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18. 17:44

<에티오피아>은또또 올라가는 길

토요일, 아디스 아바바를 떠나는 날, 마지막으로 여기 저기 구경을 좀 하기로 했다.

토요일의 벼룩 시장, 아기 보행기, 장난감 자동차. 어디서나 아기들은 태어나고 걸음마를 시작한다.
헌 옷 뭉치, 우리가 헌 옷 수거함에 넣은 옷도 여기 와 있을지 모른다.
아디스아바바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는 은또또(Entoto)로 향하는 길.
은또또에 가는 건 나무해서 내려오는 여인네들을 보러가는 거라고 해서 무슨 얘기인가 했더니,
이렇게 나무를 지고 내려오는 여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당나귀도 애쓴다.
이런 풀은 양 먹이인가?
무겁겠다.
허리가 꼬부라진 할머니, 아주머니, 젊은 여인까지 한가득 나무를 지고 내려온다. 남자는? 단 한 명도 못보았다. 에티오피아도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회인데 남자들은 놀고 궂은 일은 여자들이 다 한단다.
바로 이 길가에도 나무가 많은데 어디서부터 나무를 해서 내려오는 걸까?
이 지역은 보호지역(?)으로 나무를 베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고. 그럼 금지된 지역에서 나무를 베면 어떤 벌이 주어질까? 감옥?먹여줘서 좋다고 들어간다, 벌금? 벌금 낼 돈이 없으니 아무 소용 없다. 그래서 손을 자른단다. 으,쓰면서도 끔찍하다.
그런 이유로 에티오피아 여인들은 은또또 산 저 너머에서 나무를 해서 이고 지고 내려온다, 평생, 등이 90도로 굽을 때까지...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이나 올라가니 아디스아바바가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