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8. 22:42

D+34 070418 wed 지루한 기차여행, 타자라, 잠비아-탄자니아 이동

밤엔 시끄러워서 잠을 설치고 새벽에는 추워서 깨고 이래저래 기차 여행이 쉽지 않다.
지금 시간 아침 여섯 시, 일찍부터 기차역에 나온 사람들.
너흰 도대체 무슨 볼일이 있는 거냐?
아침식사를 팔러온 사람들이다.
밀가루를 튀긴 빵, 생수를 사서 아침식사.
반쪽만 나온 친구는 스웨데쉬 가이 에밀리오. 지금 21살인데 17살에 학교를 그만 두고 레스토랑에서 일해서 돈을 벌어 15개월간 아시아를 여행했고 5개월간 다시 집에 돌아갔다가 다시 아프리카를 여행중이란다.
중국을 좋아하는데 이유는 중국 여자가 예쁘기 때문이라나...
비행기 스탑오버 하느라고 서울에 일주일 머문 적이 있는데 별로 한 건 없지만 나이트 라이프가 좋았단다. 바, 나이트 클럽 그런거.
음, 외국인들은 그렇게 느끼는구나. 에밀리오, 재밌는 소년이군.
기차는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듯 싶다.
개울도 흐르고,
양철지붕의 집이 있는 마을,
바나나 나무는 어디에나,
학교 다니는 애들은 저렇게 교복을 입고 다니는 듯 싶다. 학교 끝나고 놀러온 거냐, 철로길에?
중국 사람이 이 철로를 놓았다는데 시베리아 횡단 열차도 이것과 비슷하겠지?
2박 3일도 지루해지기 시작했는데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더 지루할 듯 싶다.
상근 군 말로는 한국인이 세 명만 되면 고스톱을 치면서 재밌게 놀 수 있다는데 정말 심심하다.
국경에 다다르자 탄자니아 국경관리가 타더니 비자 도장을 찍어준다. 50불, 비싸군.
루사카-다르에스살람 사이의 큰 역, 음베야.

꽤 크군. 다르에스살람은 동쪽 끝, 인도양에 면해 있는 도시이므로 아직 멀었다.
진흙으로 벽을 만들고 양철 지붕을 얹은 집. 더울 것 같은데...
건널목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기차가 설 때마다 달려오는 사람들.
우리가 있는 이등칸에는 눈길도 안 주고 주로 현지인이 이용하는 3등칸을 향해 간다.
감자,
고구마 등을 팔고 있었다. 배고픈데, 저거 깎아먹으면 맛있겠는데...
남은 잠비아 돈 계산을 잘못해서 상근과 에밀리오에게 맥주를 한 병씩 사주고 나니 남은 돈이 없어 쫄쫄 굶고 있다. ㅎㅎ
해는 져 가는데 또 이 긴긴 밤을 뭐하면서 보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