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 22:54

D+95 070618 알렉산드리아에서 빈둥대기

밤에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설쳤다.
바로 창문 아래가 큰 길이고 전차가 다니느데 어찌나 시끄럽던지...!
아침식사도 정말 별로였다. 빵을 쉰 것 같았고 달걀은 삶은지 오래된 느낌이 났다.
안되겠다. 호텔을 또 옮겨야겠다.
Crillon 은 만원이고  New Capri 는 너무 비싸다. 페인트 냄새 나는 Union 에 다시 갈 수도 없고.
Acropole 바로 앞의 Triumph 갔더니 목욕탕 딸린 싱글룸이  60P.
발코니가 없고 햇볕이 잘 안 들지만 길가가 아니라 조용해서 더 좋을 수도 있겠다.  TV 도 있고. 이 방으로 결정.

방 옮기고 샤워하고 누워있다 잠들었다. 다시 여행 시작한 지 며칠 안 되었는데 많이 피곤했는지 달콤한 낮잠.
깨보니 두 시, 슬슬 나가보자.
부실한 아침식사로 배도 고프다.
오늘 점심은 케밥 넣은 샌드위치, 맛있다. 아저씨, 포즈도 취해 주시고...

또 도서관 가는 길.
대낮부터 붙어앉아 있는 이집트 연인들.
오늘도 걸어간다, 도서관까지.
매표소에 사람이 많았는데 줄도 제대로 안 서고 내 앞에 새치기하길래 내가 먼저 왔다고, 뒤로 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표파는 아저씨가 내 편 들어주며 그래, 너 뒤로 가라, 그랬다.
왜 아무도 줄을 안 서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좋은 시설을 제대로 이용조차 못하고 있다니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하고 알렉산드리아에 관한 책, 이집트에 관한 책을 읽었다.
유럽인들이 이 도시를 좋아하는 듯, 도시에 관한 책도 많다.

7시에 나오니 하늘은 그야말로 파랗고 바람은 시원하고 진짜 좋은 날씨다.
수영하는 애들도 많고.
아이스크림 장사가 지나가길래 맛있어보여 한 개 샀다.
차가운 음식 길거리에서 사먹는 건 위험한데 아직까지 아무 일 없으니 시도해 본 것, 찐득한 게 먹을만하다.
제방에는 연인들.
나와 한참 같이 걸은 이집트 소년들.
저녁은 피자, 금방 구워준 피자를 제방에 앉아서 먹었다.

시와 갔다가 마사 마투르 들렀다가 카이로로 돌아갈 예정이었는데 날씨도 덥고 몸도 안 좋고 사막 투어가 별로 땡기지 않는다. 
바닷바람 시원하고 멋진 도서관이 있는 알렉산드리아에 며칠 더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