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9. 23:19

D+103 070626 룩소르 하루에 둘러보기

아침 식사는 호박양파국, 김치, 밥 고추장에 비벼먹기.
8시에 투어버스가 왔다. 어제 룩소르 서안 투어를 110P에 신청해 두었다.
가이드는 모나라는 여자. 이슬람 국가에서 여자가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씩씩한 여자였다.
동안은 산 자의 공간, 서안은 죽은 자의 공간. 동안은 시가지인데 다리를 건너 서안으로 가니 바로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왕의 계곡부터 시작.
코끼리 열차, 얼마인지 궁금하다.
각 무덤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투어비에 포함되어 있는데 모나가 표 사오느라고 바쁘다.
무덤인지 언덕인지 구분이 안 되는 풍경, 도굴꾼들을 막기 위해서 그랬을 것이다.
이 언덕 어딘가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무덤도 많을 것 같다.
무덤이 많은데 공개되고 있는 것은  몇 개 안 된다.
카이로 박물관에서 인상깊었던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이 나온 무덤.
들어가도 볼 거 하나도 없다는데 40P나 내고 그냥 들어가봤다. 역시 별 거 없었다. 유물이 놓여있던 장소만 덩그러니.
역시...들어가지 말았어야 한다.

왕비의 계곡에 잠깐 들렀으나 모두 덥고 지쳐서 의욕상실, 다음 목적지인 핫쳅수트 여왕 장제전(Hatshepsut)으로 향했다.
관광지에 흔한 풍경, 투어 버스와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
여왕이 이런 걸 지었다니 더 대단해 보인다.
이 당시부터 자연과 조화되는 건축을 생각했달까...그런 느낌. 뒤의 바위산과 조화가 멋지다.
주차장부터 걸어오기가 쉽지 않다. 어제 기차에서 만나 같이 투어에 참여한 남학생(?)들.
기둥 뿐이고 안에는 별 게 없다. 핫쳅수트 여왕 다음 왕인 투투모시스 3세가 다 파괴해 버렸단다.
여왕 얼굴인가?
저 석상도 원래 기둥마다 있어야 할텐데 말이다.
지금 이렇게 파괴된 상태에서도 충분히 핫쳅수트 여왕의 권력을 느낄 수 있다.
어제 기차에서부터 같이 온 현희,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은주, 내 복장이 좀 튄다.
마지막 코스, 멤논의 거상. 까마귀가 잔뜩 붙어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투어는 1시에 끝났다. 더운 날씨에 모두 지쳤다. 오늘 떠나야 하는 몇몇은 바로 카르낙 신전을 보러 갔고 몇몇은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동안을 다 보고 내일 같이 후루가다로 가자고 의논이 되어 대충 점심먹고 다시 나왔다.
룩소르역.
여기 온 것은 만도를 만나기 위해서다.
나도 오기 전에 인터넷에서 만도에 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국어도 하고 한국 음식 파는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한국인을 잘 도와준다고, 그런데 상업적인 면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이 있다.
다른 친구들이 은목걸이 파는 곳을 알고 싶다고 해서 만도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얘기해보니 무엇이든 도와주려 하는 것 같은데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해 온 나로서는 조금 귀찮다.
카르낙 신전에 6시 30분에 닫는다고 론니에 나와있었는데 만도 말로는 5시에 닫는단다.
진짜? 아닌 것 같은데...우선 가보기로 했다.
택시 타고 도착한 시간이 5시가 좀 넘었는데 매표소에는 5시 30분에 닫는다고 씌여 있었다.
들어서자 마자 나타나는 엄청난 기둥들.
기둥, 엄청나다. 그 옛날에 어떻게 이것들을 만들어 세웠는데 신기할 뿐이다.
몇 천 년 전의 사람들도 지금의 인류와 똑같은 똑똑한 뇌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기술로 가능한 것을 이 때는 인간의 노동력을 사용했다는 것만 다를 뿐.
이렇게 입는 게 제일 시원하다.
테베의 신들과 이집트 파라오에게 바쳐졌다는 신전.
저 상형문자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폐허도 있고,
이 주위를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나?
잘생긴 사람에 대한 기준은 몇 천년 전이나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나오는 길, 신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양 석상.
무척 넓은 신전이다. 덥고 지쳐 버려서 지금 필요한 것은 시원한 콜라.
시내로 돌아와 맥도날드에 갔다. 룩소르에서 가장 시원한 공간.
오랜만에 한국 여자친구들을 만나 수다떠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한국에서 내가 알고 있던 사람들은 극히 한정적 집단이었는데 여행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다.
저녁이 되니 깨어나는 거리는 이집트 어디나 똑같다.
룩소르 템플은 카르낙 템플에 보고 난 후 보면 실망한다고 해서 패스~
수박과 피자를 저녁거리로 사가지고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왔다.

내일 후루가다에 같이 가기로 했다. 후루가다에 가서 다이빙을 한단다. 나는 홍해를 건너 다합까지 가서 생각해볼 예정.
룩소르, 투어에 참여하고 친구들을 쫓아다니고, 스스로 탐험한 곳이 아니라 그런지 딱 와닿지 않는 도시다. 
나중에 '룩소르' 하면 게스트하우스의 차가운 보리차가 제일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