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4. 23:57
D+101 070624 아스완, 누비아 박물관
2009. 3. 14. 23:57 in 2007세계일주/이집트
조용히 야간 열차 여행을 즐기려 했더니 완전 오산이었다.
람세스 역에서는 타는 사람이 없더니 기자 역에서 단체 여행객이 타는 것이다.
젊은 웨스턴 여행자들, 유럽을 컨티키 투어로 여행하는 것 같은데(왜 유럽을 그렇게 여행할까? 안 그래도 다니기 쉬운 곳인데)어찌나 시끄럽던지...!
우리나라 사람도 그렇지만 서양 젊은 애들이 모여 있으면 정말 시끄럽다. 나머지 승객-나 말고 두 세 명 더 있었다-들은 전혀 안중에도 없이 떠들어댄다.
다행히 모두들 일찍 잠들어서 조금 눈을 붙일 수 있었다.
기차는 계속 남쪽으로 달린다.
나일강 유역의 비옥함을 느낄 수 있다. 이 메마른 땅에 나일강이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지...!
긴 옷을 이은 농부들이 지나가는데 이 풍경은 몇 백 년, 아니 몇 천 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게 없을 것 같다.
갑자기 직원이 카트를 끌고 오더니 아침을 준다.
어, 이런 애기는 못들은 것 같은데 일등석이니 서비스가 좋긴 하군.
빵만 종류별로 다섯 개나 들어있다. 입이 깔깔해 식욕이 없는데 그냥 한 개 먹어봤다. 맛도 별로군.
그런데 좀 있으니 아까 그 직원이 쭈뼛대며 온다. 돈을 내야 한단다.
뭐라구요? 그냥 갖다주고 돈내라니 말이 됩니까? 알고보니 내가 그룹투어의 한 명인 줄 알았나보다.
25P? 기차가 68P인데 정말 말이 안 되는 가격이다.
빵 한 개 밖에 안 먹었다구요, 도로 가져가요. 항의해 봤지만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 속이 계속 쓰리다. 저 시끄러운 단체여행객 때문에 이런 손해를 다 본다.
공짜에요? 라고 물어보는 게 치사해서 그냥 있었는데 다음부터는 꼭 물어봐야겠다.
나일강의 유람선, 기차는 나일강을 따라 달리고 있다.
14시간 만에 이집트 최남단의 도시 아스완에 도착했다.
객차 안은 에어콘을 세게 틀어놔 추웠는데 역 밖으로 빠져나오니 열기가 장난 아니다.
숨이 막힐 듯한 열기, 이게 아스완, 사막의 더위구나.
역 앞 광장 모습. 더워서인지 지나가는 사람도 하나도 없다.
호텔은 찾아볼 것도 없다. 역에서 제일 가까운 Nuba Nile 호텔에 갔다.
에어콘 정말 빵빵한 욕실 딸린 방이 75P, 좀 비싸다. 내일 떠나는 아부심벨 투어는 70P.
좀 깎았는데 이 매니저가 워낙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것 같다. 남보다 항상 더 주고 다니는 것 같다. 내가 좀 물러보이긴 한가보다.
이집트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위성 안테나.
샤워하고 좀 쉬다가 4시 반에 나가보았다. 정말 덥다. 거리에 사람 거의 없다.
누비아 박물관 가는 길.
나일 강에서 펠루카 투어를 해야 한다는데 너무 더워서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걸어가는데 택시가 따라 붙고, 마차가 따라온다.
난 걸어가는데요, 말해주고 씩씩하게 걸어간다.
잘못 선택했다. 너무 멀고 너무 덥다.
거의 일사병에 걸릴 지경, 정신이 다 혼미해온다.
드디어 도착, 전통적인 누비아 건축양식을 본따 지었다는,
누비아 박물관.
내부에 들어가니 에어콘 바람이 정말 시원하게 느껴진다. 구원받은 느낌까지 든다.
전시품도 잘 꾸며놓았다. 카이로 박물관 보다 훨씬 낫고 사람도 별로 없어 돌아보기 좋다.
현대적인 분위기.
아스완댐을 건설하면서 아부심벨과 필레 신전이 물에 잠길 위험에 처하자 전세계 차원에서 몇 년에 걸쳐 그 유적을 옮겼단다.
그 과정들이 사진으로 잘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뭐 어찌어찌해서 이집트가 유물을 다른 나라에 나눠주었다는데 이런이런 조상의 유믈을 팔아먹으며 살고 있군.
유적을 옮기는 것도 다른 나라에서 와서 다 하고 아스완 댐도 독일과 영국이 다 지었다고.
이집트는 관광수입도 많고 나일강 주변에서 농사도 지을 수 있고 석유도 나고 수에즈 운하 통행세도 받는데 왜 가난할까?
궁금한 건 많은데 어디서 해답을 찾아야 할 지 모르겠다.
박물관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저녁이 찾아오자 공기도 조금 시원해진다.
저기 서 있는 아저씨는 저녁 기도를 하고 있다. 하루 다섯 번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이슬람의 전통, 매번 봐도 신기하다.
저녁불빛이 켜지기 시작하는 도시 풍경.
이 여름날에 밤은 구원처럼 찾아온다.
돌아갈 때는 택시가 쫓아오자 바로 타버렸다. 밤이 되니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람 구경도 할 겸 지금 걸어가고 아까 탔어야 했는데...
오늘 저녁은 쿠사리.
쿠사리도 우리의 컵라면처럼 나오는 듯, 인스턴트 맛이 많이 난다. 카이로에서 먹은 것보다 훨씬 맛없었다.
호텔방에 들어와 에어콘을 켰는데도 금방 시원해지지 않는다.
내일 아부심벨 투어, 새벽 세 시에 일어나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잘 버틸 수 있을까?
람세스 역에서는 타는 사람이 없더니 기자 역에서 단체 여행객이 타는 것이다.
젊은 웨스턴 여행자들, 유럽을 컨티키 투어로 여행하는 것 같은데(왜 유럽을 그렇게 여행할까? 안 그래도 다니기 쉬운 곳인데)어찌나 시끄럽던지...!
우리나라 사람도 그렇지만 서양 젊은 애들이 모여 있으면 정말 시끄럽다. 나머지 승객-나 말고 두 세 명 더 있었다-들은 전혀 안중에도 없이 떠들어댄다.
다행히 모두들 일찍 잠들어서 조금 눈을 붙일 수 있었다.
기차는 계속 남쪽으로 달린다.
긴 옷을 이은 농부들이 지나가는데 이 풍경은 몇 백 년, 아니 몇 천 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게 없을 것 같다.
갑자기 직원이 카트를 끌고 오더니 아침을 준다.
빵만 종류별로 다섯 개나 들어있다. 입이 깔깔해 식욕이 없는데 그냥 한 개 먹어봤다. 맛도 별로군.
그런데 좀 있으니 아까 그 직원이 쭈뼛대며 온다. 돈을 내야 한단다.
뭐라구요? 그냥 갖다주고 돈내라니 말이 됩니까? 알고보니 내가 그룹투어의 한 명인 줄 알았나보다.
25P? 기차가 68P인데 정말 말이 안 되는 가격이다.
빵 한 개 밖에 안 먹었다구요, 도로 가져가요. 항의해 봤지만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 속이 계속 쓰리다. 저 시끄러운 단체여행객 때문에 이런 손해를 다 본다.
공짜에요? 라고 물어보는 게 치사해서 그냥 있었는데 다음부터는 꼭 물어봐야겠다.
14시간 만에 이집트 최남단의 도시 아스완에 도착했다.
숨이 막힐 듯한 열기, 이게 아스완, 사막의 더위구나.
호텔은 찾아볼 것도 없다. 역에서 제일 가까운 Nuba Nile 호텔에 갔다.
에어콘 정말 빵빵한 욕실 딸린 방이 75P, 좀 비싸다. 내일 떠나는 아부심벨 투어는 70P.
좀 깎았는데 이 매니저가 워낙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것 같다. 남보다 항상 더 주고 다니는 것 같다. 내가 좀 물러보이긴 한가보다.
샤워하고 좀 쉬다가 4시 반에 나가보았다. 정말 덥다. 거리에 사람 거의 없다.
걸어가는데 택시가 따라 붙고, 마차가 따라온다.
난 걸어가는데요, 말해주고 씩씩하게 걸어간다.
내부에 들어가니 에어콘 바람이 정말 시원하게 느껴진다. 구원받은 느낌까지 든다.
전시품도 잘 꾸며놓았다. 카이로 박물관 보다 훨씬 낫고 사람도 별로 없어 돌아보기 좋다.
아스완댐을 건설하면서 아부심벨과 필레 신전이 물에 잠길 위험에 처하자 전세계 차원에서 몇 년에 걸쳐 그 유적을 옮겼단다.
그 과정들이 사진으로 잘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뭐 어찌어찌해서 이집트가 유물을 다른 나라에 나눠주었다는데 이런이런 조상의 유믈을 팔아먹으며 살고 있군.
유적을 옮기는 것도 다른 나라에서 와서 다 하고 아스완 댐도 독일과 영국이 다 지었다고.
이집트는 관광수입도 많고 나일강 주변에서 농사도 지을 수 있고 석유도 나고 수에즈 운하 통행세도 받는데 왜 가난할까?
궁금한 건 많은데 어디서 해답을 찾아야 할 지 모르겠다.
사람 구경도 할 겸 지금 걸어가고 아까 탔어야 했는데...
오늘 저녁은 쿠사리.
호텔방에 들어와 에어콘을 켰는데도 금방 시원해지지 않는다.
내일 아부심벨 투어, 새벽 세 시에 일어나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잘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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