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거스에서는 그랜드캐년에도 갈 수 있다. 그런데 차로 다섯 시간을 가야 하고, 친구도 벌써 몇 번 갔다 왔다고 해서 데쓰 밸리(Death Valley National Park)에 가기로 했다.
미국에서 제일 더웠던 기록(53℃)을 갖고 있고 미국에서 가장 낮은 땅의 기록(282ft below sea level)도 갖고 있는 죽음의 땅으로 가보자.
Furnace Creek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도를 받고 모래 언덕(Sand Dunes)을 보러 갔다.
지금이 그냥 차로 돌아보기에는 딱 좋은 계절이다.
세계 여행의 후유증, 이미 좋은 걸 다 보아버려서 웬만한건 눈에 들어오지가 않는다.
한 달간 대중 교통을 이용해 미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언젠가 차를 렌트해 횡단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체력이 받쳐주면 자전거 횡단도 좋지만 아마 무리겠지?
그런데 그 전제 조건은 미국에서 번 돈으로 해야 한다는 것, 재화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우리나라에서 돈을 벌어 미국에 가서 쓰는 건 탐탁치가 않다.
라스베가스는 사막 위에 건설된 도시, 어두운 국도를 달리다 어느 순간 넓게 펼쳐진 환한 빛이 보였는데 그게 밤의 라스베가스였다. 우주에 떠도는 외로운 행성을 보는 것 같았다.
저 위에 롤러코스터가 있다는데 길반장님이 타고 즐거워하던 그 롤러코스터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별로 타보고 싶지는 않다.
라스베가스도 한 번은 와보고 싶었던 곳인데 다시 오고 싶지도 않고.
물론 이 곳에서 태어나 이 도시가 삶의 터전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허황된 꿈을 쫓는 사람들, 인위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쉽게 바스러질 것 같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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