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30. 22:28

거문오름 트레킹

제주도에 간다고 전화했을 때 백 양이 '그럼 거문오름 탐방 예약해 놓을께', 그래서
'무슨 오름에 가는데 예약을 해야해?' 물었더니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서 그렇단다.
11시에 예약을 했는데 여느 때처럼 느지막히 일어나 서둘러서 아침을 먹고 달려야 했다. 호텔 부페인데 아깝다...

세계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고 있는 제주도, 전화 001-1588-7715 나 인터넷으로 참여할 수 있다.
눈 덮인 한라산 꼭대기가 보인다. 그저께까지만 해도 눈이 오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는데 나는 운이 좋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에 도착.
탐방 안내소에서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체크한다.
탐방 시간은 9시부터 12시까지, 30분 간격으로 해설사와 같이 출발한다. 예약은 064-784-0456 으로. 거문오름탐방사이트
우리 해설사 선생님. 평일에는 박물관에서 학예사로 일하시고 산이 좋아 주말에 자원봉사를 하고 계시다고.
탐방로를 벗어나면 안 되고, 식물이나 돌을 가져오는 것은 당연히 금지.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남아있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단다.
출입증은 나갈 때 반납하세요.
마을 입구에 화가분이 살고 계시다는 집이다. 너른 마당의 선물 보따리는 작품으로 거문오름을 탐방하러 오는 사람들을 환영한다는 의미라고.
여러 나라 말로 씌여 있는 환영인사.
오름에 들어가기 전 코스를 설명하시는 해설사님. 2시간 걸리는 분화구 코스는 해설사와 동행하며 이후 정상코스는 자율 탐방.
삼나무 숲. 6-70년대 조림하기 위해 심은 것인데 요즘은 자연스러운 식생으로 바꾸기 위해 벌목하고 있는 추세라고.
곶자왈을 설명하고 있는 해설사님.
곶자왈이란?
-화산분출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암괴로 쪼개지면서 분출되어 요철(凹凸)지형을 이루며 쌓여있기 때문에 지하수 함양은 물론, 보온·보습효과를 일으켜 열대식물이 북쪽 한계지점에 자라는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식물이 남쪽 한계지점에 자라는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   출처: 사단법인 곶자왈 사람들
탐방로는 나무로 되어 있어 흙을 밟을 일은 거의 없다. 우리가 제일 앞장서서 해설사님을 따라간다.
이 동굴은?
일본군 동굴진지. 태평양 전쟁때 제주도에 비행장을 만들고 기지로 활용했다.
두 시간의 탐방이 끝났다. 식물학, 광물학, 민속학, 역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식으로 설명을 잘 해주신 해설사님에게 감동받은 두 시간이었다. 들려주신 이야기가 많은데 벌써 다 잊어버렸다는...



이제 자유탐방인데 모두들 그냥 가버린다. 어디든 끝까지 가보고야 마는 나는 당연히 정상 코스를 시작한다.
아까 분화구 코스는 분화구 안쪽 낮은 지대를 걷는 것이고 정상 코스는 분화구 바깥쪽 능선을 따라 걷는 것이다.
용을 닮은 9개의 봉우리를 차례로 지나게 된다. 분화구 한 바퀴 도는데 8km인데 우리는 중간에서 시작해서 4.1km만 가면된다.
사실 이름과 모양이 잘 일치하지는 않는다.
제주도는 무덤에 돌을 둘러놓는데 방목하는 말이나 소가 들어가 훼손하는 것을 막는 방법이라고.
2룡 지점이니 1룡 하나만 남았는데 아직도 남은 거리 2.2km. 왜 사람들이 정상 코스를 선택하지 않는지 아제 알 것 같다. 헥헥
으, 이 나무 계단을 올라야 한다구?
그래도 부드러운 오름이 이어져 있는 경치는 멋지다.
드디어 정상 정복.
제주도 오름 갯수는 368개, 일주일에 한 개씩 올라도 7년이 걸린다.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탐방 안내소에 출입증을 반납했다. 오전에 북적북적하던 안내소가 한산하다. 일하는 분들이 모두 마을 분들인 것 같은데 참 친절하다. 이런 분들 덕분에 제주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고 또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 같다.
거문오름, 예약을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제주의 자연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배고파서 허겁지겁 찾아간 샤라의 정원. 유기농 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백 양이 들었다고.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작은 레스토랑.
주인 분이 손수 만드신 가구라던가...?
닭요리를 시켰다. 스파게티 비슷한 소스에 닭, 스파게티 면, 가래떡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몽땅 들어가 있는 음식이었다.
5시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향했다. 백 양, 다음에도 좋은 데 데려가 줘야해...
제주도는 러시아 인형 마뜨뤼시카 같다. 까도까도 재밌고 신기한 것들이 계속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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