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3. 16:09

2014년 1월-6월 읽은 책

1월

요시다 슈이치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하늘 모험>

한국에 가면 도서관에 가서 요시다 슈이치의 그 동안 나온 책을 찾아 읽는다. 이런 소품은 읽어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이지만 그의 글을 읽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므로...

허영만 <식객1>, <식객2>, <식객3>, <식객4>

실제 생활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그리 추구하는 편은 아니지만(그럴 수도 없고) 음식 이야기는 언제나 좋다. 이 방대한 이야기를 언제 다 읽지?

허영만 <허영만과 함꼐 하는 힐링 캠프: 뉴질랜드 캠퍼밴 일주>

이제 별로 가 보고 싶은 나라도 없는데 그 중 남아있는게 뉴질랜드와 아이슬란드, 뉴질랜드는 꼭 캠퍼밴으로.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 규슈 1>

그의 책으로 강진, 해남 등의 지명이 익숙해졌던 일이 벌써 몇 년 전인가, 일본 이야기는 그 때만큼 재밌지 않다. 일본과 관련된 것은 그저 사실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가치판단이 개입하기 때문인 것 같다.

홍은택 <중국만리장정>

제목이 만리장성인줄 알았다는...칠 년 전 미국 자전거 횡단 여행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다리는 녹슬지 않았고 필력도 역시. 이제 역시 세계의 중심은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다.

Arnaldur Indridasson <The Draining Lake>

이제 나는 Erlandur라는 인간을 이해할 것 같다. 그의 외로움, 그의 회한, 그의 사랑을...지금까지 읽은 시리즈 중 가장 재밌다. 40년전 동독에서의 아픈 사랑과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 세상은 바뀌어도 상처입은 사람들은 치유받지 못한다. 더글러스 케네디의 <모멘트>가 연상되기도 한다. 북구의 국가들이 나치나 전후 냉전시대에 깊이 영향을 받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는데 스릴러물만 읽어서 그런가?

 

2월

Douglous Kennedy <Five Days>

이 사람도 이렇게 재미없는 책을 쓸 수 있구나. 운명적인 사랑에 집착하는 작가의 성향을 알고 있었지만 그 사랑은 허술했고 중년 여인의 자아찾기는 이해가 안 되었다. 나는 아직 중년이 아닌가봐.

Jhumpa Lahiri <The Lowland>

그의 작품의 일관된 주제, 전통과 충돌하는 가치관을 다루고 있는데 힘이 좀 빠졌다고 할까, 이제 새로운 주제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인도 사람들은 교수가 그렇게 쉽게 되나? 뉴잉글랜드 풍경 묘사는 좋았다. 언젠가 가보고 싶어졌다.

공지영 <높고 푸른 사다리>

그냥 있어서 읽은 책, 아래층에서 들고 온 책.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이게 다 들어간 소설을 쓰고 싶다' 가 기본적인 작가의 생각이었던 듯. 그러니 엉성하다.

에두아르도 포터 <모든 것의 가격>

가격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천 원짜리 물건을 사면서도 우리 머리 속에서는 얼마나 많은 요인들이 분석되고 판단되는가. 한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 쓰는 이런 책 좋다.

 

 

3월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죽음과 싸운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가끔 생각한다. 결국 모두가 죽고 마는 것을. 언젠가 내가 사랑했던, 사랑하는 사람이 이승보다 저 세상에 더 많이 존재하는 날이 올 것이고 그 때가 되면 죽는 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같을 것이다.

Jo Nesbo <Redbreast>

새로운 스칸디나비아 작가를 시도해보고 싶어 선택한 노르웨이 작가. 그런데 이름 기억하기가 어렵고 등장인물이 너무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한 번 포기했다가 다시 시작해서 그럭저럭 재밌게 읽었다. 왈란다 시리즈와는 다르게 달달한 얘기도 나오고. 이것도 역시 2차 대전, 나치 이야기. 그 역사는 스칸디나비아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음에 틀림없다.

 

4월

Jo Nesbo <Nemesis>

또 복잡한 이야기, Redbreast보다는 이해하기 쉬웠지만. 이 작가의 특징인 듯. 얘기가 살짝 억지스럽기도 하고...계속 읽을까, 말까.

나카무라 요시후미 <건축가가 사는 집>

잠깐 한국 갔다올 때 사온 책, 인터넷 주문할 시간도 없어서 오랜만에 제 값 주고 서점에 가서 샀음. 나도 나만의 집을 갖고 싶다, 아니 과연 그런가? 떠도는 삶에 익숙해져가고 있지만 언제나 돌아갈 그 곳이 필요하긴 하니까. 잡지를 읽는 듯 술술 넘어갔지만 뒤에 가서는 약간 지루하기도 했다.

 

5월

히가시노 게이고 <레몬>

책나눔터에서 빌려온 책. 일요일 오전 뒹굴뒹굴하며 시간보내기 좋은 책. 93년에 벌써 복제인간을 다룬 책을 썼다니 선견지명이 있다. 아니면 그 때부터 클론 등이 활발히 논의되었던 걸까? 그 당시 나름 생명과학 전공이었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결말이 좀 허무.

주영하 <식탁 위의 한국사>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 현재 외식 메뉴로 각광받고 있는 음식들의 역사를 탐구한 책. 음식의 유행은 단순한 입맛의 변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기후적인 요인까지 맞물려 있는 복잡한 것이다. 크고 무거워서 누워서 읽으니 팔이 아파왔지만 끝이 나지 않기를 바란 책. 주영하와 주경철-<문명의 바다>라는 내 나름의 강력추천 책을 쓴 사람-이 헷갈리는데  두 사람 다 재밌는 책을 쓴다.

정유정 <7년의 밤>

몇 장 읽고 가정폭력 페이지 생략하고 인터넷에서 결말 찾아보고 페이지 건너뛰면서 읽음. 너무 나쁜 사람이 나오는 책이 버겁다. 비록 현실에 더 나쁜 사람이 존재한다 해도.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30여년이 지나 다시 '상실의 시대'로 돌아온 하루키? 근래 읽은 하루키 책 중 가장 좋았다. 난 아직 '상실의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도쿄, 나고야, 핀란드로 이어지는 주인공의 여정이 흥미로웠고 결국 색채가 없는 주인공이 가장 강인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그가 자신의 색채를 내세우지 않고도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김애란 <비행운>

이 작가는 단편이 더 나은 듯, 읽는 재미가 있다.

김형경 <남자를 위하여>

제목이 '남자에 대하여'인 줄 알았는데 결국은 남자를 위한 책이었다. 우리 모두는 과거에 의해 결정되어진다.

이진주 <도쿄, 행복한 한 그릇>

여행책, 음식기행책을 쓰려면 이 정도는 충실히 써야 한다. 일본 가본 지 오래되었는데 다시 갈 일이 있을까?

히가시노 게이고 <매스커레이드 호텔>

플롯은 그저 그랬다, 너무 쉽다고 해야 하나? 호텔에 대한 묘사는 재밌었다.

미야메 미유키 <화차>

책나눔터에 등록한 이후로(6개월에 200,000킵-3만원) 영어책으로 읽을 수 없었던 일본 책에 집중하고 있는 듯. 책이 다양하지 않은데 그래도 일본 소설은 많다. 그래서 그 유명한 미미 여사의 책을 처음 읽게 되었는데 재밌다. 미스터리보다 그 주변인물, 도시 등을 묘사하는 게 재미있음. 일본은 이런 일상의 묘사가 자연스런 소설의 흐름인 것 같다.

 

6월

Jo Nesbo <Snowman>

요 네스뵈, 더 읽을까 말까 했지만 노르웨이 여행을 하면서 읽는 책은 노르웨이 작가의 것이어야 하므로. 이 작가의 책 중 가장 유명한 것인데 너무 끔찍하고 매번 해리 형사가 사건과 직접 연관된다는 게 부자연스럽지 않은지?

 

출장이 적었고 몇 개월 마음고생을 책으로 달래느라 좀 많이 읽었다. 한국책의 적절한 소스를 발견하기도 했고. 자꾸 책장 넘어가기 쉬운 책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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