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1. 16:17

D+175 070906 신트라(Sintra), 로카 곶(Cabo de Roca), 벨렘(Belem)

신트라는 포르투갈 국왕의 전통 피서지, 리스본에서 한 시간 거리, 예쁜 성이 있다는데 한 번 가볼까?
Lisboa 카드를 사면 입장료도 할인 되고 지하철, 버스, 트램등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1일,2일,3일권이 있는데 오늘 이동이 많을 거 같아 1일권을 사기로 했다.
여행 안내소에 갔더니 직원이 사지 말란다. 많이 이득을 못 볼 거라고. 이렇게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는 사람도 또 처음 봤네. 그런데 매번 표를 사기도 귀찮고 한 번 마음 먹은 거라 그냥 샀다. 학생 할인10% 13.36유로.
지하철을 타고  Sete oris 역에 가서 신트라행 기차를 탔다. 완행 기차, 우리나라로 치면 국철타고 수원쯤 가는 기분.
40분 걸려서 신트라에 닿았다. 어제와는 다르게 사람들이 많이 내린다. 나 말고도 놀러가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기차에서 내려 다른 사람들이 가는대로 걸어간다.
오, 저 특이한 두 개의 기둥이 있는 건물은 뭘까?
산꼭대기의 성.
인포메이션에서 지도를 받고 우선 신트라 궁전(Palacio Nacional de Sintra)으로 갔다.
궁전 맞아? 왜 이리 소박해?
이건 또 뭐?
알고 보니 굴뚝, 안에서 본 모습.
부엌 천장이 굴뚝으로 되어 있는 것.
구조나 장식품은 궁전인 것 같은데 규모나 전시되어 있는 것이 너무 소박하다.
백조의 방, 천장 모습.
제비(?)의 방.
포도 넝쿨로 장식된 벽.
결국 이 궁전에서 제일 맘에 들었던 것은 두 개의 굴뚝. 포르투갈의 건축 양식인 마누엘 양식이란다. 
15세기 포르투갈이 해양 대국으로 한참 잘 나갈 때 국왕인 마누엘의 이름을 딴 것으로 소용돌이 모양의 기둥과 항해를 주제로 한 게 특징이다. 
기마경찰.
점심을 먹으러 레스토랑 찾다가 포기, 모두 너무 비싸거나 싼 곳은 아주 이상해 보였다. 여기도 관광지니 당연하다.
결국 빵집에서 빵과 에스프레소로 점심.
페나 성(Palacio da Pena)은 산꼭대기에 있어 걸어갈 엄두가 안나 버스를 탔다. 4유로, 왜 이리 비싸?
한참 고민하고 표를 들여다보니 Day ticket  이다. 그럼 몇 번씩 탈 수 있다는 건가? 잘 모르겠다.

페나 성에 도착하니 관광객이 굉장히 많다. 9월에 목요일인데도 이러니 성수기에는 장난 아니겠다.
입장료가 5종류로 나뉘어져 있어 머리가 복잡, 안 들어가봤는데 어디가 보고 싶은지 어떻게 아느냔 말이다.
싼 걸로 사려 했는데 리스보아 카드로 3.5유로만 내면 전체 입장권, 11유로 만큼 볼 수 있다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 
페나 성 모습. 공주가 나올 법한 성인데 공주옷이 누더기일 것 같은.
1839년에 건축되었다는데
왜 이리 색이 바랬을까? 보수할 돈이 없어서일까 ? 포르투갈이 유럽 국가 중 부자나라는 아니니 말이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바래져 가는 것도 문화재의 한 부분이니 그리 나쁘진 않다.
힘들어 보여.
나도 헉헉대며 올라갔더니 멋진 풍경이 내려다 보인다.
가꾸어진 경작지, 점점이 흩어져 있는 마을,
내부도 잘 정돈되어 있고 음악 소리도 나오고 볼만했다. .
대항해 시대에는 포르투갈도 잘 나갔던 나라인데 1580년에 스페인이 포르투갈 왕권을 차지하면서 제국의 시대는 끝났다. 제국의 영광이 너무 짧았던 걸까? 전반적인 문화가 소박한 것 같다.
걸어내려오는 길.
성벽 앞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한참이나 기다려 버스를 타고  역에 왔다. 아까 산 버스표로 무료 탑승.

유럽 대륙의 서쪽 끝이라는 로카 곶에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시간도 남고 한 시간마다 있는 버스도 30분 후에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신트라-로카곶 버스 요금 3.25 유로, 3시 반에 탔다.
낮은 관목이 자라고 있는 언덕을 지나 좁은 골목길을 따라 간다. 4시 20분 로카 곶 도착.
여기가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 포르투갈 시인 카모이스의 싯귀가 적혀 있다.
이런 땅끝의 모습은 어디나 비슷, 한국의 땅끝 마을, 케이프타운의 희망봉, 아일랜드 골웨이의 버렌까지.
바람이 정말 세차다.
서쪽 끝에 왔다는 증명서도 발급된다. 걸어온 것도 아니고 버스타고 왔는데 웬 증명서? 
버스가 드문드문 다녀 시간 맞추기 어렵다.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투어 버스를 타고 왔다. 
5시 20분 버스를 타고 카스카이스 도착. 아름다운 해변 리조트가 있다는데 너무 지쳐 버려서 리스본 가는 기차를 탔다.
제로니무스 수도원, 벨렘 탑이 있는 벨렘 지구에 내렸다. 벨렘은 베들레햄이라는 뜻으로 리스본 종교의 근원의 상징이라나?
엊그제 상조르제 성에 올라갔을 때 본 다리, 기찻역과 도로 풍경.
누군지 알 수 없다.
제로니무스 수도원 앞 길, 트램 전깃줄이 복잡하다.
수도원 주변,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마누엘 양식의 웅장한 건축물이라는데 마누엘 양식 아직 뭔지 잘 모르겠다.
여긴 뭐가 이렇게 크고 널찍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지 걸어다니기가 힘들다.
'발견의 탑' 발견.
한 때 해양 대국이었으니 지금은 소국이 되버린 포르투갈인들의 안타까운 심정이 느껴진다.
우리 다시 바다로 나아갈 수 있을까?
저녁 강가를 산책하는 사람들.
여기도 조정 연습.
이 나라 민속의상은 아닌 것 같은데, 파티를 하고 있던 사람들.
 2004년 5월, 유럽연합이 10개국을 새 멤버로 받아들인후 외국인의 유입이 가속화 되었다는데 동구나 북구에서 온 것 같은 사람들.
벨렘 탑. 이것도 마누엘 양식이라는데 수도원이랑 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이것을 다 걸어서 돌아보려니 다리가 많이 지쳐버렸다. 아까 내렸던 기차역으로 돌아가기 싫어 철로를 따라 걸었는데 30분이나 걸려서 다음 역이 나왔다. 도심처럼 지하철역이 촘촘하게 있는 게 아닌데 그걸 몰랐다. 다리가 후들후들 쓰러지기 일보 직전.
기차 타고 메트로 타고 로시우 광장으로 돌아온 후, 내일 포르투 기차표를 사러  St. Apollonia 역까지 갔다.
리스보아 데이 카드가 있으니 부담없이 마구 돌아다닌다.
대중 교퉁 체계가 정말 잘 되어 있다. Carris라는 시스템으로 구석구석 다 연결되고  정류장마다 지도와 버스 노선이 잘 나와 있어 이용하기 정말 편하다. 리스본 인구가 75만 정도라 통합된 시스템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또 인간적이기도 한 것이 버스 운전사가 잔돈을 거슬러 준다. 대부분의 대도시는 자동 시스템을 사용하여 잔돈 없으면 버스 타기가 정말 힘든데 말이다. 현대의 편리함과 전통적인 친절함이 합쳐진 완벽한 시스템 같다. 
중동은 대중 교통이 무척 불편하고 안내도 잘 안 되어 있지만 사람들이 친절해서 여행하기 그리 어렵지 않다.
핀란드나 유럽은 안내가 잘 되어 있어 혼자서도 충분히 여행할 수 있다.
러시아는 안내도 안 되어 있고 사람들도 불친절하니 여행하기 제일 어려운 곳이다.

숙소 앞에 도착하니 밤중, 오늘  밥도 부실하게 먹고 너무 많이 걸었다. 
저녁은 마요네즈가 듬뿍 들어간 바게뜨 샌드위치랑 감자칩, 맥주, 셋트 메뉴, 5유로. 
피곤할 때는 역시 기름기와 알콜이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