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15. 11:42

D+213 071014 산페드로데아타카마-살타 이동

일주일 후 원월드 10번째 비행, 산티아고-이스터 비행이 잡혀 있다.
산티아고까지 한 번에 버스를 타고 가면 24시간쯤 걸린다는데  아르헨티나의 살타-코르도바-멘도자를 거쳐 가기로 했다.
아타카마-살타도 마지막 표 한 장을 겨우 얻을 수 있었는데, 버스편이 잘 연결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도를 보고 루트를 연구하는 일은 가끔 골치가 아프지만 언제나 재밌다.
아타카마 골목길 풍경. 흙으로 만든 집, 집 안에 들어가면 시원하다. 사막의 오아시스다운 모습이다. 
어제 축제가 열리던 광장에서 오늘은 촬영을 하고 있다.
산티아고에서 꽤 먼 곳인데 촬영까지 하러 오다니 이 작은 마을이 그렇게 유명한 걸까?
살타 가는 Germinis 버스.  오늘부터 서머타임이 시작된다고 늦지 않게 신신당부했는데 두 명이 늦었다.
표를 판 아줌마가 데리고 오는 폼이 호텔에 가서 잡아온 것 같다. 표를 팔 때 호텔 이름을 다 적는다.
10시 반 출발, 11시가 좀 넘어 국경에 도착.
국경 사무소에서 본 모습. 육로로 국경을 건널 때마다 느끼는 건데 국경 지대는 왜이리 황량한 걸까?
사람이 사는 마을 한 가운데 금을 긋고 내 나라, 네 나라 할 수는 없겠지만.
11시 반에 다시 출발, 버스는 길고 지루하게 달린다. 옆자리는 스위스에서 온 여자애인데 아레끼파에서 만난 테레사와 비슷하게 영어도 잘 못하고 별로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DVD 도 안 틀어주고 진짜 지루하다. 엠피쓰리가 여느 때보다 절실했는데...

처음에는 사막을 달리고 두 시쯤 아르헨티나 국경 사무소에서 스탬프를 받고 안데스 산맥을 올라간다.
안개가 짙게 낀 꼬불꼬불한 길을 한참이나 달려 올라가더니 내리막길 시작.
그리고는 평원이다. 아르헨티나의 끝도 없는 평원.
저녁 8시 반에 살타에 닿았다. 가이드북에는 12시간 걸린다고 씌여 있었는데 10시간쯤 걸렸다.
터미널이 너무 현대적이라 문화적 충격을 느꼈다.  페루, 볼리비아를 거쳐 오니 사소한 것에도 감동하게 된다.
스위스 애는 예약한 호스텔에 간다고 하는데 나는 며칠 도미토리에서 부대끼다 보니 나만의 목욕탕이 절실했다.
또 바로 코르도바로 가야 하니 터미널에서 가까운 호텔을 찾았다.
110페소(1아르헨티나 페소=300원), 화장실도 딸려 있고 아침도 주는 진짜 호텔, 3만3천원쯤 하니 좀 비싸긴 하다.

내일 코르도바 표를 사러 갔더니 매진이란다. 내일 월요일인데 휴일인지 남아있는 표가 없다.
그래도 버스가 많이 있는데 나 하나 끼여들 틈이 없겠어, 내일 다시 알아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뜨거운 물에서 여유있게 샤워를 하고 티비를 켜고(알아들을 수는 없지만)책상에 앉아 일기를 쓴다.
가끔은 이렇게 호사를 부리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내일 버스표를 못 구하면 도미토리를 찾아봐야겠다.
백팩을 메고 이런 데 묵으면 뭔가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듯 어색하다.

*아타카마-살타 Germinis 버스, 화/금/일, 10시간, 25000칠레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