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8. 10:02

9월의 일상, 비엔티안, 라오스

음...핸드폰을 친구가 쓰다 버린(?) 갤럭시 투로 바꿨더니 영 사진이 아니다. 아이폰 6가 나오면 아이폰 5 가격이 떨어지려나? 중고 공기계라도 하나 사야 하나?

어쨌든 9월의 일상.

후아판에서 마담 B와 닥터 P, 내가 제일 좋아했던 운전사 미스터 쌩이 비엔티안에 왔다. 제대로 작별인사도 못했기에 맥주 한 잔 하러 갔다.

세타팰리스 호텔 앞의 쇠고기 식당에 갔는데 쇠고기는 삶아 나와서 별 맛이 없었고,

이 작은 생선 튀김이 굉장히 맛있었다. 민물 생선은 아닌 듯하고 러시아에서 수입한 거라나 뭐라나.

찡릿이라는 벌레도 시켰다. 술김에 입에 넣어봤더니 고소하고 맛있어서 몇 개 더 집어먹었다. 나도 드디어 곤충섭식자가 된 것이다.

남푸 바로 옆 새로 생긴 이비스 호텔 점심 뷔페, 80,000킵(10달러)로 샐러드 뷔페 외에 쇠고기, 돼지고기 스테이크, 닭꼬치를 무제한 구워주고 바로 만들어주는 세 종류의 스파게티도 무제한.

깔끔한 인테리어에 음식도 맛있는데 갈 때마다 사람이 너무 없어 뷔페 식당 망할까 걱정되는 중.

오른쪽 아래는 김치라고 적혀있는데 식초를 넣어 막 버무린 듯한 상큼한 신맛이 난다. 나는 좋은데 대개 다른 한국 사람들은 김치맛이 안 난다고 안 먹음.

 

라오스를 떠난 미스터 리가 고샘한테 오븐을 주고 가서 고샘이 쓰던 미니 오븐을 나에게 주었다. 돌고도는 물건들.

유기농 마켓에서 산 아스파라거스를 구워보았다.

너무 구웠나? 올리브유, 소금, 후추를 뿌리고 바삭하게 구운 아스파라거스는 너무 맛있었다.

 

Pimenton, Le Bannaton, La Terrace 등 핫한 음식점이 있는 거리에 새로운 레스토랑이 생겼다. 

Couleur d'asie concept store. 

레스토랑 겸, 찻집 겸, 옷 가게도 겸하고 있다.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 됐지만 우아한 분위기.

전등도 맘에 든다. 

여기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는데 그럴 사람이 별로 없음. 


어느 날 점심, 스테이크가 맛있다는 Mandala boutique 호텔 레스토랑에 갔다

나무로 가득한 정원 한 편에 위치해 있다. 

스테이크를 기대하고 왔는데 점심에는 점심 메뉴만 된다고. 3코스 점심 메뉴가 85000kip(10불)이었던가?

샐러드와 수프 중 샐러드를 시키고, 

닭가슴살 스테이크와 생션 중 닭고기를 시켰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약간 퍼석한 닭가슴살. 

옆의 사람이 시킨 생선 요리는 베이컨에 싸서 구운 것이었다. 

디저트는 아이스크림과 파인애플 튀김(!!!). 왜 파인애플을 튀기는 걸까, 그냥 먹는 게 더 맛있는데...

프랑스 직수입 소금 후추통이 제일 맘에 들었다. 뚜껑을 돌리면 소금과 후추가 갈아져 나온다. 나 혼자면 이거 한 셋트로 5년은 쓸 수 있을 것 같다. 

나중에 맛있다는 스테이크 먹으러 저녁에 한 번 와야겠다.


토요일 아침부터 떡볶기.

굵은 가래떡을 대충 잘라서 넣었음. 이제 냉동실에 비상식량 떡이 다 떨어졌음. 

오후엔 고샘이랑 수영을 하러 갔다. 세타티랏 병원 넘어서 우정의 다리 가는 길에 있는 Dok Jumpa 호텔.

중국 사람이 지은 호텔답게 수영장도 무척 큰데 사람도 별로 없다. 단 돈 20,000킵에 샤워장도 그럭저럭 괜찮다. 수건은 deposit 내면 공짜로 빌려준다.

저녁 해가 넘어가자 놀러나온 가족들이 많아졌다. 

수영 끝나고 저녁은 아침에 먹다남은 떡볶기와 샐러드, 빠질 수 없는 맥주 한 잔. 

일요일 점심은 어쩌다가 만난 세 명이 우리집에서 먹었다. 오뎅볶음과 아스파라거스 구이, 올리브와 옥수수를 넣은 샐러드. 

디저트는 냉장고에 남아있던 망고 한 개를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요새는 망고철이 아니라 망고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전에는 더 넓은 집에 살았어도 방문객이 별로 없었는데 요새는 우리집에서 자주 모인다, 아늑하다나 뭐라나...


닥터 S가 생일이라고 초대해서 갔더는 엄청난 채소와 카오뿐이 차려져 있었다. 

잘게 자른 채소를 잔뜩 넣고 생선으로 끓은 국물을 자작하게 부어 맛있게 먹었다. 

후라이팬이 두 개라는 걸 자랑하기 위해 올리는 일요일의 반찬 만들기 사진. 여전한 오뎅볶음과 마른 오징어를 불려 볶은 것. 

두 개 다 한국에서 가져온 건데 언제 다 갖고 온 거지?


왜 자전거는 출근할 때 고장이 나는 걸까, 밤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번 집도 바로 앞에 자전거포가 있었는데 여기도 바로 앞에 있어서 다행이다.

체인이 빠진 걸 손에 기름을 묻혀 가며 10여분이나 시간을 들여 고쳐주었는데 5,000킵(700원)이라고 해서 두 배 만 킵을 주었다. 

 

9월이라 우기도 슬슬 끝나가고 날씨도 많이 서늘해졌다. 햇볕은 여전히 따갑지만 바람은 시원하고 밤에는 에어콘 없이도 견딜만 하다. 해도 많이 짧아져서 5시 반에 퇴근 무렵에는 벌써 해가 많이 기울었다. 이제 비엔티안의 좋은 계절 겨울 건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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