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1. 16:44

12월의 집밥

시작은 가볍게 샐러드로. 12월 초만해도 날씨가 더워서 찬 음식이 땡겼다.

토마토, 오이, 양파의 조합. 양파는 겉모습은 마늘 같이 생겨서 껍질을 벗기기가 힘든데 내용물은 양파 맛.

날로 먹기에는 너무 매워서 결국 양파는 안 먹었다.

그 양파를 넣어 만든 오뎅볶음과 스팸 부침.

토마토, 오이, 치즈는 괜찮은 조합이었음.

바게뜨 빵 두 조각과 같이 먹음.

5개월전 한국에서 가져온 김치의 마지막 해결책, 김치부침개.

오랜만에 시장에 갔다가 라오 음식에 도전해보고자 팟봉(모닝글로리)를 사왔다. 라오 음식점에 가면 제일 부담없이 시키는 게 팟봉 볶음(쿠아 팟봉)이다. 향이 진하지 않아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는다.

마늘과 쥐똥 고추를 기름에 볶다가 팟봉을 넣고 굴소스로 간을 맞추면 된다.

오, 파는 거랑 똑같은 맛이야. 고추를 많이 넣었더니 맵기는 했다.

고샘이 비엔나 소세지를 갖고 와서 만든 소세지 볶음.

똑같은 떡볶이에 질려서 기름 떡볶이를 흉내내려 했는데 양념이 금방 타 버렸다. 사진에 안 나오는 뒷쪽은 더 까맣다는...

냉장고에 김치가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무의식적으로 집어온 무우와 배추. 우리나라 무우는 통통한데 여기 것은 비리비리하다.

토요일 점심부터 두 가지 김치 한꺼번에 담기 시도.

깍두기.

배추김치는 양념이 모자라 고춧가루를 마구 뿌렸다.

배추김치가 거의 백김치 수준이다. 어떤 칼질에도 견딜 것 같이 생긴 도마는 2만낍주고 산 것.

김치는 안 익었을 떄는 맛이 없었는데 냉장 보관 일주일 후부터 정말 맛있게 익었다. 인간이 대충 만들어도 맛있게 해 주는 유산균에 감사. 출장 일주일 후 돌아가면 완전 시어질 것 같아 걱정.

남은 감자와 오이 처치용 샐러드.

마요네즈와 후추만 넣었음. 

토요일 하루에 이거 다 만들었음.

일요일엔 떡볶이와 감자 샐러드.

한국에서 수입한 오뎅 중 제일 싼 것을 골랐더니 맛이 없었다. 태국이나 베트남 것에 익숙해졌나 보다.

엄마네 반찬에서 바나나 우유를 발견하고 너무 반가워서 집어왔다. 어느 날 아침, 치즈를 얹은 바게뜨와 망고와 바나나 우유.

맛없는 오뎅 처치용 오뎅 볶음. 마른 고추는 중국집에서 남은 것 싸갖고 온 것. 닭고기 볶음을 시켰더니 마른 고추가 가득 덮여서 나왔다.

12월 중순부터 날씨가 많이 추워져(그래봤자 아침 온도 14도 정도인데 난방 장치가 없고 단열이 안 되는 여기서는 무척 춥게 느껴진다) 따뜻한 음식이 땡겼다.

마침 읽고 있던  마이클 폴란의 'Cooked'란 책에서 양파를 볶아 베이스로 만든 수프에 대해 나와 시도해 보았다.

양파를 충분히 볶다가 토마토를 넣어 볶고 물을 넣고 끓였다. 병아리콩이 어울릴 것 같아 같이 끓였는데 이게 잘 익지 않아 거의 한 시간쯤 졸아들면 다시 물을 넣고 또 넣고 끓였다. 간은 소금과 후추로만 했는데 기막힌 맛이 나왔다. 유명한 양식당 토마토 수프보다 맛있었다면 과장이겠지만 진짜 맛있었다. 콩을 익히기 위해 오래오래 끓인 것이 비결인 것 같다.

다른 종류의 치즈가 먹고 싶어서 고트 치즈를 샀는데 너무 짰다.

수프와 샐러드.

어느 날의 저녁 노을.

과일가게에서 팔던 주황색 호박이 신기해서 사 왔다. 토마토 수프 생각하고 비슷하게 수프 끓여봤는데 이번엔 실패. 양파가 충분히 안 익었고 내가 갖고 있는 믹서로는 부드럽게 갈아지지가 않아 맛이 별로였다.

내가 좋아하는 네모난 오뎅이 없어 동그란 걸 사봤더니 뭔가 동남아 맛이 났다.

집에 식재료가 없어 그나마 있는 병아리콩으로 콩조림 만드는 중. 쥐똥 고추 통째로 넣었다. 콩은 미리 삶아서 넣었는데도 푹 익는데 시간이 걸렸다.

이건 보통의 콩장과는 다르게 젓가락으로 집어먹기는 어렵다.

두부 조림. 두부는 K마트에어 만들어서 파는데 막상 잘 사 먹게 안 된다.

두부보다는 양념이 맛있었다.

중국집에서 남겨온 마른 고추 다 쓸어넣고 만든 오뎅볶음.

다 내가 만든 음식으로 차린 밥상. 백김치는 익은 후 오렌지색이 되었는데 그래도 맛있다,

인스턴트 음식도 있지만 자급자족을 실현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우돔싸이에 출장 와서 언 손을 호호 불며(진짜 손이 시림) 포스팅하고 있으니 집에 가서 김치에 밥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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