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6. 17:49

쁘렌띠안에서 스노클링하고 점심 먹기

에어콘을 틀면 춥고 끄면 덥고, 온도 차이로 몇 번 깨긴 했지만 차차랑 이불을 뺏어가며 잘 잤다.

어메리칸 브렉퍼스트, 쏘세지는 별로.
스노클링은 열 시에 출발, 시간이 남아 바닷가에 나가보았다. 아침의 바다는 조용하다.
롱비치 쪽에는 워낙 배가 많아서 해변 풍경은 썩 좋지 않다.
날씨가 개어서 정말 다행이다.
오늘의 캡틴이 구명조끼와 오리발 등 스노클링 장비를 나눠준다. 6시간동안 6point를 찍고 오는 스노클링 40링깃, 점심은 포함 안 됨.  가격은 어디나 똑같다. 어쩌다 보니 멤버 12명이 모두 여자.
드디어 출발.
물이 정말 맑다.
으흐 신난다.
어디서 왔냐고 했더니 차이니즈라고 하는데 살기는 말레이시아에서 산다고. 미국에 사는 이민자는 어느 나라 출신이건 미국인이라고 말하고, 중국 사람은 어디에 살던지 중국인이라고 말한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네 명과 우리 둘, 나머지는 서양인이다. 서양애들은 처음부터 비키니 차림, 중국애들은 끝까지 반바지에 민소매 티셔츠, 우리는 처음에 반바지 입고 있다가 벗어던지는 스타일.
차차가 중국애들은 겨드랑이털을 안 깎는다고 말한다. 나중에 보니 진짜 그렇다. 털에 대한 혐오(?)는 경제가 발전하면서 생기는 것 같다. 지금 중국에서 제모 사업 시작하면 떼돈 벌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해변에서 멀어지는 중.
배는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섬을 한 바퀴 돈다.
오늘의 첫 포인트.
스노클링은 4년 전 이집트 다합에서 해보고 두 번째인데 그 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잊어버렸다.
마스크를 어떻게 물어야 할지 몰라 처음에는 물을 계속 먹었다. 마우스피스를 입 안에 다 넣어야 하는데 이빨로 물고 있어서 그랬던 것. 차차는 구명조끼도 안 입고 완전 자유롭게 놀고 있다.
아름다운 산호를 기대했는데 온통 회색빛이어서 약간 실망했다. 다합에서는 산호에 색색깔의 물고기에 진짜 딴 세상에 온 것 같았는데 여기는 오염이 심해서 그런지 온통 죽은 산호 뿐이다. 그래도 물 속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건 언제나 좋다.
두번째 포인트 등대, 벌써 물에 뛰어든 차차.
등대를 향해 헤엄쳐 가고 있다.
세번째는 거북을 보러 갔다. 바다 한가운데 배를 세우는데 물 속에 진짜 거북이 있다. 미리 유인이라도 해놓은 걸까?
세 번 정도 물에 뛰어들지 지쳐가기 시작했다. 오리발로 헤엄치는 것도 힘들지만 사다리를 잡고 배에 오르는 것이 특히 힘들었다. 어렸을 때는 철봉도 곧잘 했건만 언제 몸이 이렇게 무거워졌나? 사람들이 물에 빠지면 배 위로 못 기어올라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래서 즐거운 점심 시간, 롱비치가 있는 작은 섬이 아닌 큰 섬의 비치에 왔다.
파라솔 바깥은 햇볕이 무자비하게 내려쬔다. 의자가 뜨거워 수건을 깔고 앉아야 할 정도.
음료수 먼저,
볶음 국수가 나왔다. 모양도 짜파게티, 맛도 짜파게티.
나는 해물 볶음 국수를 시켰고, 차차는 1링깃 비싼 새우 볶음 국수를 시켰는데 두 개를 같이 볶아서 내 것에는 해물과 새우가 들어있고 차차 것에는 새우만 들어있었다. 차차, 어찌나 억울해 하던지...
이 쪽 큰 섬 해변은 모래가 아니라 산호 해변이라 걸을 때 발바닥이 아프다. 해변에서 놀기에는 롱비치가 제일 좋은 것 같다.
밥 먹었으니 다시 출발, 배부르고 더워서 어디 시원한 데 가서 누워 있으면 딱 좋겠구만... 끌려가듯이 배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