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렌띠안에서 코타바루까지
5박 6일간 재밌게 지냈던 쁘렌띠안을 떠나는 날, 오늘 코타바루로 가서 하루를 지내고 내일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7시에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7시 40분에 배타러 나왔다. 쁘렌띠안에 들어올 때 왕복표를 샀기에 여러 배 중 맞는 것을 찾아 타야 한다.
오늘도 쁘렌띠안에 떠오르는 태양.
이제 쁘렌띠안을 떠나야 할 때, 또 언제쯤이나 이런 바다에 와 볼 수 있으려나?
배에 6명이 탔는데 선장이 출발을 안 하고 밍기적거린다. 더 많은 손님을 태우고 싶었던 것.
결국은 말로만 듣던 디라군 해변까지 가서 작은 배를 타고 나오는 사람을 몇 명 더 태웠다. 고립되고 조용한 해변에 가고 싶다면 디라군으로 가라던데 정말 외딴 곳이다.
남자 한 명, 여자 두 명, 세 명의 한국인이 탔는데 비슷하게 생겼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오빠와 여동생 둘이었다. 어, 우리 가족과 구성원이 같다. 우리 삼남매도 15년 전 유럽을 함께 여행했었다. 셋이 같이 한 여행으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그 때는 의견도 안 맞고 다투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재미있게 다녔던 것 같다.
보트는 30분만에 쿠알라베슷 선착장에 도착, 삼남매도 비행기 시간이 7시여서 같이 코타바루에 가기로 했다. 버스는 일인당 20, 택시는 60이므로 당연히 택시를 탔다. 코타바루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모범생일 것 같은 삼남매-택시비로 20링깃을 주니 5링깃을 돌려주기까지 했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호텔을 찾아나섰다.
눈에 띄는 Suria 호텔에 들어가 봤는데 더운 날씨여서 그런지 컴컴하고 곰팡이 냄새가 났다.
다음에 찾아간 노란색이 인상적인 폴리탄(Politan) 호텔에 방을 잡았다.
요금은 60링깃으로 요금표에 적혀져 있었다. 외국인,내국인 요금이 같고 흥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맘에 든다.
두리안은 갖고 들어오면 안 된다. 그럼 두리안 어디서 먹지?
복도가 낯익은데...아, 꼭 고등학교 복도 같다. 학교를 개조한 호텔일까?
방은 그런대로 깔끔.
조금 쉬고 밥도 먹을 겸 나왔는데 너무 덥다.
이슬람 휴일인 금요일이라 거리는 한산하고 상점들도 거의 문을 닫았다.
문 열린 곳을 겨우 찾아들어갔다. 식당 이름이 '식당'이다.
메뉴, 너무 많다, 고를 수가 없다. 우리나라 김밥천국에 찾아들어간 외국인도 똑같은 고민을 하리라.
주인 아줌마가 rice를 보여주겠다고 큰 냄비 앞으로 안내한다. 밥, fish curry, chicken curry, 뭘 고를래 해서 생선을 골랐다. 바로 그릇에 담아주는데 생선을 한 조각 밖에 안 줘서 'No'했더니 한 조각 더 준다.
그래서 오늘의 점심. '맨날 이런 식이야, 잘 모르니까 이상한 음식만 먹게 돼', 투덜대고 있었는데 생선 커리가 의외로 맛있었다. 고등어인 것 같은데 비린내도 하나도 안 나고 커리랑 잘 어우러지는 맛이었다.
음료수를 주문하려고 하니 아줌마가 냉장고를 가리키고 아무거나 골라 먹으란다. 그래서 밥, 생선 커리, 세븐업까지 4링깃, 1500원으로 만족한 식사를 했다. 휴양지도 좋지만 그 나라 사람과 똑같은 음식을 먹고 그들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엿볼 수 있는 도시 여행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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