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3 071113 엽서 속 풍경, 바릴로체 자전거 트래킹
2009. 9. 15. 21:58 in 2007세계일주/아르헨티나,파타고니아

찬 음식을 싫어하시는 아빠 정말 좋아하신다.어젯밤 히터도 좋아하시더니...
주인 할머니가 시골 외할머니집에 놀러간 것처럼 잘 해 주신다.
10시에 공짜 버스를 타고 Cerro Otto에 올라가려 했더니 지금 곤돌라 보수 중이라 올라갈 수 없단다.
그럼 어쩌나? 자전거 트래킹을 해 볼까?
이 주변은 나우엘후아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스키, 캠프, 낚시, 크루즈, 트래킹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란다.
인포메이션도 꼭 산장처럼 꾸며져 있는데 무척 친절하다.
여기에서 자전거를 빌리는 것보다 버스를 타고 트래킹 코스 가까이 가서 빌리라고 미리 전화해서 예약까지 해 준다.
20번 버스는 만원, 호숫가를 따라 꽤 긴 거리를 달린다.
Cerro Campanario가 제일 가까운 정류장인 것 같아 거기서 내렸더니 1km쯤 걸어가야 했다.
헬멧도 빌려주고 물도 주고 지도를 보고 무척 자세하게 하이킹 코스를 알려준다.
이렇게 프로페셔널한 직업 정신은 여행 이후 처음 만난 것 같다.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가 20km쯤 되는데 빨리 달리면 2시간 반이면 된다고.
-길은 평평한가요?
-바릴로체에 평평한 길은 없어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
날씨도 적당히 따뜻하고 그늘이 많은 숲길, 비포장이라 좀 울퉁불퉁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탈만 하다.
앉아서 쉬고 있는데 하이킹을 하는 다른 일행이 걸어들어왔다. 역시 이 호수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마법의 순간을 그들에게 넘겨주고 '잃어버린 호수'를 떠났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아 자전거 빌린 곳에 도착한 시간이 5시 20분. 두 시간 걸린다고 했는데 다섯 시간 걸렸다.
자전거 돌려줄 시간이 남아 Colonia Suiza게 가보려 하다 너무 멀 것 같아 포기했다.
스위스에서 온 이민자들이 마을을 이루어 살고 있는 곳이 Colonia Suiza.
나라를 떠난 사람들은 고향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곳에 정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 곳에 스위스 이민자의 거주지가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스위스 마을 대신가까운 곳에 있는 Cerro Campanario에 갔다.
리프트는 6시까지 운행한다는데 거의 막차를 타고 올라갔다. 일인당 20페소.
나는 곧 도시의 삶으로 돌아갈 것이고 빌딩숲이 답답해질때 이 기억으로 조금이나마 숨을 쉴 수 있도록.
6시 반에 자전거를 돌려주었다.
수고했다고 에너지바도 한 개씩 주고 바로 자전거를 깨끗이 청소하는 모습이 정말 프로다운 서비스였다.
일인당 45페소(13000원)이라는 싸지 않은 가격이었지만 충분히 값어치가 있었다.
돌아오는 버스는 또 만원, 여기는 버스가 자주 안 다니는지 사람이 항상 많다.
저녁은 이 지역 전통 음식이라는 사슴 (ciervo)고기 스튜와 송어(Trucha) 구이를 먹었다.
양은 적었지만 둘 다 아주 맛있었다.
음값이 60페소인 것 같았는데 거스름돈 받고 나와보니 30페소만 낸 것. 아주 잠깐 고민 후, 빨리 걸어서 집에 왔다.
6시간이나 자전거를 타서(끌고 걸은 시간이 더 많았지만) 무척 피곤했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어 뿌듯한 하루였다.
*바릴로체 자전거 하이킹, 인포메이션에서 안내를 받는다. 하루 대여료 45페소, 체력이 받쳐준다면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Cerro Companario 리프트 왕복 20페소
'2007세계일주 > 아르헨티나,파타고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D+245 071115 푸에르토 마드린 탐색 (16) | 2009.09.22 |
---|---|
D+244 071114 철지난 스키장에 가다, 바릴로체-푸에르토마드린 이동 (21) | 2009.09.18 |
D+242 071112 호반의 도시, 바릴로체에 가다. (12) | 2009.09.14 |
D+241 071111 탱고 공연을 보다. (10) | 2009.09.13 |
D+240 071110 20시간의 버스 여행 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 (15) | 2009.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