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7. 17:44

<로마여행>오늘도 학회 참석 중

시차에 적응하기에는 여행기간이 너무 짧다.
지금 몇 시지, 혼돈스러운 머리로, 다행히 조금밖에 구겨지지 않은 포스터를 말아쥐고 어제 왔던 길을 되짚어 학회장으로 향한다.
일찍 온 편, 포스터 전시장이 거의 비어 있다.
왼쪽 포스터가 내가 붙인것, 내가 쓴 것은 아니고 친구 김교수가 쓴 것, 내 이름은 중간에 들어가 있다.
새벽부터 움직였더니 정신이 몽롱, 마침 커피 타임이다.
아주 쓴 커피와 초콜렛 미니 크로와쌍이 준비되어 있다.
과일이 있는 게 좀 특이하다.
아직도 아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만났다. 아니 이 쪽에 발 들인 지 얼마 안 되서 아는 사람이 없다.
담배에 관대한 유럽답게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담배 연기를 뿜어낸다. 자가면역질환에 담배가 위험요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데...
아까보다는 붐비는 포스터 전시장.
오늘도 공부 열심히...
강의나 연구 발표를 듣다가 지루하면 포스터도 좀 둘러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이런 연구를 하고 있구나, 나는 이런 걸 한 번 해볼까, 자극도 받고 아이디어도 얻는게 국제 학회에 가는 목표라는 게 우리 보스의 말씀. 
드디어 점심시간, 부페라고 해서 기대를 했건만,
엊그제 먹었던 애벌레 모양의 파스타와 마른 피자, 보리쌀 샐러드가 전부. 원래 국제 학회라는 게 다 이런 건가?
서양 사람들은 서서 하는 걸 좋아해서 따로 앉을 자리가 없다. 화장실 앞에 앉아서 밥을 먹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너무 피곤해서 오후 세 시에 학회장 탈출.
잠깐 자고 일어나서 놀러 나가려고 했는데 눈을 떴더니 새벽 세 시, 배는 고프고...
로마에서의 또 하루가 이렇게 허무하게 가버렸다.
아침 식사 때 챙겨놓은 사과 한 개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잘 수 밖에 없었다.
여행할 때 여기저기서 먹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던 골든 딜리셔스 품종의 사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