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 00:09

D+132 070725 블루 모스크, 돌마바체(Dolmabahce)궁전, 이스탄불 걷기.

점심 때 한국식당에 가야 해서 오전에는 블루 모스크만 보기로 했다.
우선 아침 먹고.

문라이트 호텔 옥상 식당에서 본 보스포러스 해협.
블루 모스크 입구.
모스크에 들어온 건 다마스커스 우메이야드 모스크, 알레포 모스크에 이어 세 번째.
지난 번 본 것들은 안뜰이 넓고 주위를 둘러 건물이 있는데 이건 광장보다는 건물에 무게를 둔 것 같았다.
또 이전 모스크들은 관광객도 좀 있지만 동네 사람들의 휴식처 같은 느낌이었는데 여긴 진짜 너무 투어리스틱하다.
내부, 파란 타일로 장식되어 있어 블루 모스크라는데 뭐 별로...
경건하게 기도하는 사람들.

누군가 잊고 간 염주(?). 
불교에는 염주, 카톨릭에는 묵주, 이슬람교는 뭘까?
다른 종교들이 같은 모양의 종교적 상징을 갖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건너편에는 아야 소피아, 저긴 내일 가야지.
지금은 한국 음식 먹으러 가자.

서울 식당은 문닫았다고 해서 한국관에 갔다.

물고기, 파전, 오징어 볶음이 나오는 스페셜 메뉴와 김치찌개를 하나 시켰다.
양배추 김치와 오이 무침이 반찬으로 나온다.
나는 한국 음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감동했는데 같이 간 종웅군은 실망했단다.
남미에서 한정식 시켰을때는 정말 한 상 가득 나왔다고. 혼자는 안 된다고 했는데 사정사정해서 먹을 수 있었단다.
학생 세계일주권 끊어 8개월간 여행하고 이제 이집트 마지막으로 갔다가 한국 들어간다고 한다.
얘기하다 보니 같은 여행사 직원에게 발권한 인연까지 있었다.
오랜만에 먹는 한국음식은 짜고 매웠다. 공기밥 추가까지 해서 38리라, 둘이 19리라씩 나눠냈다.

이집트 가는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 종웅군을 보내고 전철을 타고 갈라타 다리를 건너 돌마바체 궁전을 보러 갔다.
입구. 돌마바체 궁전은 오토만 제국 마지막 황제의 거처로 1800년대 중반에 지어졌다.
1938년 터키 건국의 아버지 아타튀르크가 여기서 사망했기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바로 바다가 내다 보인다.
개인으로 입장 못하고 그룸을 이뤄 가이드랑 같이 입장해야 한다.
잉글리쉬 가이드 그룹에 서 있다가 한국인 그룹이 몰려 들어가기에 얼떨결에 따라들어갔는데 한국에서 온 단체 관광객이었다.
여자 가이드가 따라오려면 미리 양해를 구하라고 쌀쌀맞게 말해서 기분이 딱 상해버렸다. 누가 따라가고 싶어서 그랬나?
어디 투어냐고 일부러 물어봤다. M투어, 주변 사람들에게 이용하지 말라고 말해야겠다고 다짐. 

궁전은 벽에 걸린 그림이며 장식품이며 호화롭게 꾸며져 있었다. 그런데 사진도 못 찍게 하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룹을 이뤄서 움직이느라 자유롭지 못한 것도 문제.
일반은 20리라인데 학생은 2리라인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나왔다.
꽃이 만발한 정원을 뒤로 하고 나왔다.
바로 앞 부두에서 해협을 건너는 배가 출발하고 있었다. 기분도 꿀꿀한데 배타고 아시아까지 한 번 가볼까?
1.3리라 내고 대륙간 여행을 한다.
휘날리는 터키 국기.
저건 또 무슨 모스크?
돌마바체 궁전을 뒤로 하고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너간다.
유럽 대륙이 점점 멀어져 간다.
아시아에는 꽃을 파는 좌판이 있었다. 
돌아가는 길, 교통이 복잡해 보이는 해협, 교통사고 같은 건 안 일어나나 몰라.

다시 메트로를 타고 탁심 광장에서 내렸다.
탁심 광장.
탁심 광장에서 시작해 갈라타 다리까지 이어지는 보행자 거리, Istiklal Caddesi.
오래되어 보이는 전차가 지나간다.
현재의 터키를 알고 싶으면 빼먹지 말아야 할 이 곳, 현대적인 까페와 상점이 즐비하다.
갈라타 다리까지는 심한 내리막길이다. 반대로 올라오지 않아서 다행.
경사 급한 도로변의 작은 식당에 들어갔다. ,
치즈, 토마토, 고추만 들어간 피데, 단순한 맛인데 담백하고 맛있다. 5리라.
드디어 갈라타 다리, 전철 타고 집에 가려다 저녁도 먹었으니 걷기로 한다.
걸어서 다리를 건너는 건 언제나 좋아.
어디에나 모스크, 솟아있는 미나렛.
다리 위에서 낚시하는 아저씨들.
지는 해.
2층으로 되어 있는 갈라타 다리, 아래층은 메트로가 다니고 음식점이 있는 것 같았다.

집에 가기 전 슈퍼에 잠깐.
여러 종류의 차, 워낙 차를 많이 마시니 말이다.
요구르트도 여러 종류.
2.5킬로라고. 저걸 언제 다 먹나?
불이 들어온 블루 모스크, 여섯 개의 미나렛이 나오게 찍느라고 몇 번이고 다시 찍었다.

오늘 참 많이 걸었다.
완전히 지쳐서 호텔에 돌아와 리셉션의 우후루(UGUR?)에게 얘기했더니 거의 6-7km 된단다. 진짜? 어쩐지 힘들더라.
우후루와 얘기하다 보니 인터넷이 공짜라는 것이다.
이런, 왜 얘기 안 해줬어. 니가 안 물어봤쟎아. 음, 그런가?
태국에서 6개월 있었고 다이빙 자격증이 있다는 재밌는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