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1. 21:58

D+37 070421 sat 국립박물관 방문

다르가 큰 도시이긴 한데 별로 재밌는게 없다. 3박 4일을 머물기로 한 것이 좀 오바였던 것 같다.
토요일이라 식당도 한산하다. 학생들이 다 집에 갔나보다.
어쨌든 아침을 먹어주고... 그래도 삶은 달걀을 주기 때문에 다행. 한국에 있을때와는 다르게 버터도 듬뿍듬뿍 바른다.
나에게는 칼로리가 필요해^^ 밀크를 넣은 진한 생강차 한 잔 마셔주고...
국립 박물관에 갔다.
가는 길이 큰 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멋진 길이다. 오래된 도시라는 느낌이 든다.
박물관 입구, 문은 열려 있는데 아직 문 여는 시간이 아니란다. 으~할 일이 없는 여행자이다 보니 너무 일찍 도착.
마당에 나가 보았다.
오, 여기도 큰 나무가. 이 박물관이 그만큼 오래 되었다는 얘기인지, 나무가 있는 곳에 박물관을 지었다는 건지...?
오늘 무슨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준비하고 있다.
부페 음식이라도 나올 것 같은데...
코끼리 해골, 엄청 크긴 크군.
Man of today, 현재의 인간-거울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렇지, 내가 현재의 인간이지.
약간 허접해 보이는 박물관 전시.
독일 지배 시기, 영국 지배 시기 등올 나누어 그 당시 총독들 사진까지 전시해 놓았다.
우리 국립박물관에 일제시대 총독 사진은 없을 것 같은데, 이들은 식민 시대의 역사까지 자기 것으로 느끼는 것 같다.
식민지여서 자랑스러웠다는 뉘앙스도 풍기는 듯 한데 오랜시간 통치 받아 동화되어서 그런가?
별관(?) 입구.
인어공주 같은 동물, 듀공인가?
재밌는 그림도 있고.
이 빨간 리본이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상징이다. 아프리카에 에이즈가 많아 예방 캠페인을 위한 전시품이 많았다.
박물관 안에는 나와 이 소녀들 뿐이었다. 내가 신기한지 계속 쳐다보고 웃길래 사진 한 방 찍어주고.
같이 한 방 찍기도 하고. 음, 내가 하얗군, 얼굴이 크군...
토요일에 박물관을 방문하다니 모범적(?)인 소녀들이었다.
박물관 안에서 다른 캠페인도 열리고 있었는데,
탄자니아에서 집에서 출산하는 여성들이 많아 산과적 합병증이 남아 고생한다는 얘기.
간단한 수술로 그들의 삶의 질을 뚜렷히 향상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여태껏 탄자니아에서 느낀 물자의 부족과는 다르게 아주 좋은 팜플렛이다. 간만에 의학저널 읽는 기분으로 읽어보았다.
참 세상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문제도 많고 해결해야 할 것도 많은 것 같다.
산부인과 의사라면 한 번 참여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었다.
빈약한 탄자니아 음식에 질려서 오늘은 좀 다른 걸 먹어보고 싶었다.
다르에서 가장 현대적으로 보이는 피자 가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저녁 6시부터 문 연단다.
아쉽구만.
그래서 점심 먹으러 YWCA 로 돌아갔더니 아직 준비가 안 됐단다.
우체국의 인터넷도 4시까지 한다더니 문 잠겨 있고 아무리 토요일 오후지만 사람들이 너무 일 열심히 안 한다 싶다.
겨우 찾아간 JJ 레스토랑. 중국음식과 인도 음식을 판다.
마늘 소스의 새우에 쌀밥(steamed rice) 를 비벼 먹고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빅폴에서 산 For a pagan song 을 다 읽어버렸기에 책 찾아 삼만리.
론니에 나와있는 헌 책방에는 교과서 밖에 없고 아까 그 피자 가게 옆의 Novel 서점에서(역시 론니에 나온) 책 한 권 구입.
책은 다 영국에서 수입하는 모양으로 가격이 파운드로 나와있고 15000원 정도, 비싸군. 어쨌든 읽을거리는 있어야 하니까.
거리도 한산, 주말에 사람들은 다 집에 있나보다. 심심하지 않을까?
방이 답답해 식당에 갔는데 역시 한산하다.

모기에 물리며 일기를 쓰다가 역시 심심해 보이는 백인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너 여기서 뭐하니?
체코 사람, 동물학을 전공해 탄자니아의 대학에서 연구를 하기로 해서 왔는데 일이 잘 안 되어 공중에 붕 떴단다.
대학의 답을 기다리는 동안 사파리를 갈 거고, 이렇게 큰 도시에 동물원이 없는게 이해가 잘 안 된단다.
동물원? 아프리카에 동물원? 글쎄...
물론 여기는 대도시지만 조금만 차 타고 가면 동물이 뛰어노는 초원이 펼쳐질 텐데 사람들이 동물원의 동물을 보고 싶어할까?
-Good luck
을 빌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