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8. 21:48

10월의 일상, 비엔티안

집에 가는 쿠비앙 로드 트럭에서 파는 귤, 1kg에 5,000킵(600원), 태국산.

껍질이 딱딱해 보여 시지 않을까 했는데 새콤달콤 맛있다. 요새 쥬스 가게에서 오렌지 쥬스를 시키면 십중 팔구는 이 귤 맛이 난다.

중국에서 들여온 우리나라 귤 비슷한 것도 파는데 그건 1kg에 15,000킵(2,000원), 여간히 특별한 하루가 아니면 사지 않는다.

버스 터미널 가까운 곳에 생긴 까페, 버스표 사러 갈 때 들러봤는데 커피 맛이 싸고 괜찮았다. 복잡한 주변에 비해 조용한 실내.

바로 앞에 야심찬 WTC(World Trade Center)가 세워지고 있는데 언제 다 짓나 했더니 요새 보니 많이 완성이 되었다. 태국으로 빠져나가는 쇼핑객을 잡기 위한 계획이라는데 잘 될 지 내가 다 걱정이다.

자동차를 며칠 쓸 수 있게 되어서 탕헌에 갔다가 오면서 들른 소금 공장. 관광객 코스라는데 나는 처음 가 보았다.

라오스는 바다가 없어 암염을 채취하는데 그래서 요오드 부족이 많다. 요오드와 염소를 첨가하는 소금 공장이다.

관광지도 아니라 쭈뼛쭈뼛 들어가니 쉬고 있던 사람들이 저 쪽으로 가라고 알려준다.

소금물을 끓이고 있는 곳.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불까지 때고 있으니 열기가 화악 느껴졌다.

공장이라기 보다는 소금 채취 시설? 이 지역의 땅을 파면 그게 그냥 소금이란다.

끓이고 있는 물은 지저분해 보였는데 어쨌든 하얀 소금이 나온다.

건기에는 여기서 햇볕으로 건조시키는 듯.

먹는 거나 입는 것, 쓰는 것의 생산지 끝까지 가보면, 그래서 사람의 노동력이 어떻게 그것들을 만드는 지 알게 되면 모든 사물이 귀중해 진다.

땡볕에서 벼 베는 사람들, 커피 따는 사람, 불편한 베틀에 앉아 하루종일 베짜는 여자들 등, 그들의 노동이 좀 더 가치있게 평가받기를 바란다.

책나눔터 다녀오는 길, 소가 길을 막고 비켜주지 않아 나가서 소를 몰아야 했다.

어느 날의 제육볶음과 상추쌈, 고샘이 캄보디아 캄폿이라는 데서 사온 후추를 평생 쓸 만큼 주었는데 그걸 갈아넣었더니 너무 매웠다. 오뚜기 후추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Snow' 라는 빙수 가게가 시내에 생겨서 가보았는데 팥빙수를 시켰더니 이런 엄청난 게 나와 버렸다.

음..너무 과했다, 손님이 아무도 없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백 가지 종류의 피자를 파는 스웨디시 피자 베이킹 하우스서 시킨 피자. 꽤 유명한 곳인데 처음 가보았다. 근데 왜 스웨디시지? 스웨덴에 피자가 유명하지는 않은데, 주인이 스웨덴 사람인가?

비엔티안 피자 가게 중 손꼽히는 Via Via에 가서 시킨 페스토 피자, 나는 괜찮았는데 남들이 다 싫어했다. 뭔가 미묘한 풀 맛이 너무 많이 났다.

라 떼라스 옆 새로 생긴 PRICCO(정확하지 않음)에 점심 먹으러 갔다. 그릭 샌드위치였던가?

이불을 들치면 튼실한 속재료가 나온다. 양이 너무 많아 속재료만 먹다시피 했다.

옥판사가 끝나고 다시 결혼 시즌이 왔다. 시내 외곽의 야외에서 열린 결혼식에 초대받아 갔다. 정시에 도착했는데 아직 아무도 안 왔다.

배고파서 우리는 먼저 시작. 보통 손님들은 4,50분 지나서 도착하고 사회자가 인사를 한 후에 음식을 먹는다는데 외국인이라 그냥 먼저 준 것 같았다.

가수도 몇 명이나 나와서 노래를 하고 신랑 신부, 가족들이 행진해서 인삿말도 했다.

시원하고 분위기도 좋을 수 있었는데 벌레가 너무 많이 날아들어 일찍 퇴장.

미니 오븐이 생긴 이후로 바게뜨에 치즈 올려서 구워 먹는다. 간단하고 맛있는 식사.

바게뜨는 집 앞 유명한 샌드위치 가게에서 3,000킵 주고 산다. 새벽 다섯시부터 밤 열 한 시까지 문을 열고 샌드위치 외 만두, 빵(2000킵), 요거트 등을 판다.

바게뜨를 자르기 위해 빵칼을 샀더니 이제 빵 전용 도마가 사고 싶다.

집밥에 단백질 음식이 거의 없어 달걀이라도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요리법이 다양하지 않다.

겉모습은 그럴싸하지만 단면은 엉망인 달걀말이. 좀 먹다보니 느끼해서 케찹 필수.

라오프라자 호텔 옆에 생긴 '사바이디 스시' 돈까스 롤셋트. 롤의 양과 돈까스 양이 반대가 되면 어떨까?, 일식 치고는 저렴한 가격으로 라오 사람들이 많이 온다.

10월의 마자막은 이 분과 함께.

잠시 뵈었지만 듣던 대로 소탈하고 인간미 넘치는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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