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6. 22:42

D+43 070427 fri 모시 둘러보기

어느 도시나 처음에 도착하는 순간이 제일 문제다.
동서남북도 알 수 없는 낯선 도시에 무거운 배낭과 함께 남겨진 순간, 자,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어제도 그랬다. 스칸디나비아 버스는 원래 터미널이 아닌 자체 정류장에 서는 것 같다.
버스에서 론니 지도를 머릿속에 넣으려고 노력했지만 여긴 어딘지 전혀 감이 오질 않는다.
그때 나타난 우리의 영원한 친구'삐끼'!!! 택시를 외치며 나에게 접근한다.
케시 브라더스라는 여행사인데 같은 건물에 그라나다 호텔이 있고 싸게 묵을 수 있단다.
그라나다는 론니에도 나와있는 호텔이어서 그냥 따라가기로 했다.
욕실 딸린 싱글은 10000실링, 트윈은 12000실링, 싱글이 없어 트윈에 묵었다. 귀찮아서 네고도 안 했음.
집을 내려놓고 여행사에 가보았다.
방명록이 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나름대로 좋은 얘기들을 써놓았다.
무엇보다도 이틀 후 한국 남자 한 명이 킬리만자로에 올라가기로 예약해 놓았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한국에서 지금 오고 있단다.
그런데 내일 출발하는 일본 남자가 한 명 있는데 그 남자하고 가면 700불에 해주겠단다. 모레 가면 769불이란다.
가이드에게 팁도 줘야 하고 누군가와 같이 가는게 좋은데 이왕이면 한국 사람이면 좋겠다. 내일 출발하는건 좀 무리인 것 같기도 하고.
하루 정도 분위기 파악하고 한국 사람이랑 같이 가는 걸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출발한다는 일본 사람을 만나러 갔더니 리빙스턴에서 루사카까지 같이 버스를 타고 왔던 테란 군이었다.
그동안 잠비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왔단다. 테란은 영어를 너무 못해서 같이 올라갔어도 별로 재미는 없을 것 같다.
역시 오늘 안 간다고 하길 잘 했어. 굿 럭을 빌어주고 테란을 배웅했다.
다른데 알아보기도 귀찮고 또 오늘 오후에 한국인이 온다니까 같이 출발하는 걸로 750불에 계약하고 50불을 디포짓으로 주었다.
이제 중요한 일을 마쳤으니 시내 구경하기.
이건 힌두교 사원이었나? 이슬람교 사원도 있고 카톨릭 성당도 있는 동네다.
로컬 레스토랑에서 밥 먹기
이제는 정말 식상한 우갈리, 사마끼(samaki)-생선, 콩요리. 1500실링. 내 앞의 사람은 비슷한 메뉴 먹고 500실링 낸 것 같은데...

시장 쪽으로 가보았다.
거리 모습. 저 'Z'는 이동통신 광고이다.
돌아다니는 사람 많다. 옷가게며 음식점이며 번화한 거리다.
주로 상점 주인들은 남자들인데 여자들이 주인인 옷가게 발견. 눈에 들어오는 치마가 있어 흥정을 시도. 11000실링, 한국돈 8000원정도.
좀 비싸게 주었나?
그동안 입고 다닌 바지 앞단추가 떨어져서 남는 단추 하나만 달라고 하자 바지 벗어보란다.
새로 산 치마를 입고 벗어주니 단추를 단단히 달아준다. 고마운 아가씨들이네. 사진찍어도 되냐고 하니 웃으며 포즈를 취해주었다.
이 할머니가 옷을 만드신다는데 정말일까?
평일 오후 미사가 있길래 참석했다.
성당 모습.
주로 학생들이 오는 미사였는데(부설 학교가 있는 모양) 북치면서 부르는 노래가 정말 감동적이었다.
아프리카에 와서 들은 모든 음악이 정말 놀랍다. 그냥 보통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인데 어찌나 잘 부르는지 말이다.
달라달라, 차장이 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행선지를 외친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모두 다 나와 앉아서 재봉틀을 돌리거나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소니도 있지만,
엘지도 있다. 음,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군요.
저녁에 여행사에 들러 한국인이 왔는지 물어보니 안 왔단다!!!
짐이 안 도착해서 다르에스살람에서 발이 묶어버렸단다. 이걸 어쩌나. 우선 하루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킬리만자로 등반의 기지인 모시인데 외국인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지금이 비수기이긴 비수기인가 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 '잠보' 하고 인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