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14. 17:01

D+142 070804 아테네 둘러보기

역시 밤에 이동할 때는 그 전날 밤에 무리하게 놀아주는 것이 중요. 그래야 주변 상황과 관계없이 푹 잘 수 있다.
8시에 배는 피레우스 항에 닿았다. 꼬박 16시간의 뱃길이다.
첨에는 김 군이랑 놀고 그 다음엔 푹 자서 긴 시간 치고는 많이 지루하지 않게 왔다.
그래도 피곤하긴 하다.
그리스, 별 감흥은 없다. 하도 새롭고 낯선 동네를 헤매다 보니 이런 동네는 오히려 식상. 그리스 문자가 좀 특이한 것 빼고.
현대적인 지하철. 커피 전문점이 많은 게 신기하네, 차 같은 건 안 파는 모양. 나는 중동을 벗어난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Larissa 전철역까지 갔다. 여기서 가까운 네오 올림푸스(Neo Olympos)호텔을 예약해 두었다.
내일 헬싱키 가는 비행기 타야하기 때문에 공항 철도가 연결되는 곳을 택한 것.

호텔에 도착하니 일러서 방에 들어갈 수는 없고 가방을 맡기고 나갔다 오라고 한다.
리셉션 아저씨가 친절해 보여 물린 자국을 보여주고 빨래를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4층의 공동욕실을 이용하고 옥상에 널면 된단다. 고맙다.
기차역의 커피숍에 갔다. 아이스커피와 크로와상이라니 참 오랜만이다. 일기를 쓰다가 11시에 호텔에 돌아왔다.
방은 넒고 깨끗하다. 에어콘에 티비에 공동 화장실이지만 바로 문 앞에 화장실도 있고 30유로에 이 정도면 오케이.
4층엔 도미토리가 있는데 큰 욕실이 있고 옥상에 빨랫줄(!) 있었다. 그리스의 햇볕도 강렬하니 잘 마르겠다.
청소하는 아줌마에게 큰 비닐 봉지 두 개를 얻어 세제에 뜨거운 물에, 시리아 하마에서 했던 대로 빨래를 했다.
역시 두 번째니 익숙하군. 옷 다 벗어넣고 수영복만 입고 있었다. 참고로 내 수영복은 4piece다.
빨래해서 널고 나니 한 시가 넘었다. 공짜 인터넷을 잠깐 하고 있는데 발바닥이 따끔해서 보니 새로운 물린 자국이 있다.
벌레가 뜨거운 물을 피해 도망나왔나보다.

낮잠 자고 일어나니 7시. 그래도 그리스 분위기는 좀 느껴봐야지, 나왔다.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배운 시그마니 델타니 하는 것들이 섞여 있는 그리스 문자.
엄청 복잡한 오모니아 광장을 통과해 보행자 거리인 모나스티라키까지 갔다.
기념품 가게와 까페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저녁 식사는 무사카, 그리스 전통 음식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너무 짰다. 콜라까지 9.1 유로.
어, 사모스 섬에 있던 얘네는 언제 또 여기까지 왔지?
아테네의 밤은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