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25. 10:25

D+224 071025 산티아고 걷기

어젯밤도 코고는 아저씨 때문에 잠을 설쳤다. 어디 딴 데 안 가시나? 제발 좀...
오늘 계획은 미술관에 갔다가 한국 식당 가는 것.
론니에 나온 워킹 투어 시작점, 산타 루시아 언덕(Cerro Santa Lucia)부터 올라가 보자.
원래 뭐하던 곳인지 잘 모르겠는데 꼭 궁전 같다.
산티아고에는 고층빌딩도 있다.
아침부터 분수.
계단을 한참 올라가면,
산티아고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꼭 서울 같다, 중심가 말고 약간 변두리 서울.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산책하는 시민들이 있다. 이 곳 연인들의 데이크 코스라나...

다음 코스는 국립 미술관(Museo Nacional de Bellas Artes)
1880년에 건립되어 남미에서 제일 오래된 미술관. 그런데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
Arte en viva(살아있는 예술?) 이라고 실제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마 학생들인 것 같은 젊은 예술가들이 한창 작업중이다.
그런데 확실히 현대 미술이라 그런지 꼭 유치원 애들이 노는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 환경 미화 시간 같기도 하고.
종이 오려 붙이고 고무링 같은 걸 꼬고 있고 스티로폼 갖고 놀고, 갖가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제 강을 건너 파트로나토 지구로 한국 음식을 먹으러 갔다.
지난 번에 봐두고 간 '인심좋은 숙이네' 밖에서 봤을 때는 분식집인 줄 알았는데 들어가니 고깃집 같다.
안에 단체 손님도 있고 배달도 계속 왔다갔다 하고 바쁘다.
오늘도 무난한 김치찌개, 반찬은 네 가지, 밥 뚜껑 여는대 애개, 너무 작네.
역시 김치 찌개가 최고다. 밥을 아껴 먹고 있었는데 주인 아저씨가 오시더니 체면 차리지 말고 더 먹으란다. 여기 오는 여행자는 다 두 그릇씩 먹고 간다고. 한 그릇 더 갖다 주셔서 결국 다 먹었다는.
이 근방에 한국 식당이 8개 있는데 현지인 사이에 정착한 건 이 곳 뿐이라고 자랑하신다. 칠레 사람도 보이고 중국 사람도 있고 장사는 잘 되는 것 같다.
라파즈 코리아 타운이 좀 더 격식 갖춘 레스토랑이었다면 여긴 진짜 한국에 있는 한국 식당 같았다.

밤에 잠도 못 자고 밥도  많이 먹었더니 너무 피곤하다.
포레스트 공원 벤치에 누워서 자다가 돌아가니 5시. 천만다행으로 코골이는 짐싸서 가고 없었다.
잠깐만 누워 자고 7시 반에 이 앞 극장에서 열리는 콘서트 가려고 했는데 깨 보니 9시.
저녁은 작은 식당에서  꼼쁠레따도(Completado), 칠레에서 많이 먹는 핫도그 비슷한 거라는데 그냥 핫도그였다.
음식은 페루나 볼리비아가 훨씬 나은 것 같다. 하긴 여기 물가가 비싸서 내가 많은 시도를 안 한 탓도 있겠지만.
인터넷 까페 사정도 안 좋다. 요금도 비싸고 느리다. 사람들이 집에서 인터넷을 하기 때문일까?
오늘은 코골이 없으니 푹 잘 수 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