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2. 19:05

둘째날-2 주밍미술관(1)

셔틀 버스가 온다는 10시 반이 가까워오자 어디에선가 사람들이 나타난다. 모두들 어디 가 있었던 거지?
셔틀은 역시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 주밍 미술관 앞에 선다.
주차장에는 단체관광 버스가 한가득이다. 이 나라에선 꽤 유명한 곳이 분명하다.
가방을 맡기러 가니 우산은 맡기지 말라고 한다. 대부분의 관람작이 노천에 있다고.
자, 그럼 가볼까?
우선은 실내에 있는 천으로 된 콜라쥬 작품, 제목은 인간관계.
 이것도 제목은 인간관계, 하긴 사람 살아가는 일이 다 인간 관계겠지.
이것도 아마 인간관계-장대높이뛰기, 정도 될 것이다.
콸콸 개울물은 흐르고,
행렬하는 군인의 조각이 늘어서 있다.
다양한 소재의 조각들.
나는 이런 소박한 것이 좋다.
슥~금을 그은 것 만으로 차가운 돌에서 따뜻한 얼굴을 끌어낼 수 있으니 대단한 조각가이다.
하늘은 전혀 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건 군대를 비판하는 것보다는 애국심을 찬양하는 의미겠지?
타이완 국기, 거대한 중국에 맞서고 있는 나라로서 애국심이 강한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른다.
세계일주 여행 중 만났던 타이완 친구가 중국이 세계무대에 나선 이후 수교 국가가 줄어들어 여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던 게 기억났다.
그래도 이런 군대의 모습은 왠지 거슬린다.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
태극 시리즈라는 제목의 엄청나게 큰 조각.
큰 주제, 사소한 모습, 모든 걸 아우르는 조각가이다.
휴게소 앞의 벤치에서 졸고 있는 사람들, 나도 슬슬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
실내의 전시장으로 들어가 앉을 곳을 좀 찾아봐야겠다.
여기도 역시 낙하산 시리즈.
해군이 도열해 있는,
인간광장. 
12년 동안 순수히 자기 힘으로 이 미술관을 만들었다는데 규모가 대단하다.
그런데 감탄할 사이도 없이 차가운 비에 손이 시려온다. 어디 따뜻한 곳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