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 22:01

D+32 070416 mon 루사카,일상적인 일

어제 분위기 파악을 좀 했으니 오늘 시내 좀 돌아볼까?
구두 고치는 아저씨 발견, 그동안 신던 샌들끈이 끊어졌는데 잘 됐군.
2000콰차(500원)에 못 박고 바느질해서 튼튼하게 고쳐준 아저씨, 아니 총각.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니 흔쾌히 포즈를 취해주었다.

타자라 기차표를 끊으러 갔다.
타자라 기차는 잠비아의 루사카(정확히 말하면 카프리 음포시)에서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까지 2박 3일간 달리는 기차다.
기차표는 루사카의 타자라 하우스에서 살 수 있다.
요금표, 일등석을 끊어야 한다던데 표가 없단다. 내일 이등석 150,000콰차, 학생증 할인해서 75000콰차였다.
다르에서 거꾸로 이 기차를 타고온 동은군 말로는 거기서는 학생할인 안 해주었다고, 연착해서 2박 3일하고도 새벽에 도착했단다.
한 칸에 6개의 침대가 있다던데 2박 3일동안 잘 버틸 수 있으려나?

카프리 음포시까지 가는 버스표를 사러 버스 터미널에 갔다.
사람 정말 많고 복잡하네, 어떤 아저씨가 친절히 말을 걸어오고 버스표 타는 곳까지 안내해 주었다.
음, 이 아저씨 믿어도 되는거야? 비싼 곳으로 안내해 준 거 아니야?
4시간 버스 타고 가는데 40000콰차란다. 너무 비싸쟎아요, 속이는 거 아니에요? 기차역까지 바로가는게 있다고 들었는데 없어요?
하니 여직원이 버스까지 올라가서 요금표를 보여준다. 내국인 외국인 똑같게 40000콰차란다.
이제 교통편을 다 확보했고 공중전화에서 다르에 전화를 걸어 YWCA 숙소도 예약했다. 우체국에 가서 엽서도 부쳤다.

할 일 다 했으니 시내 구경이나 가 볼까?
겁이 나서 시내에서는 카메라를 꺼내들지 못하겠다.
복잡하지만 어느 정도 정돈된 시내 풍경이다. 큰 슈퍼도 있고 가전제품을 파는 가게도 있다. 할 일없이 시내에 서성대는 사람들이 많다.
어, 우리나라말로 된 간판 발견, 너무 반갑다.
용기내어 사진을 찍었다. 주위 사람들이 여기 주인이 한국 사람이라고 알려준다.
들어가보니 사람좋게 생긴 아저씨가 주인인 사진 인화점이다. 점원도 많고 손님도 많다. 오신지 일년 되었다고.
좀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너무 바빠 보여 인사만 하고 나와야 했다.
걷다 보니 주변 풍경이 노점상 거리로 바뀐다.
헌 옷, 헌 신발 같은 것을 쌓아놓고 팔고 있다. 밀가루 튀긴 빵 같은 것도 팔고 우리내 시장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다 보니 씨티 마켓까지 가게 되었다. 지저분한 밀리오레 정도 생각하면 되겠다.
옷 파는 바로 옆에 산 닭을 팔고 있고 생선가게도 있다.
여기 좀 재밌네. 지나가는 사람들 중 80%가 나에게 인사를 한다. 물론 호객행위하는 것도 좀 있겠지만 신기한듯.
이럴 땐 내가 여행객으로 구경을 하고 다니는지 이 사람들이 나를 구경하는지 헷갈린다.
인디아제 긴 팔 티셔츠를 하나 사고,
고르고 골라서 슬리퍼도 하나. 당연 중고인듯. 지저분한 것을 수입해다 빨아서 파는 것 같았다.
10000콰차라는 엄청난 가격을 불렀는데 겨우 1000콰차 깎아서 9000콰차에 샀다.
시가지가 생각보다 커서 걸어다니느라고 지쳐 버렸다.

숙소에 돌아가니 낯익은 얼굴이 풀에서 놀고 있다.
요른, 마일린!!! 나와 가는 방향이 비슷하더니 여기서 다시 만나는구나. 너무 반가웠다.
같이 맥주 마시고 백가몬 놀이를 하고 풀에 발담그고 놀았다.
나는 내일 떠나는데 이 친구들은 하루 이틀 여기서 더 머문단다.
다음에 잔지바르 섬에서 만나자고 얘기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우리 또 만날 수 있을까?
어제는 싱글룸에서 잤지만 오늘은 도미토리다.
남쪽은 말라리아 위험지대가 아니었는데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위험성이 높아지고 숙소마다 모기장이 있다.
길게 여행하다보니 멋진 걸 보러 가는 것도 여행이지만 정보를 수집하고 이동수단을 확보하고 생필품을 구하는 것도 역시 여행의 일부가 된다. 샌들 고치고 교통수단, 숙소 예약하고 약간의 쇼핑도 했으니 오늘 그걸로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