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 23:04
D+40 070424 tue 해변에서 빈둥대기,능귀
2008. 9. 2. 23:04 in 2007세계일주/잠비아,탄자니아
새벽에 깨보니 빗소리가 심상치 않다. 해변에서 마지막 날을 빗속에서 보내게 되겠군. 이런이런...
흐린 하늘과 바다.
구름이 언제쯤 걷히려나?
또 밥과 생선과 나물과 국. 밥에서 버터 냄새가 좀 났지만 모든 음식은 싹싹 긁어먹기.
날이 완전히 개었다. 이얏~호!
파란 하늘.
역시 썬탠에 목숨건 웨스턴들.
더 하얗게 보이는 백사장.
저 배를 타고 나가는 투어도 있다. 돛단배...이름이 있었는데...까먹었다.
해가 점점 서쪽으로 향하고 물이 차오른다.
조용하던 해변에 저 사람들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야?
무슬림은 술도 안 마신다지만 어딘가 로컬 술집이 분명히 있다는데 아무도 안 가르쳐 준다.
하릴없이 누워있다가 9시가 되어서야 아침 먹으러 갔는데 비 계속 내린다.
밥먹으며 옆 방의 Dutch(네덜란드) 커플과 얘기를 좀 했다.
말라위에서 volunteer 로 일했고 돌아가기 전에 여행하고 있단다. 아프리카에는 참 자원봉사 하러 온 서양인들이 많다.
영어를 거의 못하는 하이드룬도 남아공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종교적인 이유 아니면 그런데 참여하기가 힘든 것 같은데 말이다.
침대라도 편해서 다행이다. 계속 뒹굴뒹굴, 언제 비가 개려나...
오후 한 시가 되자 좀 비가 그치는 듯 하다. 배도 고프고 다시 나가봤다.
아줌마도 비 그치니 나오셨군요.
모래는 참 하얗고 곱다. 내 발, 시커멓게 탔다.
해변가에는 투어리스틱한 식당 뿐이어서 어제 둘러보았던 마을에 가서 점심을 먹을까 한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씌여 있는 학교 컴퓨터실. 시도해봤으나 우리나라 홈피는 너무 느려서 포기.
학교 풍경, 하얀 웃웃과 파란 하의로 된 교복, 여학생들은 머리에 히잡을 둘렀다.
동네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물웅덩이 때문에.
빵집에 들어가서 밥을 먹을 수 있냐고 물었다. 빵을 굽던 아저씨가 가정집 부엌 같은 곳으로 데러가 화로를 보여준다.
아줌마가 쭈그리고 앉아 뭔가를 만들고 있다. 대충 달라고 했다.
좀 불쌍해 보이는 밥먹는 모습.
언제 다음 식사를 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으므로 생긴 습관, 먹을 수 있을때 먹어줘야 한다.
1000실링, 여행자 식당에서 먹으면 5000실링쯤 든다.
내일 스톤타운으로 갈 달라달라 시간을 알아봐야 하는데 어디서 타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어떤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따라오라는 시늉. 좁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빠져나가 데려다 주었다.
여기는 다르에서살람이나 스톤타운 같은 도시가 아니라 시골인 것이다. 사람들이 더 친절하다.
1500실링에 내일 오전 중 출발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다시 해변으로 돌아왔다.
이런 해변을 만날 기회가 금방은 없을 것 같은데 티셔츠 자국 없어질 만큼 태워야 하는데...
수영하고 썬탠하고 물이 참 맑고 따뜻하다.
모래에 누워있다가 몸이 좀 더워지면 물에 뛰어들고 다시 나와서 몸을 말리고 책을 읽고...
조금 지루하기도 한데 시간이 천천히 가는게 좋다.
개의치 않고 수영중, 어디서 "누나, 혼자 거기서 뭐해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건 환청?
갑자기 나타난 상근과 에밀리오. 어제 동쪽 해변으로 갔는데 비싸고 해변도 별로라 지금 왔단다.
헤어진지 이틀도 안 됐는데 다시 보니 반갑다. 혼자 있어도 좋지만 친구들과 있으면 더 좋다.
다시 등장한 짠돌이 에밀리오 군.
멋진 부산 사나이 상근. (좀 아까 메신저로 대화. 인턴 사원으로 독일에 가있다고, 역시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상근, 잘하고 있군.)
물의(?)를 일으켰던 비키니 사진. ㅎㅎ
저녁 먹으러 마을로 출발. 생선을 튀겨 파는 좌판 발견.
정말 맛있다. 숨도 안 쉬고 두 마리 먹어주었다. 갓 요리한 뜨거운 음식은 언제나 맛있다는 상근의 말.
진짜 저녁 식사는 우갈리.
점심 먹은데보다는 상태가 좀 나아보이는 식당. 꼭 차를 같이 준다. 우갈리+생선 600실링, 차 100실링.
Mealie pop(옥수수 가루) 로 만든 아프리카인의 주식.
짐바브웨에서는 Sadza(사짜), 잠비아에서는 Nshima(은시마), 탄자니아에서는 우갈리라 불린다. 손으로 먹는게 진짜.
생긴건 백설기처럼 생겼지만 아무 맛이 안 난다. 질리도록 먹었다, 아프리카에서, 우갈리...
무슬림은 술도 안 마신다지만 어딘가 로컬 술집이 분명히 있다는데 아무도 안 가르쳐 준다.
결국 관광객을 위한 술가게에서 맥주 한 병씩을 사갖고 나오는데 한 무리의 아저씨들이 술냄새 풍기면서 등장.
점심을 먹었던 빵집 아저씨가 나를 알아보더니 갑자기 내 볼에 뽀뽀를 한다.
점심때는 무뚝뚝하게 말도 잘 안 받아주더니만, 역시 무슬림도 술취하면 별 수 없군. 내가 그냥 봐 준다. 봐 줘.
해변에서 별을 보며 가까운 클럽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를 들으며 맥주를 마신다.
내일 떠나기가 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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