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긴 우리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시장, 엄청난 바나나다.
무유니 시장 풍경, 다시 등장한 상근과 에밀리오. 옷가게의 옷들은 대부분 중고, 음식이며 약이며 배낭, 신발등등 필요한 것은 다 있다.
우갈리, 고기, 콩, 나물, 바나나.
우리도 진 밥, 된 밥이 있듯이 우갈리도 그렇다. 이건 좀 더 퍽퍽했다.
불만에 찬 상근. 헤어지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은데, 에밀리오가 불평은 해도 상근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의지하고 또 동생이라(한국적인 생각) 얼마간은 더 같이 다닐 거란다.
버스 터미널 풍경,
킬리만자로...여기서는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시도하는 사람 중 단지 50%만 꼭대기에 오를 수 있다는 산, 나 잘 할 수 있겠지?
한국 사람이랑 같이 가기 위해 돈도 더 많이 주고 시간도 허비했는데 미스터박은 오지 않고, 괜히 남에게 의지하려고 한(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지 않는가?)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오늘 안 오면 내일 혼자 간다.
상근과 에밀리오와 키볼로로니(kiboroloni market)에 가려다 오늘 안 연다고 하여 무유니 마켓에 갔다.
긴 바지 하나, 단지 한국산이라는 이유로 구입, 25000실링 부른 걸 15000실링에 깎아서 샀는데 에밀리오는 석연챦은 표정이다.
더 깎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튀기는 음식이 많다, 치킨, 감자튀김, 바나나까지...!
바나나 튀김, 고구마 같은 맛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날 것이 더 나은 맛이라는 결론.
점심 먹으러 갔다.
음악을 씨디에 구워파는 가게가 있는데 에밀리오가 씨디를 좀 사고 싶다고 해서 무지 오래 기다렸다.
가는데마다 심하게 네고를 하고 뭐 살때마다 싸네 비싸네 잔소리를 하니 나도 좀 피곤했다.
저녁에 여행사 가서 물어보니 미스터 박은 아직도 짐이 안 와서 잔지바르에 며칠 갔다가 짐을 찾아 여기로 온단다.
그래, 나는 내일 가야만 하겠다. 미스터 박은 여기서 자기를 그렇게 애타게 기다렸던 사람이 있었던 것을 알기나 할까?
저녁은 우갈리가 아닌 다른 걸 좀 먹고 싶었다. 상근도 누나 내일 산에 가니 잘 먹어야 한단다.
인도 음식과 중국음식을 같이 파는 식당에 갔다. 주인은 인도인이다.모시에 참 인도 사람이 많다.
마늘 볶음 국수와 볶음밥 시켰는데 여태껏 아프리카 와서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이 좋았다. 함께 나온 칠리소스는 떡볶이 양념 맛이었다.
저 둥그런 밀전병은 '도사'라 불리는 인도 음식, 에밀리오가 시킨 것이다. 진짜 인도식이냐는 둥 비싸다는 둥 잔소리를 잔뜩 한 후.
물가가 비싼 네 나라(스웨덴)에서는 어떻게 밥먹고 사니, 하니 자기나라에서는 절대 외식을 안 하니 상관없단다.
나랑 상근은 허겁지겁 너무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매운 맛이 사무칠 줄 몰랐다.
상근은 여기 하루 이틀 더 있다가 아루샤로 간단다. 5일 뒤까지 근처에 있으면 한 번 더 볼 수 있고 아니면 여기가 마지막 만남이다.
잠비아 빅폴에서 만난 후 여기까지 같은 길을 온 상근, 타자라에서 우연히 만나고 잔지바르 페리에서도 우연히 만나고, 이 넓은 대륙을 헤매는 한국 사람은 우리 단 둘인 것 같은 느낌.
한국말로 떠들 친구가 있어 든든했는데 낼부터 저 높은 산을 어떻게 혼자 오르지? 상근도 내가 많이 걱정이 되는 듯했다.
우리 아프리카에서 다시 못 만나도 한국 가면 꼭 다시 만나자, 몸조심하고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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