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 01:10
어느 토요일, 두리안
2014. 7. 2. 01:10 in 라오스 2012~2015/살아가기
오랜만에 한가한 토요일, 오늘 아침 산책길은 라오 타이 로드에 새로 생긴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한국 책나눔터를 거쳐 싱싱한 두리안을 사오는 걸 목표로 삼았다.
아이스 카페라떼 한 잔 먼저 마시고 쿠비앙 로드의 트럭 노점상에서 잘 익은 두리안을 하나 골랐다.
과일 가게에서는 1kg에 25,000kip을 부르는데 트럭 노점에서는 20,000kip.
잘 쪼개지게 칼집을 넣어 신문지로 싸주었다.
표면이 보기보다 뾰족해 고무장갑을 끼고, 나중에는 칼을 지렛대로 사용해 겨우 속살을 꺼낼 수 있었다.
보통 과일가게에서는 과육을 꺼내 랩으로 싸주는데 내가 하려니 힘들다.
흐흐, 왜 사람들이 두리안 냄새를 고약하다고 할까, 이제는 향기롭기만 하다.
냉동실에 얼렸다 꺼내 먹으면 냄새도 덜 나고 아이스크림같이 진짜 맛있다. 앞으로 일주일간 먹을 간식 확보.
책나눔터에서 빌려온 책은 국경없는의사회 멤버인 부인의 임지를 따라다니며 아이를 키우고 만화를 그리는 작가의 버마 이야기와 두께로 사람을 압도하는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
모방범 읽다가 오싹해져 버렸다. 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읽기는 해야할 터인데 다시 시작할 엄두가 안 난다.
점심은 냉동실에 남아있는 6개월전의 돈까스, 역시 너무 튀겨버렸다. 아직 두 개나 더 남아있는데 언제 또 먹지?
저녁은 하이라이스,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누가 오뚜기 분말을 줘서 만들어보았다. 역시 카레라이스가 낫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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