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5. 22:45

D+167 070829 구겐하임 미술관, 빌바오

햇볓이 내리쬐고 건조했던 마드리드와는 다르게 빌바오는 비가 많이 오는 동네.
캄캄해서 아직 새벽인 줄 알았는데 깨어 보니 9시, 날이 흐리다.
어제 먹을 걸 사오지 못해서 리셉션에 물어봐서 까르푸 익스프레스를 찾아갔다.
전자레인지가 있으니 이것 저것 인스턴트 음식을 사 왔다. 숙소가 맘에 들어 내일 산 세바스티안도 데이트립으로 갔다오기로 결심했으니 2박3일간 먹을 양식. 오늘 아침 식사는 냉동 핏자!

다시 구겐하임 가는 길.
기차역 풍경.
재밌는 벽화
역 내부 벽화, 멋지다.
우리나라로 치면 개천 수준인 강. 이 강을 따라 미술관으로 접근하는 산책로도 신경써서 만든 거라고 한다.
보행자 전용 다리.
날렵한 모습, 마치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다.
강가를 따라 전차도 다닌다. 타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다리를 건너가보자.
비대칭적이면서도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아름답다.
뒤를 돌아보니 쌍동이 빌딩.
구겐하임 미술관이 힐끗 보인다.
색색의 발코니가 달려 있는 건물.
이제 나는 강 이 편에 와있다.
저 다리는 어떻게 건너야 하는 걸까?
오른쪽의 노란색 기둥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이것도 미술관 건축의 일부인것 같은데 무슨 용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드디어 다리 밑에 이르렀다.
배 모양의 강철로 된 건물, 프랭크 게리의 역작, 구겐하임 미술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1억불이 넘는 돈을 쏟아부은 프로젝트. 이 미술관으로 인해 빌바오는 탄광, 테러(독립을 주장하는 바스크 지방의 주도)의 이미지를 벗고 문화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지금은 연간 백만명의 관광객이 구겐하임을 보기위해 이 도시를 방문한다.
나도 그 중의 하나.
다리 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요금. 0.27유로라니, 복잡한 계산을 통해 산출해 낸 가격같다.
고가 도로를 통해 구겐하임으로 접근하는 중.
꽤 높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어젠 저 밑에 있었지. 거미 조각은 어떻게 땅에 고정되어 있는 걸까? 쓰러지지 않을까?
미술관에 비친 내 모습을 찾아보세요.
입구는 강 반대쪽에 있다.
꽃으로 만든 강아지. 강철 미술관과는 웬지 안 어울린다.
26세 이상은 학생할인이 안 되서 좌절, 12.5유로. Ansleim Kiefer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우선 영구 전시, Richard Seura 의 The matter of time.
미술관이 워낙 포스가 강하니 전시도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같다. 역시 강철로 된 조각.
강철 사이를 걸어다닐 수 있다.
모형도 전시되어 있다.
요즘의 예술은 기술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것 같다. 강철판을 만들고 쓰러지지 않게 세우려면 뭔가 수학적, 공학적인 힘을 많이 빌어와야 할 것이다. 루이즈 부르즈와의 거미 조각도 그렇고.
이전의 예술가들이 완벽한 테크닉, 표현력 등을 필요로 했다면 요즘은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 무엇으로 만들까만 생각하면 나머지는 여러 사람의 힘을 빌면 될 것이니 말이다.
내부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삼성도 주요 후원자.
Ansleim kiefer 의 특별전이 거의 미술관 면적의 반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거대하고 강렬한, 갖가지 오브제를 사용한 작품들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소한 회화 따위는 전시되어 있지 않다. 하긴 이런 미술관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구겐하임에서 제일 맘에 들었던 건 구겐하임 미술관 그 자체였다.
비가 내리고 있다.
이제 어디 가지?
오늘 수요일, 빌바오 미술관이 공짜라길래 가보았다.
조금 더 전통적인 미술관. 과천 현대 미술관 같은 분위기다.
오래전 그림부터 현대 바스크 회화까지 전시되어 있었고 바스크 조각이 유명한지 조각 작품도 많이 있었다.
비오는 축축한 날씨, 방에 히터를 트니 좀 낫다. 8월의 스페인에서 히터라니 남쪽 동네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
공짜 인터넷을 새벽 한 시까지 하다가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