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13. 23:20

D+12 070327 tue 오전엔 카누를 타고 오후엔 Fish river canyon 에 가다.

투어기간 중 몇 가지의 옵션 액티비티가 있다. 물론 따로 돈을 내야 하는 것이고.
오늘은 그 첫번째로 카누타기!!!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한 번 해보기로 했다.
6km 정도 강을 타고 내려오면 된단다. 뭐 별 거 있겠어?
저 팔뚝 위로 보이는 아저씨가 가이드, 뭐 이러저러 하면 된단다.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는 신혼여행 커플.
그런데 문제는 강이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거 덥고 땀나고 카누는 내 맘대로 안 움직이고 장난 아니네.
내 파트너 아르헨티나 출신 기셀리모. 어제 펀치 파티에서 처음으로 얘기를 나누었다.
영어가 좀 딸리고 아저씨 타입이어서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 내가 먼저 말을 걸어보았다.
"Do you like this music?" 이라고. 그 다음부터는 대화가 술술 잘 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서울보다 부산이 더 유명하고 한국은 컴퓨터나 전자제품을 잘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중국과 한국이 아르헨티나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된단다.
나보고 good shape 를 가졌단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자기는 배가 나왔다고.
내가 스물 다섯 살 처럼 보인다는, 오호, 땡큐지, 이거. 자기는 서른 일곱살이란다. 음, 보기에는 한 사십대 중반으로 보이는데.
나중에 아르헨티나도 갈거라니까 꼭 연락하란다. (7개월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바람 맞았다.)
근데 왜 우리가 저어가는 카누는 앞으로 전진을 못하는 걸까?
마을 사람들이 고기를 잡으러 왔다. 저 창 같은 걸 써서 잡는 걸까?
물에 뛰어들어서 수영도 하고 돌아왔다. 너무 더워서 나도 옷 입은 채로 뛰어들고야 말았다.
우리 카누가 너무 느려서-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한다-나중에는 파트너를 바꾸었다.
가이드 니키와 같은 배를 저었는데 오호, 노 좀 저을 줄 아네. 힘이 아니라 요령이 필요한 듯.
6km 를 다 내려왔을때는 완전히 지쳐버렸다. 2만원 내고 괜히 힘만 썼네. ㅉㅉ
오후에는 다시 이동, 남아공, 나미비아 국경을 건넜다.
북쪽으로 갈수록 더워지고 건조한 풍경이 펼쳐진다.
창문이 커서 경치 구경하기는 좋으나 바람, 먼지는 장난 아니다.
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풀.
바오밥 나무. 저 나무는 살아있는 걸까?
거의 해질 무렵이 되어 도착한 곳은 fIsh river canyon.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가이드 말로는 미국의 그랜드 캐년 다음으로 큰 캐년이라고 한다.

큰가?
그렇군. 평소에는못 느끼던 '지구'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넓은 지구 위 짧은 나.
니키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좀 걸어보았다.
저기 멀리 우리 트럭.
해는 점점 져 간다.
지구와 우리 24명 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곳이다.
살아남은 자들은 먹어야 한다.

저녁 메뉴는 각종 샐러드. 거의 통조림 음식이지만 맛.있.었.다.