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24. 23:47

D+3 070318 sun 맛있는 딤섬 먹기, 홍콩

구룡공원에서 빵과 커피로 아침을 먹었다.
공원 분위기는 한가하다. 할머니들이 모여 수다를 떨고 사람들이 체조를 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의 지금 이 시간 공원 풍경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바쁜 척 하느라고 거기서 못해본 것을 지금 하고 있다. 이것이 여행이 아닐까?
할 수 있는데 하지 못했던 것을 해보는 것이다. 공원에서 아침먹기, 까페에서 일기 쓰기 등등.
밤 11시에 아프리카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고 나왔다.
오늘 점심은 맛있다는 딤섬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시청 안에 있다니 좀 이상하긴 하다. 우리나라 시청에도 레스토랑 있나?
MTR 을 타고 central 역에 내렸다.
일요일이라 건물들은 좀 썰렁하게 느껴지는데 이민 여성들을 위한 미사가 열리고 있었다.
아마 필리핀 여성들인듯, 홍콩에서 가정부 등으로 일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높은 건물들이 많아 어디가 시청 건물인지 찾기가 힘들었다.
큰 길을 몇 개나 건너 어찌어찌 뒷문으로 들어가니 여기가 시청이다. 거리는 텅비어 있었는데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이층의 맥심 차이니즈 레스토랑.
11시쯤 갔는데도 이렇게 번호표를 받아서 기다려야 했다.
차가 우선 나오고, 공짜인가 했더니 절대 그럴리는 없고.
이렇게 밀고 다니느데 그 중에서 고르면 된다.
이건 디저트용이었던 것 같은데... 양갱과 두부인가?
내가 시킨 것은 야채와 새우였다. 음, 처음에는 정말 맛있었는데 끝에가서는 느끼해졌다.
단무지가 이럴때는 꼭 필요한데 그걸 아는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 밖에 없는 것 같다.
딤섬 각각30홍콩 달러, 차 11달러, 세금 10% 붙어서 86 달러정도.
약간 고급 레스토랑이라 혼자 먹기 좀 뻘쭘했으나 꿋꿋하게 먹어주고 나왔다.

Mid level 이라고 불리는 세계최장(? 사실 잘 몰라ㅎㅎ) 옥외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다.
800 미터, 다 올라가는데 20분 걸린단다. 양쪽으로 있는 줄 알았는데 하나 뿐이다. 올라가긴 하는데 내려올때는?
이렇게 걸어내려와야 하는구나.
올라갈수록 주변의 풍경이 허름하게 바뀐다. 중간중간 까페와 바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득하고. 여기가 끝이다.
음, 출근시간에는 내려오는 사람이 많으니 내려가게 조정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10시 정각에는 어떨까? 내려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멈추고 올라가면 얼마나 황당할까?
확인해보고 싶었으나 오늘 홍콩을 떠나야 하니 말이다.
나름 내 삶의 원칙, '같은길로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때문에 어려운 길로 접어든 적이 참 많기도 했으나, 내려갈때는 다른 길로 가보기로 했다.
결국 미로 같은 길을 지나 사람이 가서는 안 될 것 같은 고가도로를 몇 개나 건너고 기진맥진하여 낮은 곳까지 내려왔다.
쉬어가기 위해 까페에서 Blue energy banana-orange-bluebery 를 먹었다. 에너지 충만할 만큼의 맛이었다.
장국영이 죽기 전에 마지막 식사를 했다는 코즈웨이 베이에 가보고도 싶었으나 이미 충분히 지쳐 있어서 짐을 찾아 바로 공항으로 출발.
인천공항 다음으로 쾌적한 홍콩 공항에서 아프리카 론니 플래닛을 탐독하였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익숙한 세계였다면 아프리카는 어떨까?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내 생애 처음 가보는 지구의 남반구는 어떨까? 해는 물론 동쪽에서 뜨겠지?
비행기는 밤새 나를 아프리카로 데려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