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9. 17:49

2010년 읽은 책, 7월-12월

7월
Corduroy Mansion Alexander McCallSmith
로마에서 사 온 책. Scotlantd street 시리즈의 런던판. 결국은 다 똑같은 이야기인데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 그의 시리즈를 멈출 수가 없다.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백양이 놀러왔을 때 읽고 있던 책, 내가 관심을 보이니 한 권 사놓고 가버렸음. 해먹을 것 다 해먹고 뒤통수를 쳤다고 그를 평가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안 읽었을 것이다.

8월
고령화 가족 천명관
나우루 공화국의 비극 릭 폴리에
아웃라이어: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총, 균, 쇠 제레미 다이아본드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왜 그들은 우리보다 못살고, 또 다른 이들은 우리보다 잘 사는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 궁극적으로는 어디에 위치했는 가 하는 부동산의 문제라는 것.

9월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
뭔가 더 있을 것 같았는데 약간 허무. 일본 병원도 정치가 난무한다. 어디나 사람사는 데는 그런 듯.
Olive Kitteridge Elizaberth Strout
10여년전, 같은 작가의 <Amy and Isabelle>(번역본은 타인의 여름, 지금은 절판되었다)을 읽고 무척 감명받았다. 이 책은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미국 소도시에 사는 평범한 미국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그럭저럭 괜찮은 책이었다.
행복의 지도 에릭 와이어
내가 찾고 있던 것도 그것, 어디서 사람은 가장 행복할까? 여기 아니고 거기?
슈퍼 괴짜 경제학: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괴짜 천재의 실전 경제학 스티븐 래빗, 스티븐 더브너
<괴짜 경제학>보다는 흥미가 떨어진다. 워낙 요즘 이런 류의 책이 많이 나와서, <아웃라이어>도 그렇고.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 : 종암에서 힐탑까지, 1세대 아파트 탐사의 기록 장림종, 박진희
지속가능한 건물, 도시를 만들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해야할 터인데 자본의 무자비한 공격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

10월
White tiger Arabind Adiga
마구 써내려간 듯한 강렬한 책. 자기 나라의 치부를 이렇게 속속들이 밝히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완벽한 가격 (Cheap) 엘렌 러펠셜
싼 물건들의 진실을 보여준다. 그래도 만원보다는 9900원짜리를 고르게 되는건 어쩔 수 없다. 새우에 맛들인 현대인을 위해 맹그로브 숲을 새우 양식장으로 만든게 쓰나미의 원인이었을 수도 있다고?
작업실 탐닉 세노 갓파
이런 사람이 존재해서 조금 더 즐거운 세상이 되는 것 같다.
너는 모른다 정이현
너무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는 가족이라 비현실적이다. 경계성 인격장애의 딸에 방화중독자 아들, 숨겨놓은 애인이 있는 새엄마, 장기 밀수자 아빠라니 이거 원...! 끝까지 밀고 나가는 흡인력은 있지만 살짝 지루하기도 했다.

11월
이것이 인간인가 쁘리모 레비
주기율표 쁘리모 레비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서경식
미식 견문록 요네하라 마리
유머와 성찰이 공존하는 유쾌한 책, 56세에 난소암으로 사망했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흑단 카푸진스키
유일하게 번역된 그의 책인데 많이 팔리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왜 다른 사람들은 이런 책을 안 읽는 걸까?

12월
문화편력기 요네하라 마리
공산주의자의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프라하에서 보내고 러시아어 국제통역사로 일하는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다섯번째 여자 헤닝 만켈
추리소설을 쓴다기보다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쓰는 이야기. 스웨덴 사람들이 이렇게 사는구나 하는 새로운 관점. 우리의 스웨디시 가이 에밀리오가 왜 끊임없이 자기 나라를 탈출하는가에 대한 뒤늦은 해답. 결말은 허무, 추리소설이 다 그런걸까?
목욕, 역사의 속살을 품다 캐서린 애션버그
이런 종류의 책 중 특별히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주제는 분명 흥미로웠다. 더러움의 정도로 계급을 나누고 냄새로 타인을 무시하는, 청결에 대한 사회통념의 분석이 재미있다.
올가의 반어법 요네하라 마리
프라하와 모스크바를 넘나드는 초기는 무척 재밌었는데 뒤로 갈수록 힘이 빠졌다. 철의 장막 시절의 러시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는 책.
팬티인문학 요네하라 마리
인문학을 '팬티'얘기처럼 재밌게 풀어놓은 책인 줄 알았는데 진짜 '팬티'를 다루었다. 지저분한 얘기도 있고 일본 '훈도시'에 대한 것도 많이 나오고, 이 작가의 책 중 제일 별로였다.
과식의 종말 : 탐욕스러운 식욕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데이비드 A. 케슬러
지방, 설탕, 소금, 삼박자가 과식을 조장한다. 한 두 개만 먹으려고 과자 한 봉지를 뜯으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책. 가공식품을 살 때마다 첨가물 표시를 열심히 읽지만 안 먹고 살기는 참 어렵다. 
마녀의 한다스 요네하라 마리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에 관한 이야기. 일본 사람들의 서양에 대한 열등감은 뿌리가 깊은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자존심이 더 센 것 같기도 하고... 
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아리카와 히로
자본주의에  순응하는 일본 젊은이를 그린 책.
가난뱅이의 역습 : 무일푼 하류인생의 통쾌한 반란 마쓰모토 하지메
자본주의에 반항하는 일본 젊은이가 쓴 책.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면 뭐해, 갖가지 광고의 공격을 받으며 물건을 사들이고, 주택 대출금을 갚아나가며 돈의 노예로 살게 되는 걸, 안 벌고, 안 쓰고, 그런 걸 강요하는 사회에 반항하며 재미있게 살자는 이야기.


일 년 동안 아무것도 이룬 일이  없다는 허무에 시달리는 요즘, 읽은 책이라도 적어놓으니 그 허무함이 좀 엷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내년에는 뭐 좀 재밌는 일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