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2. 22:55

D+27 070411 wed 쵸베국립공원,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이~!

5시15분 기상, 게임 드라이브를 나갔다.

이런 사파리차를 타고. 아침 공기가 차가웠다.
에토샤는 건조한 사바나 기후였던 것 같은데 여기는 더 북쪽이라 그런지 강이 있고 나무가 많은 지대이다.

해가 뜨기 시작하는 강 풍경.

저것들은 뭐냐?

하마들이 모여서 잠을 자는지 늘어져 있는지. 역시 게으른 동물이란 느낌을 주는 군.

아침부터 사슴들은 어딜 가나?

왜 새들은 항상 저런 고목 위에 앉아있는 걸까? 웬지 불길해 보이는 모습.

겁도 없이 길을 건너는 너희들은 누구?

이름을 알 수 없었다. 몽구우스 뭐 그런 종류인가? 징그럽다.

갑자기 흙먼지를 날리며 지나가는 저것은, 버팔로!!!
사파리에서 볼 수 있는 동물 중 빅 파이브가 사자, 코끼리,표범, 코뿔소, 그리고 버팔로이다.
나미비아의 에토샤 공원에서 버팔로만 빼고 다 볼 수 있었다. 에토샤 공원에 버팔로는 살지 않는다고.

오호, 대지를 쿵쿵 울리며 지나가는 모습이 멋지군.
그리고 나타난 코끼리.

가족이 같이 다니는 건가?

엄마 젖을 먹고 있는 코끼리, 귀여워.
이제 오전 게임 드라이브를 마치고 캠프로 돌아간다. 오늘 설겆이 담당이라 남들 쉴 때 접시를 닦아야겠군.
운전사, 무언인가를 발견, 갑자기 차를 세운다.

아스팔트 한 가운데 저것은 무엇?

카멜레온이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군.

머리 위에도 올라타고.

니가 앵무새냐?
내 손에도 막 기어올라오려 하였으나 난 개구리 그림도 못 만지는 종류의 사람인 것이다. 정중히 사양.

아침을 먹고 접시를 닦으며 하이드룬과 좀 다퉜다.
서양인들의 위생관념이라는 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화학약품을 잔뜩 쓰고 그걸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접시에 세제가 남아있어 마지막 깨끗한 물로 헹구려 하니 물에 있는 벌레 등이 더 걱정된다며 그냥 놔두란다.
아프리카니 물이 더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거품이 남아있는 접시라니 좀 그렇지 않은가.
인공적인 향 같은 것도 정말 많이 쓰고 음식은 모두 통조림 음식, 서양인들이 빨리 늙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쨌든 이제 이틀 후면 헤어져야하는데 다툼이 있어서 좀 미안했다. 물론 그동안 같은 텐트를 사용하며 쌓였던 것도 있었던 것 같고.
미안하다고 먼저 말했다. 고집쟁이 아줌마긴 한데 그래도 하이드룬이 있어서 이 투어가 그리 외롭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오후 세 시반, 이번에 게임 크루즈를 나간다.

맥주가 담긴 아이스박스를 싣고 간다.

쵸베 강, 우기라 물이 많은 듯.

너흰 혹시 천사?

니네는 앵무새?

물가에 가까이 배를 대고 강가의 동물을 보았다. 쿠두, 사슴종류다.

악어도 있네.

하마, 아침에 모여서 자더니 이제 좀 깨어났나보네.

시원하겠다.
그리고 코끼리.

사람 구경하러 나온 코끼리.

어디 가니?

우리가 누군지 궁금하다는 표정의 코끼리.

나를 위해 포즈를 취해준 코끼리.

물 마시는 코끼리.

목욕하고 나오는 코끼리.

저 차에 타고 있어야 했다.

코끼리도 4인 가족이 기준? 엄마 아빠 보고 싶다.
게임 크루즈 재밌네. 쵸베 국립공원은 정말 코끼리의 세상인 것 같다.
서양 애들은 동물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새 보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새보기(birds watching)을 다룬 책도 지역마다 다 출판되어 있다.
내게는 참새와 제비 외의 새는 다 똑같아 보이는데 말이다.
자,사파리는 이제 그만,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은 건너뛰어야겠다. 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은 다 본 것 같으니 말이다.

이제 돌아가야지. 또, 저녁 노을을 보며 돌아가고 있다.

오버랜드 트럭투어, 자연에서 보는 석양은 이게 마지막일 것 같다.

귀여운 오스트레일리아 보이 데이브와 한 장. 개구리를 연구하러 남아공에 왔다는 대학생.

하이드룬 아줌마와 화해의 의미로 한장, 그런데 어디 보고 계시는 거에요?

강은 배를 띄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닐까? 다리를 건넌 기억은 별로 없고 매번 배를 탄다. 아프리카는 재밌는 곳이다.
오늘이 캠프에서 자는 마지막 밤이다. 내일 짐바브웨로 건너가 롯지에서 하루 잔 후 트럭 투어는 끝이다.
저녁 거하게 먹고, 설겆이 거하게 하고 바에서 맥주 마시고 놀았다.
나와 같은 루트로 올라간다는 요른에게 같이 가자고 졸랐다.
혼자가 되는 건 홀가분해도 두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