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로 야유회를 가다.
토요일에 45인승 버스를 빌려 야유회를 가는데 같이 가자는 권유를 받았다. 호숫가에 가서 배도 타고 버스 안에서 가라오께도 한다는데 한 번 가볼까?
아홉 시 출발이라고 들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느긋하게 열 시 다 되어서 출발, 가다가 국수도 사고 맥주도 몇 박스 싣고 아침 못 먹은 사람들을 위한 바게뜨 빵도 사고 사람들 픽업도 하고...
버스 안은 관광버스 분위기, 노래와 춤과 맥주가 같이한다. 천장에 매달린 선은 가라오께를 위한 마이크 선, 아이디어가 끝내준다.
비엔티안에서 두 시간쯤 북쪽으로 달리니 엄청나게 큰 호수가 나타난다. 댐을 건설함으로써 생긴 인공 호수이다.
이따가 저 배를 타는 걸까?
배 한 두 대가 떠 있는 선착장에 식당이 한 개 있는 것이 전부인 곳이다.
우선 생선구이와 죽순 국, 까오뿐(쌀국수의 한 종류)를 배를 채운다.
여기서도 노래와 맥주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제 배도 불렀으니 배를 타자.
어디까지 가는 걸까?
햇볕은 뜨겁고 양철지붕은 타는 듯한데 그 위에 올라가서 즐거워하는 동료들.
물에 비친 산 풍경이 아름다운데 엔진 소리는 너무 시끄럽고 바람 하나 안 불어와 무척 덥다.
과장을 조금 섞으면 베트남의 하롱베이?
수몰된 지역이라 물 속에 뿌리를 박고 있는 나무도 몇 그루 보인다.
배 안에서도 여전히 맥주를 마시며 또 졸면서 호수를 돌아 두 시간만에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아까 먹다 남은 국수와 생선으로 배를 채우고 이제 돌아가야 할 때.
라오스도 벼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이미 누렇게 익은 벼와 초록색의 벼가 공존한다.
시장에 들르기 위해 잠깐 멈춘 버스, 한국에서 수입한 중고차다.
모두들 우루루 내려 채소와 과일 등을 산다.
토끼는 야생토끼일까?
메뚜기 튀김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메뉴.
번데기는 우리나라 것보다 통통하게 생겼다.
털달린 흉칙한 것이 뭐냐고 물어보니 돼지 피부라고. 털은 먹음직하게 보이라고 그냥 둔 걸까?
나는 아주 소심하게 고구마 두 개를 오백원 주고 샀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노래와 맥주는 이어지고 6시 넘어서 비엔티안에 도착, 하루종일 먹고 마시고 노래하는 라오스의 야유회가 이렇게 끝났다. 꼭 봐야할 것도 해야할 것도 없는 이런 느슨한 야유회도 재미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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