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1. 23:32

D+31 070415 sun 리빙스턴-루사카 이동

5시 40분에 기상, 어제 대충 정리해놨지만 어둠속에서 짐을 챙길 수가 없어 복도로 짐을 다 내놓고 겨우 배낭을 꾸렸다.
일요일 새벽의 리빙스턴 거리, 한적하다. 어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웬지 사진기 꺼내기가 무서웠다.
버스 터미널, 까지는 아니고 버스가 출발한다는 곳에 이르렀다. 내가 탈 버스는 CR 버스로 요금은 60000콰차이다.
몇 명의 서양 관광객과 빅폴에서 넘어올때 같이 온 일본인 친구가 있다.
그 이름 테라, 만화에 나오는 듯한 이름이군. 
버스 좌석은 다섯 줄이다. 좁다. 어찌 테라랑 눈빛이 통하여 같이 앉아 가게 되었다.
낯선 외국인 옆에 앉아 가는 것보다는 같은 동양인 하고 앉아 가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서로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친구 영어를 못한다. 6시간 30분 동안 달리면서 말 진짜 몇 마디 안했다. 
깨져 있는 유리창,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 나는 영국, 인도, 일본만 차가 왼쪽으로 다니는 줄 알았는데 여태껏 지나온 아프리카의 모든 국가의 차가 왼쪽으로 다닌다. 한때 영국이 세계를 지배했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아침도 안 먹고 화장실 가고 싶을까봐 물도 안 먹고 버텨서 오후 두시 루사카에 도착.
어제 동은 군 말로는 루사카가 무척 좋다는데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 거리도 지저분하고 흙먼지가 풀풀 날린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차차차 백패커스를 외치며 난리다.
나는? 걸어가지 물론. 테라는 다음 행선지 버스표를 알아보고 온다고 하여(역시 차차차에 간다고 했다) 혼자 걸었다.
론니 루사카 숙소 안내 맨 앞에 나와있는 숙소가 차차차 이고 그 다음에 kuomboka 였다.
그런데 아무리 가도 차차차 백패커스가 안 나온다. 고가도로를 통해 철로를 건너 가야 하는데 도무지 방향을 알 수가 없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고 갸우뚱하면서 가르쳐 주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물어봐서 그 길로 가면 갈수록 웬지 내가 생각하는 방향에서 멀어지는 느낌.
나중에 보니 차차차 백패커스 완전 반대 쪽에 ChaChaCha road 가 있는데 그 방향을 알려준것.
배낭은 무겁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주위의 경계를 늦출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정말 힘들다.
한시간 넘게 헤매고 겨우 숙소를 찾아들어가니 테라가 말끔한 얼굴로 벌써 도착해있다. 택시 타고 왔겠지.
그냥 나도 택시 탈걸...돈도 돈이지만 혼자 택시를 탄다는게 좀 안심이 안 되어서 그랬더니만...
25불이나 하는 싱글룸을 예약했는데 이런 방갈로, 문도 제대로 안 잠기고 바로 앞이 수영장이라 시끄럽기까지 하다.
으, 오늘 일진이 안 좋다.
세탁기를 이용하는데 15000쿼챠(4000원정도), 직원이 널어준단다.
빨래를 맡기고 슈퍼를 찾아갔다 피자집에서 피자를 먹고 돌아오는데, 앗차, 바지 비밀 주머니에 30불 정도를 넣어놓았구나.
빨랫줄에 걸려 있는 바지 주머니를 뒤져보니 당연히 없다. 아까 직원은 퇴근한듯, 교대한 스텝은 잘 모르겠단다.
아깝다, 내 30불, 30불이면 도미토리에서 3일을 잘 수 있는 돈이다.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 오늘 정말 분위기 안 좋다.
내일 타자라 기차표를 알아보고 빨리 여기를 떠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