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8. 22:22

D+1 여행의 시작, 비엔티안-우돈타니-방콕 이동

언제나처럼 비엔티안에서 출발하는 여행의 시작은 버스 터미널에서.

오후 두 시 우돈타니행 버스.

표를 아침에 미리 가서 샀더니 2층 버스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에어콘도 나오고 2층 버스라 지난번에 타고 갔던 버스보다는 상태가 아주 좋은 편.

비엔티안 시내를 빠져나가고,

우정의 다리를 건넜다.

태국에 쿠데타가 일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여서 태국 쪽 국경 검색이 심했다. 엑스레이를 잘 통과해서 버스에 짐을 실었는데 어떤높은 사람이 오더니 다시 짐을 가져오란다. 라면과 햇반, 통조림으로 가득차 있던 내 20kg짜리 가방은 낱낱이 헤쳐졌는데 맨 밑에 두었던 깻잎 통조림을 보고서야 보내주었다. 통조림이 폭탄처럼 생겼던 걸까? 공간 배분에 심혈을 기울여 트렁크를 꽉꽉 채웠는데 다시 쌀 때는 대충 꾹꾹 눌러담아 겨우 지퍼를 채울 수 있었다.

아, 여행의 시작부터 지친다. 

하늘 색깔이 심상치 않다.

오, 뭔 일 날 것만 같은 하늘이다.

굵은 빗방울이 세차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혹시 날씨가 안 좋아 비행기가 안 뜨면 어쩌나 걱정했으나 우돈타니 터미널에 도착할 무렵에는 언제 그랬냐는 등 하늘이 개기 시작했다.

로빈슨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에서 똠얌과 crispy egg 오믈렛으로 이른 저녁식사. 계란을 기름에 튀기듯이 부쳐주는데 처음엔 바삭하고 고소했으나 나중에는 느끼해졌다.

 

우돈타니 공항도 4월에 비해 경계가 심해졌다. 여기저기 군복을 입은 사람이 총을 메고 서 있었다.

우돈타니에서 7시 20분 방콕행 에어 아시아를 타고 돈무앙 공항에서 9시 셔틀을 타고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했다. 열 시가 통금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공항 주변은 여느 떄와 별 다를 것이 없어보였다.

스톡홀름행 비행기가 내일 아침에 떠나기에 공항 주변 Thong Tha 호텔을 예약했다. 공항 픽업이 무료라고 했는데 홈페이지 어디를 찾아도 어떻게 픽업 서비스를 만나는지 설명이 없었다. 전화해서 물어보니 공항 2층 3-4 게이트 사이로 가라고. 그리로 가보았더니 모든 호텔 직원이 호텔 안내판을 들고 앉아서 또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니 누군가가 어떤 호텔이냐고 묻고 호텔 이름을 이야기해 줬더니 어떤 사람이 나서서 픽업 차량으로 안내해 주었다.

하루종일 그 자리에서 손님을 맞았을 호텔 직원들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공항에서 10분쯤 달려 도착한 Thong Tha resort. 이름은 리조트이지만 그런 분위기는 절대 아니다. 아마 이번 여행에서 묵을 수 있는 숙소 중 가장 넓은 방이며 가장 저렴한 숙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봐도 귀여운 코끼리 모양 수건.

아침에 창밖을 보니 그런대로 리조트 분위기?

단돈 30불에 재워주고 아침밥도 주고 공항 왕복 픽업 서비스가 가능한 태국은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의 천국이지만 한 편 일하는 사람들 인건비가 얼마나 싸길래 하는 안타까운 심정도 살짝 스쳐갔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스칸디나비아로 떠나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