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12. 17:51

D+172 - D+178 Portugal, Santiago de compostela

블로그의 대중화를 위해 한글로 한 번 써봅니다.
(사실은 영어로 쓰는데 지쳐버렸다는...)
밤버스를 타고 리스본에 도착했습니다.
이른 아침의 Rossi 광장입니다. 어딘가 낯익다 했더니 마카오에 이런 광장이 있었지요.
마카오는 포르투갈 식민지였구요. 지금은 독립...했나요? 했겠지요?

우선 상 조르제 성에 올라가봅니다. 어느 도시나 높은 곳이 한군데씩 있고 올라가긴 힘들어도 가보면 나름 좋지요.

이런 달동네 같은 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젊은 나도 힘든데 저 할머니, 장본 것 들고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막 앞지르려던 찰나에 나를 보더니 뭐라뭐라 하십니다. 포르투갈어는 따봉 밖에 모르는데...
그러나 저절로 저 짐을 받아들었지요.
한참 올라가 갈림길이 나오자 까스뗄로(castello)는 저리로 해서 오른쪽, 왼쪽 , 올라가고 또 꺾어져서...
설명 한참 해주시더니 '오블리가도'(감사합니다), '아디오스'(잘가요) 하더니 짐 받아들고 가시네요.
포르투갈어 모르는데...마음이 따뜻해지고 그순간 포르투갈을 사랑하게 됩니다.

성위에서는 리스본 시내와 테주강의 모습이 잘 보입니다.
저기 희미하게 보이는 다리가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라는군요.(reference : 우리 아버지 싸이)

도시 곳곳을 달리는 전차가 유명합니다. 아주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고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 같습니다.
귀여운 곱슬머리 운전수는 보너스!!!
다음날 90년전에 성모님이 나타나신 것으로 유명한 파티마 성지에 갔습니다.
저 광장이 순례자들로 꽉 차는 날이 있던데 오늘은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한 일은...생애 처음으로 고해성사 하기.
영어로 어떻게 해야하나 영작하고 있는데 한 신부님이 나오셔서 (심심하셨던 모양)
"Which language?" "English" "Come"...안 떨어지는 발걸음... "Do you want to confess?" "Si..."
거의 끌려들어갔다는...!!!

죄를 다 용서받았는데 왜 찡그리고 있지? 아니, 고해하기 전인가?
다음날은 신트라성에 갔습니다.

동화에 나오는 성 같기는 한데 약간 빛이 바랜 것이 더 어울리더군요.
러시아나 터어키의 궁전 등에 비하면 소박하고 동선 짧아 다리도 덜 아프고 좋습니다.
유럽대륙의 서쪽 끝, 로카 곶에 갔습니다. 끝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바람 엄청 불던 곳.

이제 남은 곳은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뿐인 것 같습니다.
다음날, 포르투갈 제 2의 도시 포르투로 이동합니다.
오, 멋집니다. Oporto!!!


저 다리를 에펠의 제자가 설계해서 1876년에 지었다고 합니다.
아래층은 차와 사람이 다니고 위층은 트램과 사람이 다닙니다.
위층 걸어서 건너는데 다리 후들거리고 무섭더군요. 그러나 위에서 바라보는 강과 그 옆 오래된 주택의 모습은 아름다웠지요.
다음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동합니다.

요새 우리나라에 유행이라는 순례자의 길, 까미노 데 산티아고의 종착지입니다.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에서 시작해서 30일쯤 걷는거라던데 음, 무리지 무리, 며칠만 많이 걸어도 무릎이 아픈데.
산티아고의 상징 조개껍질을 매달고 지팡이를 짚고 먼 거리를 걸어온 순례자들입니다.
멋진 까떼드랄이 있고 광장이 있고,


그 광장에 지금 가장 기쁜 순간을 맞이하고 있을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 갑자기 저 밑바닥에서 걷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나도 하고 싶다, 나도 느끼고 싶다.' 내년에, 그 다음해에, 그 다음해에...?
하긴 해야할 것 같습니다.
다시 밤버스를 타고 마드리드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장거리 버스를 타보았지만 옆자리에 눈에 확 띄이는 잘생긴 남자가 탄 것은 처음.
바로 대화를 시도합니다.
'어, 까미노 하신 거예요?' '예, 자전거로 9일동안' 'Wow, amazing, wonderful, great!!!' 'Thank you'
끝.
그남자, 영어가 짧습니다. 나, 스페인어 진짜 짧습니다. 아쉽더군요.
3주간 스페인에서 스페인어 공부하려고 했으나 한국음식만 잘 먹고 내일 남미로 떠납니다.
그동안 동생 밥해주느라고 애쓴 오빠, 고맙고 논문 술술 풀리기를 바랄께. 그래도 나 설겆이는 잘 했쟎아.

남미...흠, 약간 미지의 냄새가 나긴 나는데 진짜 그럴까요?
가봐야 알겠지요. 다음 소식은 아마 마추피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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