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19. 11:29

D+218 071019 안데스 산맥 넘기, 멘도사-산티아고 이동,

산티아고 행 버스는 8시 반, 6시 반에 깨서 짐 후다닥 챙겨서 나왔다. 아침식사도 포함인데 시간도 이르고 아직까지도 배불렀다.
출근시간이라 택시 잡기가 힘들었다. 택시도 별로 없는데 지나가는 택시에는 다 사람이 타고 있었다 .
겨우 잡아타고 터미널 도착하니 8시, 이제 숨 좀 돌리겠다.

산티아고 가는 버스는 다른 버스보다 훨씬 허름한데 승객도 나 포함 5명 뿐. 그런데 차장에 기사에, 이래서 장사가 될까?
어쨌든 난 또 맨 앞자리에 앉아 파노라믹 풍경을 즐길 뿐이고.
이 부근에 남미 최고봉 아콩가구아(Cerro Aconcagua 6960m)가 있다던데 저기 어디쯤일까?
별로 높아보이지 않는데 눈이 쌓여있는 봉우리가 보인다.
아마도 포도 묘목?
평원을 지나 점점 고지대로 올라간다.
눈덮인 산이 더 가까이 다가오고.
눈녹은 물이 만들어낸 호수.
고도 3-4천 미터쯤 될 것 같다.
아르헨티나-칠레 국경은 안데스 산맥 한가운데 있다.
지난번 볼리비아-칠레 국경에서도 느꼈지만 칠레는 짐검사를 좀 심하게 한다.
주변 나라들을 무시하고 잘난 척 하는 나라 같아 기분이 좋지는 않다.
여긴 한 5천미터 될 것 같은데,
이제 내려가기 시작.
안데스 산맥을 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산티아고 가까이 오자 길도 넓어지고 차도 많이 다닌다. 오후 3시 반에 산티아고 터미널에 도착.
미리 예약해 둔 Hostel Forestal 에 가야 한다. 택시 기사들이 달라붙어 호객행위를 한는데 4000페소.
뿌리치고 터미널에서 나오니 바로 지하철역이 있다. 남미에서 처음 보는 지하철, Baquedano 역까지 320페소.
깨끗한 호스텔인데 역시 싱글룸은 작다. 내일 이스터섬에 가야 하기에 공항까지 픽업을 부탁하고 나왔다.

오늘의 미션은 한국 식품점 찾기, 이스터 물가가 비싸다니 가기 전에 준비해야지.
구글에서  Korea town in santiago를 쳐서  Patronato라는 곳에 한국인이 많이 산다는 정보를 얻었다.
Patronato지구는 호스텔에서 걸어갈만한 거리다.
포레스텔 공원(Parque Forestel)
Patronato 쯤 가자 옷 가게, 악세서리 가게 등 복잡한 거리다. China, importa라고 적힌 가게가 많다.
가게 안으로 보이는 주인들은 동양인이 많고. 여기 어디 있을 것  같은데...
앗, 발견, 아씨라는 이름의 한국 슈퍼를.
라파즈 한국 식품점과는 비교도 안 되게 다양한 상품이 있다.
가격도 안 보고 마구 집어들었다. 커피 믹스에 새우깡에 깻잎 통조림, 라면, 비빔면 까지.
14000칠레 페소-28000원. 우리나라에서 6-7000원 정도 나올 텐데 태평양을 건너왔으니 비쌀 법도 하다.

신나서 돌아오는 길.
마포초 강(Rio mapocho)위에 떠 있는 저것은,
극장이었다.

오늘 금요일이라 호스텔에서 파티가 있나보다. 고기 굽는 냄새와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데 별로 나가보고 싶지는 않다.
온통 서양인 틈에 나만 동양인, 도대체 한국인은 어디 있으며 일본인은 어디 있는거야, 살타에서부터 관광객은 물론 거리를 걷는 동양인도 한 명도 못 보았다. 아, 아까 patronoto에서 빼놓고.
웬지 외롭다.
어쨌든 내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라는 이스터 섬에 간다. 조금 설렌다.

*산티아고 호스텔, Hostel Forestal, coronel santiago bueras 122, 지하철역 Baquedano, 싱글 11000칠레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