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2. 23:14

D+45 070429 sun 내일은 꼭 올라야지, 킬리만자로.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국 사람이랑 같이 가기 위해 돈도 더 많이 주고 시간도 허비했는데 미스터박은 오지 않고, 괜히 남에게 의지하려고 한(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지 않는가?)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오늘 안 오면 내일 혼자 간다.
상근과 에밀리오와 키볼로로니(kiboroloni market)에 가려다 오늘 안 연다고 하여 무유니 마켓에 갔다.
여긴 우리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시장, 엄청난 바나나다.
무유니 시장 풍경, 다시 등장한 상근과 에밀리오. 옷가게의 옷들은 대부분 중고, 음식이며 약이며 배낭, 신발등등 필요한 것은 다 있다.
긴 바지 하나, 단지 한국산이라는 이유로 구입, 25000실링 부른 걸 15000실링에 깎아서 샀는데 에밀리오는 석연챦은 표정이다.
더 깎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튀기는 음식이 많다, 치킨, 감자튀김, 바나나까지...!
바나나 튀김, 고구마 같은 맛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날 것이 더 나은 맛이라는 결론.
점심 먹으러 갔다.
우갈리, 고기, 콩, 나물, 바나나.
우리도 진 밥, 된 밥이 있듯이 우갈리도 그렇다. 이건 좀 더 퍽퍽했다.
음악을 씨디에 구워파는 가게가 있는데 에밀리오가 씨디를 좀 사고 싶다고 해서 무지 오래 기다렸다.
가는데마다 심하게 네고를 하고 뭐 살때마다 싸네 비싸네 잔소리를 하니 나도 좀 피곤했다.
불만에 찬 상근. 헤어지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은데, 에밀리오가 불평은 해도 상근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의지하고 또 동생이라(한국적인 생각) 얼마간은 더 같이 다닐 거란다.
버스 터미널 풍경,
저녁에 여행사 가서 물어보니 미스터 박은 아직도 짐이 안 와서 잔지바르에 며칠 갔다가 짐을 찾아 여기로 온단다.
그래, 나는 내일 가야만 하겠다. 미스터 박은 여기서 자기를 그렇게 애타게 기다렸던 사람이 있었던 것을 알기나 할까?
저녁은 우갈리가 아닌 다른 걸 좀 먹고 싶었다. 상근도 누나 내일 산에 가니 잘 먹어야 한단다.
인도 음식과 중국음식을 같이 파는 식당에 갔다. 주인은 인도인이다.모시에 참 인도 사람이 많다.
마늘 볶음 국수와 볶음밥 시켰는데 여태껏 아프리카 와서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이 좋았다. 함께 나온 칠리소스는 떡볶이 양념 맛이었다.
저 둥그런 밀전병은 '도사'라 불리는 인도 음식, 에밀리오가 시킨 것이다. 진짜 인도식이냐는 둥 비싸다는 둥 잔소리를 잔뜩 한 후.
물가가 비싼 네 나라(스웨덴)에서는 어떻게 밥먹고 사니, 하니 자기나라에서는 절대 외식을 안 하니 상관없단다.
나랑 상근은 허겁지겁 너무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매운 맛이 사무칠 줄 몰랐다.
상근은 여기 하루 이틀 더 있다가 아루샤로 간단다. 5일 뒤까지 근처에 있으면 한 번 더 볼 수 있고 아니면 여기가 마지막 만남이다.
잠비아 빅폴에서 만난 후 여기까지 같은 길을 온 상근, 타자라에서 우연히 만나고 잔지바르 페리에서도 우연히 만나고, 이 넓은 대륙을 헤매는 한국 사람은 우리 단 둘인 것 같은 느낌.
한국말로 떠들 친구가 있어 든든했는데 낼부터 저 높은 산을 어떻게 혼자 오르지? 상근도 내가 많이 걱정이 되는 듯했다.
우리 아프리카에서 다시 못 만나도 한국 가면 꼭 다시 만나자, 몸조심하고 잘 가.

킬리만자로...여기서는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시도하는 사람 중 단지 50%만 꼭대기에 오를 수 있다는 산, 나 잘 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