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1. 22:24

D+104 070627 룩소르-후루가다 이동

오늘도 역시 고추장에 밥 비벼먹기.
이집트 음식은 아프리카 음식보다 훨씬 낫지만 그래도 가끔 한국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
룩소르 게스트 하우스 떠나기 전 주인장 김태엽 님과 한 컷,
외국에서 이 정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매번 새로운 사람을 상대해야하고 24시간 내내 개인생활 없이 지지내야 하고  한 나라 사람이라는 이유로 잘 해 주기까지 해야 한다니...!)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분이었다.

후루가다까지 동행하기로 한 두 친구와 같이 버스 터미널에 갔다.
25P라서 좋아했더니 upper egypt 버스가 온다. 가장 안 좋은 버스 회사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역시, 에어콘이 안 나온다.
아, 에어콘도 없이 어떻게 다섯 시간을 가나.
Qena 라는 도시까지는 괜히 차를 세워 검문도 많이 하고 정류장에서 사람도 태우고 느리게 가다가 이후부터는 사막을 달린다.
후루가다까지 200km, 열린 창으로 사막의 더운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온다.
덥고 의자는 좁고 죽을 지경이다.
옆의 무슬림 여인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여행하는데 작은 애는 토하고 울고 정말 안쓰러워 보인다.
다섯 시간 반 만에 후루가다 도착, 이집트 와서 제일 힘든 여정이었다.

친구들이 한국인 다이빙 강사한테 전화를 하니 봉고 택시가 데리러 온다. 
난 다이빙을 할 건 아니지만 하룻밤 묵고 떠날 거니 그냥 같이 갔다.
도시 외곽에 자리한 게스트 하우스, 까맣게 탄 한국 사람들이 버글버글하다. 
여기 몇 달이고 머물면서 다이빙을 하는 사람도 있고 4박 5일 코스로 다이빙 자격증을 따는 사람들도 많단다.  
잠만 자는 도미토리 25P. 
계속 혼자 여행하고 한국인을 많이 안 만나다보니 이런 분위기에 적응이 잘 안 된다.

샤름 엘 세이크 가는 배표도 끊을 겸 시내 구경을 나갔다.
시내의 사무실에 갔더니  전화가 안 돼 네 시간 후에 다시 오란다. 결국 택시를 타고 항구까지 가서 직접 끊었다.
250P라니 엄청난 가격이다. 홍해가 건너가는 것이니 버스를 타고 가는 것보다 훨씬 빠르지만 가격은 정말 비싸다.
후루가다 시내의 아름다운 꽃나무 밑에서 포즈를 취한 육사 출신 신애양.
육사에서 훈련했을 때 다이빙 해 봤는데 기초반으로 가라고 해서 툴툴대고 있는 중.
저녁 먹으러 갔다.
우리의 귀염둥이 현희 양. 같이 냉면을 그리워하고 있다.(한국 와서 한 번 먹기로 했는데 아직 못 먹었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 거지?
이집트의 맥주, 유적지 이름을 따서 만든 사카라, 별이 그려져 있는 스텔라.
이슬람 국가라 술은 금지돼 있는데 관광지에는 다 판다.
그래도 음주는 자유롭지 않아  발코니에 나가 술을 먹으면 옆집에서 신고가 들어간다는 경고가 게스트하우스에 붙어 있기도 했다.
주재료보다 주변 장식에 더 신경쓴 오늘의 저녁 식사. 
일행이 생기니 안정감 있고 좋은데 여행하는 맛은 좀 적다. 며칠 같이 지내다 보니 혼자가 되고 싶기도 하고.

게스트 하우스엔 냉방이 너무 빵빵하다. 냉방병 걸린 것 같다. 이래서 다합에 가서 다이빙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