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콘을 틀면 춥고 끄면 덥고, 온도 차이로 몇 번 깨긴 했지만 차차랑 이불을 뺏어가며 잘 잤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네 명과 우리 둘, 나머지는 서양인이다. 서양애들은 처음부터 비키니 차림, 중국애들은 끝까지 반바지에 민소매 티셔츠, 우리는 처음에 반바지 입고 있다가 벗어던지는 스타일.
차차가 중국애들은 겨드랑이털을 안 깎는다고 말한다. 나중에 보니 진짜 그렇다. 털에 대한 혐오(?)는 경제가 발전하면서 생기는 것 같다. 지금 중국에서 제모 사업 시작하면 떼돈 벌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스노클링은 4년 전 이집트 다합에서 해보고 두 번째인데 그 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잊어버렸다.
마스크를 어떻게 물어야 할지 몰라 처음에는 물을 계속 먹었다. 마우스피스를 입 안에 다 넣어야 하는데 이빨로 물고 있어서 그랬던 것. 차차는 구명조끼도 안 입고 완전 자유롭게 놀고 있다.
아름다운 산호를 기대했는데 온통 회색빛이어서 약간 실망했다. 다합에서는 산호에 색색깔의 물고기에 진짜 딴 세상에 온 것 같았는데 여기는 오염이 심해서 그런지 온통 죽은 산호 뿐이다. 그래도 물 속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건 언제나 좋다.
세 번 정도 물에 뛰어들지 지쳐가기 시작했다. 오리발로 헤엄치는 것도 힘들지만 사다리를 잡고 배에 오르는 것이 특히 힘들었다. 어렸을 때는 철봉도 곧잘 했건만 언제 몸이 이렇게 무거워졌나? 사람들이 물에 빠지면 배 위로 못 기어올라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나는 해물 볶음 국수를 시켰고, 차차는 1링깃 비싼 새우 볶음 국수를 시켰는데 두 개를 같이 볶아서 내 것에는 해물과 새우가 들어있고 차차 것에는 새우만 들어있었다. 차차, 어찌나 억울해 하던지...
밥 먹었으니 다시 출발, 배부르고 더워서 어디 시원한 데 가서 누워 있으면 딱 좋겠구만... 끌려가듯이 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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