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9. 21:46
D+29 070413 fri 다시 혼자가 되다, 졸리보이스, 리빙스턴, 잠비아
2008. 7. 29. 21:46 in 2007세계일주/잠비아,탄자니아
일찍 깰 수 밖에 없었다.
아르헨티나 가이 기, 오씨(호주 사람의 별명)데이브와 마지막 아침을 먹었다.
혼자 택시에 탔다.
픽업차 기사 아저씨는 나를 보고 졸리걸스라고 농담을 했다.
환전도 할 겸 나가보았다.
짐 정리하고 아침 먹고 일찍 일어난 몇몇 친구들에게 인사를 했다.
내가 제일 일찍 이 투어팀을 떠나고 다른 사람들은 오늘 폭포에서 번지 점프 등 액티비티를 하고 내일쯤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
트럭은 2박3일동안 쉬지 않고 달려 케이프타운으로 돌아간다는데 그걸 이용해서 돌아가는 친구들도 있다.
어젯밤 우리의 순진남 도미닉을 돌아오지 않았단다.
이런, 어떤 아프리카 아가씨에게 꼬임을 당한 것 같다. 별 일 없이 돌아오면 좋겠는데...
단지 일찍 깨어있다는 이유로 작별인사를 한 스코티쉬 걸 리나와 매기, 난 이들의 영어를 끝까지 알아들을 수 없었고 전혀 친해지지 못했다.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갈 준비를 하는 트럭들.
심바가 택시 기사가 벌써 와 있다고 빨리 나오란다.
기사는 도요타를 몰고 나타났는데 심바가 이 차는 무척 좋은 차야, 하고 자랑을 한다. 음, 우리도 차는 꽤 만드는데 말이다.
하이드룬은 심바가 환전하는 과정에서 커미션을 많이 먹었을 거라고 의심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심바는 최선을 다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돈많은 백인들 사이에서 짐바브웨 사람으로 일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기사에게 끝까지 잘 데려다 주라고 부탁한다. 고마워, 심바. 같은 유색인종으로 나는 심바가 있어 덜 외로웠다.
자, 이제 모두들 안녕.
혼자 택시에 탔다.
국경에서 여권에 도장찍고 끝인줄 알았는데 가버린 줄 알았던 기사가 따라들어오더니 무슨 쪽지를 받아가야 한단다.
무슨 음모가 있는지 경계의 눈빛을 보냈는데 어쨌든 무슨 종이쪽지를 받아서 국경을 통과했다.
남은 짐달러(한화 550원)을 주었더니 무척 좋아한다.
짐바브웨 국경은 건넜고 그냥 거기서 기다려야 한다. 어제 졸리 보이스에서 그렇게 얘기했다.
사람도 많이 지나가고 짐도 많이 지나가는 복잡한 곳이다.
일찍 도착해서 1시간 반 기다린 후 픽업차가 왔다.
일본 남자 애 두명이랑 프란치스꼬라는 주근깨 투성이 여자애와 같이 봉고차에 올랐다.
어제 빅토리아 폭포에서 본 다리를 건너 잠비아 국경 사무소에 도착하니 운전사가 여권을 걷어가더니 도장을 찍어와서 돌려준다.
이거 원, 국경이 너무 허술한 거 아니야? 졸리와 어떤 결탁이 되어있는지 몰라도 무척 편리하군.
잠비아 국경도시 리빙스턴의 백패커의 천국, 졸리 보이스 백패커스에 도착했다.
25불에 포함되어 있는 도미토리는 16인용이다. 아니 24인용인가? 남녀 같이 쓰는 방.
방은 항상 컴컴하다. 누군가 자고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같이 온 4명 중 나만 위의 침대를 주었다. 이럴때마다 동양인이라고(일본인은 동양인으로 안 치는 것 같다) 차별하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든다. 가서 항의해 보았으니 아래층 침대는 꽉 찼단다.
사람들은 모두 이런데서 누워있거나 한다.
음, 깨끗해 보이지는 않는군.
여기도 역시 풀이 있다.
환전도 할 겸 나가보았다.
국경 너머의 짐바브웨 빅폴 보다는 훨씬 발전된 도시이다. shoprite 라는 슈퍼가 있고 까페도 있고 물건도 많고 사람도 많고...
환전소에서 100불을 426000쿼차(잠비아 화폐단위)로 환전했다. 1000쿼차라 230원 정도, 빠르게 계산하려면 4분의 1로 나누면 된다.
집을 떠난지 29일만에 전화를 시도했다. 콘테이너 박스 같은 전화방(?)이 있다.
오랜만에 아빠 목소리를 들었다. 눈물이 났다. 갑자기 혼자 떨어진데다 가족의 목소리를 들으니 더 외로워지는 것 같다.
노매드 친구들이 좀 그립다. 그 사람들하고는 많은 걸 함께 할 수 밖에 없어 함께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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