 간단한 팬케잌과 망고 스무디.

원숭이를 데리고 다니는 여행자 발견, 설마 집에서부터 데리고 온 건 아니겠지? 말레이지아에서 산 걸까?

오후에는 바람이 불어 좀 나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한 뗴의 중국인들이 해변을 전세낸 듯이 놀고 있다. 어느 나라 사람이나 모여 있으면 시끄럽지만 중국인도 절대 빠지지 않는다.

발코니에서 조용히 저녁 시간을 보내려 했는데 모기가 달려들기 시작, 역시 상상했던 것과 실제는 다르다.

일찍 잠자리에 누웠는데 옆 방갈로에서 맥주 파티를 하는지 점점 시끄러워진다. 미국 애들인 것 같았는데 11시가 넘도록 조용해지지 않았다. 결국 나무로 된 덧문을 닫고 겨우 잠들 수 있었다. 으,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에어콘 방에 있을걸...여행지에서 즐기는 것도 좋지만 주변 사람들을 전혀 의식 안 하는 사람들(대개 젊은 서양 애들)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