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1. 23:08

옥판사 휴일 시내 관광

10월 31일은 라오스 휴일이다. Okpansa 축제일이라는데 정확히 무슨 의미를 갖는 날인지는 가이드북 두 개를 읽어도 뭔 말인지 잘 모르겠다.

절에 가서 공양도 드리고 무엇보다 메콩강에서 보트 레이싱이 열린다는데 2,3일 전부터 메콩 강가에 노점이 잔뜩 늘어서고 강으로 향하는 길은 대부분 통행 제한을 하였다.

전날 밤에 강가에 나가보니 비엔티안에 사는 사람은 모두다 강가에 나온 듯, 이렇게 많은 군중은 라오스 와서 처음 보았다. 벚꽃 축제할 때 여의도보다 더 붐볐다. 간식 노점에 술집에 유원지에서 볼 수 있는 풍선 터뜨리기까지 있었다는...

 

공휴일, 마침 한국에서 출장자가 와서 시내 관광을 했다. 보트 경기는 차마 보러 갈 엄두가 안 났다.

아마 비엔티안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지 빠뚝사이(개선문). 1960년대에 미국이 공항을 만들라고 지원한 시멘트로 만들어져 '수직활주로'라고도 불린다.

분수가 시원하다.

3000킵을 내고 꼭대기에 올라가면 비엔티안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5층 높이를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 올라가야 한다는 점만 고려한다면 한 번은 올라가 볼만 하다. 지난 번에 한 번 올라갔다 왔기에 오늘은 패스.

파리 개선문 아래도 이런 모습이었던 듯.

 

점심은 외곽으로 나가 먹기로 했다. 크루즈를 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탕혼'이라는 곳, 시내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린다.

통행료를 내고 다리를 건너 도착한 레스토랑.

음식을 많이 시키면 배를 탈 수 있다는데 배가 다 나가서 한 시간 기다려야 한다고. 뭐든지 집착하지 않는 우리는 그냥 강가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요리를 시키고 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강가의 바람은 시원하고 조금 있으니 소나기까지 내리기 시작, 강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좋다.

쭈꾸미 무침과 생선구이, 흰 찰밥.

- 이 대나무 밥그릇은 뭘로 씻을까?

- 글쎄요. 씻을까요? 씻으면 말리기가 힘들지 않을까요?

- 이 접시는 강물로 씻겠지. 저기 봐, 펌프로 강물 퍼올리쟎아.

- 그냥 드세요!

이건 뭐지? 메뚜기를 시킨다고 했는데 그것보다 더 이상한 게 나왔다.

일행 중 남자들은 고소하다고 잘 먹는다. 나도 먹어보려 시도했으나 젓가락 끝에 닿을 때부터 소름이 끼쳤다.

아, 이걸 먹을 수 있어야 라오스에서 일을 잘 할 수 있을텐데...밥에 묻어놓고 시도해보려 했는데 밥하고 같이 있으니까 더 징그럽다. 맥주를 두 잔 마시고 다시 먹어보려 했으나 역시 실패, 그래서 곤충 시식은 다음 기회로...

황금 사원 '탓루앙'에도 들렀다. 부처님의 갈비뼈를 모신 사원, 금은 도금일 것으로 생각됨. 멀리서 볼 때는 황금빛 기둥이 햇빛에 빛나는 것이 멋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감흥이 별로.

 

출장자들의 귀국 비행기는 밤 11시에 떠나는데 더이상 갈 데가 없다. 라오스 생활 18개월이 넘어가는 백과장의 안내로 오래된 절이라는 호프라케오 절에도 들렀다.

원래는 목재였는데 불에 타 버려 시멘트(!)로 복원한 절. 태국에서 뺏어간 에머랄드 불상을 모셨던 절이라고.

 

맛사지를 하러 갔으나 문을 닫아 실패. 결국 우리집에 와서 인터넷 서핑과 애니팡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런 일이 자주 있을 것 같으니 카드와 화투를 준비해 놔야겠다.

저녁을 먹으러 '솔향기' 식당에 갔는데 음식이 떨어졌다고 하고 '서울식당'은 문을 닫았다. 꼭 우리나라 추석에 식당 찾으러 돌아다니는 것 같다. 결국 '유키'까지 찾아가 저녁을 먹고 '조마'에서 커피를 한 잔하고 출장자를 배웅하였다.

밤늦은 공항에는 다음주 아셈회의로 손님들이 많이 들어오는지 아셈 번호판을 단 차들로 붐볐다.

- 센터장님, 한국에서 가져다주신 볶음 고추장은 잘 먹을께요, 참 커피 믹스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